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기 대구시체육회장
오는 8월, 대구는 또 한 번 세계 스포츠의 중심 무대에 선다. '2026 대구 세계마스터즈 육상경기대회'다. 이 대회는 단순한 국제대회를 넘어, '생활체육의 올림픽'이라 불리는 상징성을 지닌다. 엘리트 선수의 무대가 아닌, 35세 이상의 일반인이라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이 대회는 스포츠의 본질적 가치, 즉 도전과 참여, 그리고 함께 어우러지는 협력의식을 되새기게 한다.
세계마스터즈 육상대회(World Masters Athletics Championships)는 1975년 8월 캐나다 토론토에서 열린 첫 대회를 시작으로 그 역사를 이어왔다. 이후 이 대회는 세계마스터즈육상연맹이 주관하며, 세계육상연맹 산하 기구로서 국제적 공신력을 갖추고 있다. 특히 실내·외 대회가 각각 격년으로 열리며, 35세부터 100세 이상까지 5세 단위 연령대별 마스터즈가 항공, 숙박, 참가비 등 자부담으로 참여하는 전 세계 생활체육인들에게 꾸준한 참여의 장을 제공하고 있다. 이는 단순한 경쟁을 넘어 평생 스포츠 문화 확산이라는 측면에서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이번 대회는 트랙과 필드, 로드레이스 분야에서 총 34개 세부 종목으로 구성된다. 단거리부터 마라톤, 높이뛰기, 창던지기까지 다양한 종목이 마련되어 참가자 각자의 경험과 체력에 맞는 도전을 가능하게 한다. 약 90개국에서 1만1천 명 이상의 선수와 가족이 대구를 찾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이는 단순한 스포츠 이벤트를 넘어 글로벌 문화 교류의 장이 될 것이다.
대구는 이미 국제 스포츠 도시로서 검증된 경험을 보유하고 있다. 2011 대구세계육상경기대회의 성공적 개최는 물론, 2017년 세계마스터즈 실내육상경기대회 역시 안정적으로 치러냈다. 여기에 세계적 권위를 자랑하는 대구마라톤대회의 지속적 운영 경험은 도시의 스포츠 역량을 한층 더 공고히 한다. 이러한 축적된 노하우는 이번 대회의 성공 가능성을 높이는 중요한 기반이다.
경제적 파급효과 역시 주목할 만하다. 대규모 해외 참가자 유입은 숙박, 음식, 교통, 관광 등 지역 경제 전반에 활력을 불어넣는다. 단기적인 소비 증가뿐 아니라, 대구의 도시 브랜드 가치 상승과 재방문 관광 유도라는 장기적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특히 지역 소상공인과 관광업계 등 지역경제에 있어 이번 대회는 회복과 도약의 기회가 될 수 있다.
그러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해서는 철저한 준비가 필수적이다. 첫째, 참가자 중심의 운영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 언어 지원, 교통 안내, 경기 일정 관리 등 세밀한 부분까지 국제 기준에 맞춘 서비스가 제공되어야 한다. 둘째, 숙박과 교통 인프라의 효율적 운영이 중요하다. 대규모 인원이 동시에 이동하는 만큼, 혼잡을 최소화할 수 있는 체계적인 동선 설계가 요구된다. 셋째, 시민 참여와 자원봉사 활성화 역시 성공의 핵심 요소다. 대회는 선수만의 것이 아니라 도시 전체의 축제이기 때문이다.
또한 지속가능성에 대한 고민도 필요하다. 친환경 운영, 지역사회와의 상생, 그리고 폭염 등 기상 상황에 대비한 대응 및 응급 지원 체계 구축은 물론 단발성 이벤트가 아닌, 도시의 미래 자산으로 이어질 수 있는 전략적 접근이 요구된다.
2026 대구 세계마스터즈 육상경기대회는 단순한 스포츠 대회를 넘어, 대구가 지닌 역량과 가능성을 세계에 다시 한 번 증명할 기회다. 나이와 국경을 초월한 사람들이 한자리에 모여 땀과 열정을 나누는 이 무대는, 우리 사회가 지향해야 할 건강한 공동체적 협력의 모습이기도 하다.
이제 남은 것은 철저한 준비와 실행이다. 대구가 다시 한 번 세계를 놀라게 할 수 있을지, 그 답은 지금 우리의 손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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