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암서원 김혁종 보존회 원장, “하위지·이맹전 두 분 모신 구미 유일의 서원, 긍지와 책임감 느껴”
단종 향한 충절 스크린 밖으로 이어져… 검색량 10배 폭증하며 역사투어 활기
구미시 도개면에 있는 '월암서원'. 1630년 지방 유림이 창건한 후 서원철폐령으로 훼철됐다가 2010년 복원된 이곳은 낙동강이 내려다보이는 아찔한 절벽 위에 자리해 아름다운 절경을 자랑한다. <구미시 제공>
"최근 영화 '왕과 사는 남자'가 천만 관객을 돌파하면서 서원에 문의 전화도 오고, 영화를 본 뒤 직접 찾아오는 관람객도 부쩍 늘었습니다."
경북 구미시 도개면에 자리한 월암서원의 김혁종 월암서원보존회 원장은 극장가를 휩쓸고 있는 영화 '왕과 사는 남자'의 흥행 열기를 현장에서 생생하게 체감하고 있다. 월암서원은 사육신 하위지와 생육신 이맹전의 위패가 모셔진 곳으로 1630년 지방 유림이 창건했다. 서원철폐령으로 훼철됐다가 2010년 복원된 이곳은 낙동강이 내려다보이는 아찔한 절벽 위에 자리해 아름다운 절경을 자랑한다. 이들이 영화에 직접 등장하지는 않지만 스토리를 풀어가는 핵심 배경이 되면서 대중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동시에 두 충신의 고향인 구미에 있는 숨은 역사 자산 또한 재조명받고 있다.
13일 구미시의 네이버 데이터랩 분석결과에 따르면 '하위지'와 '이맹전' 두 역사적 인물에 대한 키워드 검색지수가 1년 사이 10배 이상 급증했다. 특히 영화가 개봉한 2월 4일 이후 증가세가 뚜렷하다.
'왕과 사는 남자'는 1457년 단종의 영월 유배 시기를 배경으로 한다. 사육신 하위지는 이보다 앞선 1456년, 단종 복위 운동을 벌이다 세조에게 발각돼 처형당했다. 생육신 이맹전은 단종 폐위 후 세조의 부름을 피하고자 스스로 눈 멀고 귀먹은 척하며 고향 선산(옛 구미)으로 내려가 평생을 야인으로 살았다.
김혁종 월암서원보존회 원장이 사육신 하위지, 생육신 이맹전, 고려 공양왕 때 문신 김주의 위패가 모셔진 상의사 앞에 서 있다. <박용기 기자>
구미는 첨단산업도시로 널리 알려져 있지만, '조선 성리학의 본고장'으로 불릴 만큼 깊은 학문적 전통을 지닌 곳이다. 고려 멸망 후 선산 금오산에 은거한 야은 길재로부터 시작된 학문 전통은 김숙자와 점필재 김종직으로 이어지며, 영남 사림의 뿌리를 이루는 계보로 자리 잡았다.
김 원장은 "사육신 하위지 선생과 생육신 이맹전 선생 두 분을 함께 모신 곳은 월암서원밖에 없다 보니 자부심도 생기고, 앞으로 더 잘 모시고 알려야겠다는 책임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박용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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