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호미'로 유명한 영주대장간 석노기 명장. 문순덕 시민기자
'K-호미'로 아마존에 진출해 화제를 모은 영주대장간 대표 석노기(72, 경북 영주시 구성로) 명장을 만났다.
석 명장은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가정 형편이 어려워서 중학교 진학을 못했다. 삼시 세끼 먹는 것이 더 시급한 형편이었기에 어린 나이에 대장간에서 불을 피우고 망치질을 하며 농기구 만드는 기술을 익혔다. 연필 대신 망치를 택한 것이다.
대장간은 1년 중 성수기가 3~4월이다. 농기구를 만드는 매형이 운영하는 대장간 일을 도우러 가라는 아버지의 말씀에 매형의 자전거를 타고 따라간 것이 평생의 직업이 되었다.
"대장간 일을 천직으로 알고, 직업을 바꿔 볼 생각을 한 번도 하지 않았다"는 석 명장은 60여 년 동안 외길 인생을 걸으며 한 우물을 판 결과 2025년 명장의 호칭을 얻었다. 평생 불 앞에서 쇠를 달구어서 망치질을 한 그는 작년에 팔 근육이 파열되어서 두 달동안 휴식기를 가지기도 했다. 비록 손마디가 굽고, 팔이 아파도, 담금질할 때가 힘이 나고 행복하다고 했다.
석 명장은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홀로 지내시는 어머니를 영주로 모셔와 부엌도 없는 셋방살이로 출발했다. 가난에서 벗어나려고 한창 먹고 싶은 나이에도 참고 견뎠다. 그렇게 월급을 꼬박꼬박 저축해서 현재 대장간과 집을 20대 중반에 마련했다.
그는 "농기구는 나의 삶의 분신이며, 전부입니다. 이 직업이 팔자에 있었던 것 같다"라고 하면서 허허 웃었다. 한길밖에 모르고 살아왔지만 후회한 적 없고, 현재 걱정 없이 노후를 즐기면서 살아가고 있다. 또 자신이 하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생각하면 자부심을 느낀다고 하였다. 국립민속박물관 상설전시관에도 석 명장의 농기구가 전시되어 있다. 2018년 경상북도 '최고장인'에 선정되기도 했다.
2018년 세계적인 온라인 쇼핑 미국의 '아마존' 사이트에서 'K-Homi(호미)'가 정원사에게 알려지면서 '호미는 마법의 도구'라는 극찬을 받고, 그때부터 수출이 시작되어 대량 판매했다고 한다. 호미의 아버지로 알려지면서 판매 10위권에 들기도 했다. 또 경상북도 향토뿌리기업과 산업유산에 선정돼 지역 역사와 전통의 맥을 유지하고 있다.
석노기 명장이 제작한 다양한 농기구. 문순덕 시민기자
석 명장은 '호미'는 단순한 농기구가 아니라 땅을 일구고, 씨를 뿌리는 손길과 함께 사람들의 삶을 풍요롭게 하는 도구라고 했다. 한국의 문화가 한류열풍과 맞물려 음악과 드라마를 넘어 전통공예와 생활용품으로 확장되면서 'K-Homi'는 해외 팬들에게 또 다른 매력을 선사하고 있다.
그의 농기구는 수작업으로 옛날 방식대로 만든다. 공장에서 찍어내는 제품과는 달리 섬세하다. 지금까지 석 명장의 농기구가 소비자들에게 인기가 있는 것은 사용자의 평가를 듣고, 연구하고, 담금질을 해 온 세월이 헛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는 "농기구는 농사를 짓는 한 존재하는 것으로 산업 일꾼으로 여긴다"고 말했다.
석 명장은 '대장간 테마파크'를 조성해 대한민국에서 유일한 대장간을 남기고 싶어서 자리를 마련하고 있고, 꿈이 이루어지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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