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5일 연중무휴 원칙 깨고 아들이 준비한 일본 가족 여행길 올라
아들이 찾은 현지 식당부터 온천욕까지 2박 3일간 나눈 끈끈한 가족애
지난달 말 일본 나라현 사루사와이케에서 정태희(왼쪽)·이태원씨 부부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준형씨 제공>
대구 동구 신암동에서 1년 365일 하루도 쉬지 않고 불을 밝혀온 새댁식육점이 40년 만에 처음으로 3일간 휴업에 들어갔다. 혹여 가게를 찾아온 손님들이 헛걸음할까 평생 쉬는 날이 없었지만 이번만큼은 예외였다. 365일 쉬지 않고 자리를 지키던 가게의 문이 닫힌 그 자리에는 사랑하는 부모님과 함께 일본의 이국적인 풍경을 거니는 화목한 가족의 모습이 채워졌다.
지난달 21일 이준형(31)씨는 새댁식육점을 운영하는 어머니 정태희씨의 예순 번째 생일을 맞아 부모님을 모시고 일본여행을 다녀왔다. 2박3일의 여행은 단순한 관광을 넘어 40년이란 긴 세월 동안 헌신해 온 부모님께 드리는 감사의 선물이다.
정씨와 아버지 이태원씨는 아들 덕분에 생애 첫 부부 동반 해외여행에 나섰다. 이번 여행은 부부가 각자 떠났던 과거의 해외여행과는 달리 40년 만에 처음으로 가게 문을 닫고 부부가 온전히 함께한 여정이라 의미가 깊다.
벚꽃이 흩날리는 거리에서 부모님은 아이처럼 환한 미소를 지었고 함께 나눈 맛있는 음식과 따뜻한 온천욕은 가족 간의 유대감을 더욱 깊게 만들었다. 아들은 일본의 복잡한 골목 안 숨은 맛집을 찾거나 생소한 메뉴판을 번역하며 부모님을 살뜰히 챙겼다. 낯선 일본 거리에서 아들이 건네는 다정한 설명과 스마트한 길잡이가 어우러져 단순한 관광 이상의 효도 여행이 되었다. 이들은 늦은 밤까지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며 서로의 마음속에 잊지 못할 이정표를 세웠다.
정씨는 "우리 입맛에 딱 맞는 아기자기한 식당들을 척척 찾아내니 신기하고 든든하다"며 "아들이 세심하게 챙겨준 덕분에 일본에서 잊지 못할 환갑 추억을 쌓았다"며 고마움을 전했다.
소식을 접한 이웃들도 일터와 가정을 성실히 지켜온 부부와 든든한 아들의 여행 소식에 훈훈한 축하를 보냈다. 바쁜 일상을 잠시 내려놓고 오직 서로에게만 집중했던 3일간의 여행은 앞으로의 일상을 살아갈 가족에게 가장 큰 힘이 되는 행복한 저장소가 될 것이다. 여행에서 돌아온 부부는 더욱 활기찬 모습으로 이웃들을 맞이한다.
이씨는 "부모님의 건강한 모습과 행복해하는 표정을 마음껏 눈에 담을 수 있어 참으로 감사한 여정이었다. 앞으로도 지금처럼 저희 곁에서 건강하고 행복하게 함께해 주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