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처방사→스포츠마케팅→물리치료사
서울 직장 떠나 대구서 새삶 의정부 출신 조성진씨
서울을 떠나 대구에서 물리치료사로 정착한 조성진씨. <조성진씨 제공>
"수준 높은 대학병원들이 밀집해 있는 메디시티 대구가 제 꿈을 실현하는 데 최적지라고 생각했습니다."
경기도 의정부 출신으로 첫 근무지였던 서울을 떠나 아무 연고 없는 대구에 정착하게 된 이유를 묻는 질문에 대한 물리치료사 조성진(33)씨의 답이다.
용인대 체육과 졸업 후 운동처방사로 일하던 조씨는 현장의 역동성을 느끼고 싶어 스포츠마케팅 분야로 전직했다. 나름의 성취감도 있었지만 계속되는 야근과 휴일근무에 지쳐갈 때 즈음 경기장에서 선수들을 세심하게 케어하는 물리치료사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자신의 꿈과 진로를 고심하던 그는 이때 물리치료사가 되기로 결심한다. 어렵게 구한 직장을 그만두고 진로를 변경하려는 아들에게 어머니는 걱정보다는 따뜻한 격려와 지지를 보내주었다. 늦게 시작한 공부인 만큼 집에 재정적 부담을 드리지 않기 위해 직장 생활과 학업을 병행했다.
대구행을 결심하게 된 것도 대구보건대학이 전국에서 유일하게 물리치료학과 야간과정이 개설돼 있었기 때문이다. 새로운 분야에 남들보다 늦게 시작한다는 걱정도 잠시, 강의실에서 자신보다 더 늦은 나이에 입학한 동기생들을 보며 큰 자극을 받기도 했다. 타지에서 보낸 3년간의 주경야독 시기는 체력적, 정서적으로 고된 시기였지만 그런 만큼 그의 꿈은 더욱 선명해졌다.
목표했던 학위를 취득한 후 안동 소재 병원에서 물리치료사로서 첫 발을 내딛었다. 나이 많은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하는 일들에 보람을 느끼기도 했지만, 소통하는 데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그러던 와중에 대학 행정업무 시절 만나 지금까지 곁을 지키고 있는 여자친구의 응원과 이미 경험한 대구의 매력은 그를 다시 대구로 이끌었다. 여러 차례 도전 끝에 현재 근무 중인 재활전문병원에 취업해 물리치료사로서의 꿈을 이어가고 있다.
조씨는 긴 시간 함께 보내며 정든 환자들의 재활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고 "'아프면 그 때 다시 오세요'라며 환자들을 돌려보낼 때 큰 보람을 느낀다"고 했다. 그러면서 "얼마 전 발바닥 통증으로 찾아온 국가대표 육상선수가 몇 차례 물리치료를 받고 호전돼 대회에서 우승했다는 소식을 전해왔을 땐 내일처럼 기뻐했다"며 환한 웃음을 지어 보였다.
결혼을 약속한 여자친구와 대구에서 자신의 꿈을 계속 이어가고 싶다는 그는 물리치료사로서 전문성을 강화하고 환자들에게 난해한 지식을 좀 더 쉽게 설명해 치료과정을 더 잘 이해할 수 있도록 올해부터 계명대 의과대학원에 진학해 해부학을 배우고 있다.
대구시민이 된 것에 만족감을 드러낸 그는 "교통, 교육, 의학 등 여러 분야에서 좋은 인프라와 많은 잠재력을 가진 대구가 그 장점을 충분히 살리지 못하는 것 같아 너무 아쉽다"면서 물리치료사로서의 경험에 빗대어 "대구도 예전의 활기를 되찾기 위해서 재활의 과정이 필요한 것 같다"고 했다.
도성현 시민기자 superdo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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