■ 연출가 다비데 리베르무어 인터뷰
지난 6일 오후 대구오페라하우스서 오픈 인터뷰서
대구오페라하우스·NCPA 공동 제작 오페라 ‘리골레토’
연출·무대 디자인 맡아…16세기 배경 영상 기술로 복원
“원작에 충실한 구현…베르디의 의도 무대서 보여줄 것”
대구오페라하우스와 중국국가대극원이 공동 제작하는 아시아 초연 오페라 '리골레토'의 연출자 다비데 리베르무어는 자신의 연출 철학에 대해 "공간이 모든 이야기의 출발점"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6일 대구오페라하우스 로비에서 열린 리베르무어의 오픈 인터뷰 모습. 정수민기자 jsmean@yeongnam.com
"공간을 알고 있어야 연출을 할 수 있습니다. 연출할 때 무대 공간을 만들어낸다는 생각으로 작업하죠. 공간이 모든 이야기의 출발점이기 때문입니다."
오는 24~25일 대구오페라하우스와 중국국가대극원(NCPA)이 공동 제작해 아시아 초연으로 선보이는 오페라 '리골레토'의 연출을 맡은 세계적인 오페라 연출가 다비데 리베르무어의 철학은 확고했다. 지난 6일 대구오페라하우스에서는 진행된 오픈 인터뷰에서 그는 이번 작품에 대한 연출 의도와 포부를 밝혔다.
그가 주목한 연출 포인트는 원작에 대한 충실함이다. 이번 작품에서도 원작인 빅토르 위고의 '환락의 왕' 이야기를 무대 위에 구현하는 데 집중했다. 그는 "같은 작품을 피렌체에서 연출했을 때는 현대적인 배경을 구현했다면, 이번에는 원작 시대인 16세기의 무대·의상·소품 등을 복원했다"며 "시각적인 부분뿐만 아니라 음악적으로 연계된 부분들도 한국 관객들에게 보여주고 싶다"고 설명했다.
지난 6일 대구오페라하우스 로비에서 진행된 오픈 인터뷰에서 대구오페라하우스와 중국국가대극원이 공동 제작한 아시아 초연 오페라 '리골레토'의 연출자 다비데 리베르무어가 인터뷰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정수민기자 jsmean@yeongnam.com
리베르무어는 작품의 연출과 함께 무대 디자인도 맡았다. 특히 LED 기술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섬세한 미디어아트를 선보인다. 그 이유에 대해 그는 "무대에서는 기술로 이야기를 풀어낸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런 시도는 고대 그리스 시대부터 이어져 온 것"이라며 "LED를 통해 이야기를 전달하는 데 중요한 이미지를 만들어 내고, 다양한 배경을 보여줄 수 있다. 기술은 이야기를 전달하면서 감동도 줄 수 있는 좋은 도구"라고 덧붙였다.
'모든 것은 악보 아래 존재한다'는 철학을 가진 리베르무어는 이번 작품에서도 영상 기술을 '현대화된 붓'처럼 활용해 텍스트와 악보를 충실히 구현해 냈다. 그에게 인공지능(AI) 역시 하나의 '도구'다. 최근 예술계에서 AI를 활용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오페라 작품은 언제나 '살과 피를 가진' 살아 있는 사람들에 의해 만들어진다"며 "무대 디자인에 AI의 도움을 받았다고 하더라도, 그 근저에는 반드시 인간이라는 본질적인 요소가 함께해야 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지난 6일 대구오페라하우스 로비에서 진행된 오픈 인터뷰에서 대구오페라하우스와 중국국가대극원이 공동 제작한 아시아 초연 오페라 '리골레토'의 연출자 다비데 리베르무어가 작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정수민기자 jsmean@yeongnam.com
그는 한국에서 오페라를 연출하는 소감에 대해 "한국과 대구는 이미 오페라 문화가 훌륭하게 자리 잡은 국가이자 도시"라며 "이탈리아에도 이미 뛰어난 한국 성악가들이 많다. 이들이 전 세계적으로 활동하는 만큼 앞으로도 오페라 분야에서 밝은 미래를 맞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번 프로젝트 참여와 관련해서는 "이곳이 한국에서 오페라를 제작하는 유일한 극장인 점이 감동적이다. 오페라를 제작한다는 것은 단순히 공연하는 것을 넘어, 극장이 레퍼토리를 보유하고 프로덕션을 지속적으로 쌓아가는 과정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이번 프로젝트에서 연출가인 제 역할은 베르디가 음악으로 말하고자 했던 빅토르 위고의 이야기를 무대 위에서 정확히 보여주며 감동을 안겨주는 것"이라며 "이 공연을 대구에서 먼저 선보이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정수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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