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서 인테리어 사기 피해 호소 잇따라
모두 같은 ‘용역 중개 플랫폼’ 통해 전문가 매칭
피해자들 “플랫폼 전문가 검증·피해 구제 미흡” 주장에
플랫폼 측 “인증·검수, 신고·분쟁조정, 제재절차” 주장
용역 중개 플랫폼을 통해 인테리어 전문가를 찾고 있는 시민. <이미지=생성형 AI>
국내 주요 중개 용역 플랫폼 관련 소비자 피해 실태(자료-한국소비자원) <인포그래픽=생성형 AI>
국내에서도 온라인 용역 중개 플랫폼이 보편화되고 있는 가운데, 대구경북에서 일부 용역 중개 플랫폼 이용자들의 사기 피해 호소가 잇따라 논란이다.
피해 시민들은 해당 용역 중개 플랫폼이 '전문가 중개'를 내세워 영업을 하지만, 그에 따른 책임은 지지 않는다고 주장하며 울분을 터트리고 있다.
12일 영남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 2월 자칭 인테리어 전문가인 A씨와 대구의 한 아파트 인테리어 공사 계약을 체결한 이석호(가명)씨는 정상적인 공사 진행이 이뤄지지 않아 심각한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한다. 이씨가 처음 A씨를 알게 된 것은 국내 온라인 용역 중개 플랫폼인 B업체를 통해서였다. 용역 중개 플랫폼이란 개인이 자신의 기술, 지식, 경험을 활용해 서비스를 제공하고, 이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 구매할 수 있도록 중개하는 플랫폼을 일컫는다.
그중에서도 B업체는 전문가 매칭 서비스 플랫폼으로, 연예인들이 등장한 광고 등을 통해 유명해진 곳이다. A씨는 플랫폼인 B업체에 전문가로 등록이 돼 있었고, 이씨는 B업체와 A씨를 믿고 거래를 진행했다.
이씨는 A씨와 총공사 대금 2천700만 원의 인테리어 공사 계약을 체결하고, A씨 측에 계약금 등의 명목으로 2천여만원을 건넸다. 하지만, 공사는 차일피일 계속 미춰졌고, 약속한 공사 완료 날짜가 훨씬 지나도 집은 철거 상태로 사실상 방치돼 왔다는 게 이씨의 주장이다.
포항에 사는 김영희(가명)씨도 B업체 서비스를 통해 A씨를 알게 됐다. 그 역시 수천만원대의 인테리어 공사 사기 피해를 주장하고 있다. 그 외에도 영천과 경주, 울산 등지에서 총 10여명이 B업체를 통해 A씨를 알게 돼 인테리어 공사 계약을 체결했고, 유사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이씨와 김씨 등은 "B업체의 공신력을 믿었고, 신뢰할만한 전문가를 중개하는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라고 주장했다. 전문가로 등록된 이들의 실력이나 자격 유무, 신뢰성 등의 입증 근거가 부족해, 각종 사기 사건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농후하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B업체는 본지와의 취재에서 "당사는 전문가 회원이 프로필상 본인의 전문성과 자격을 입증할 수 있는 장치를 운영하고 있다"며 "인테리어, 법률, 부동산, 이사 등 일부 서비스는 관련 법령에 따라 사업자등록증 및 자격증 등록이 필수다. 또한 1천500만원 이상의 인테리어 견적 발송 시 건설산업기본법에 따라 전문건설업 면허 등록이 필요하며, 미등록 시 1천500만원 이상 견적 발송이 불가능하다"고 반박했다.
그러나 이씨 등은 A씨가 무자격자일 가능성을 제기하며, B업체의 전문가 검증 과정이 허술하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피해자들이 직접 국토교통부가 운영하는 건설산업지식정보시스템(키스콘) 홈페이지에서 A씨와 업체명 등을 검색한 결과, A씨 등의 실내건축공사업 면허가 확인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B업체의 사후 관리와 피해구제 시스템이 부실하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이씨는 "B업체에 이번 상황 관련 대책을 물어보면 '경찰 등 외부 전문기관을 통해 피해 구제를 받으라'며 안내하는 게 거의 전부였다"며 "B업체가 중개 수수료 이익을 올리면서도, 고객들이 중개로 인해 받을 수 있는 피해에 대해서는 사실상 '나몰라라' 한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인테리어 사기 피해를 호소하고 있는 이석호씨가 최근 용역 중개 플랫폼인 B업체로부터 받은 안내 문자. 이씨는 "피해 발생시 중개 플랫폼의 대응이 너무 부실하다"고 주장했다. 이씨 제공
대구지역 한 인테리어 전문가는 "일반인들은 대부분 인테리어 비전문가이다 보니 플랫폼에 올려진 정보를 믿고 계약을 한다. 그중에는 소비자를 현혹하거나 착각을 불러일으키는 정보도 있을 수 있다"라며 "그런데 중개업체는 중개만 하고 계약과 공사 과정에선 빠지는 구조이니, 소비자는 불안한 거래를 계속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런 구조에 대한 개선이 필요하다"라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B업체 측은 "우리는 고객과 전문가 회원간 거래를 연결하는 통신판매중개자로, 개별 용역 계약의 직접 당사자가 아니다"라며 "이용 약관상 원칙적으로 회사는 이용자들 사이에서 발생한 거래와 관련된 손해에 대해 회사의 고의 또는 중과실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책임을 지지 않는다"고 했다. 이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회사가 플랫폼으로서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라며 "당사는 개별 계약의 직접 당사자는 아니지만 플랫폼 내 거래 신뢰 확보를 위해 인증·검수, 신고·분쟁조정, 반복 분쟁 또는 허위 정보 계정에 대한 제재 절차를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B업체 측은 지난 11일 본지에 "이번 사안 역시 이용자 보호와 플랫폼 신뢰 강화라는 원칙 아래 관련 사실관계를 살피고 필요한 조치를 검토하고 있는 중"이라는 입장을 전해왔다.
한편, 용역 중개 플랫폼을 이용하는 소비자가 늘면서, 관련 피해 발생도 덩달아 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최근 3년간 한국소비자원에 접수된 주요 용역 중개 플랫폼 관련 소비자피해 사례는 총 498건으로, 매년 꾸준히 증가세를 보였다.
2022년 93건에서 2023년 156건으로 증가했으며, 2024년 249건으로 급증했다.
피해 유형은 '계약불이행'이 34.7%(173건)로 가장 많았고, '청약철회등 거부' 25.5%(127건), '품질·AS불만' 24.7%(123건), '부당행위' 14.5%(72건) 등의 순이었다. 피해 품목은 청소·인테리어 등 '생활서비스'가 52.4%(261건)로 가장 많았다.
노진실
최미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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