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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로 가면 5~10년 내 한국영화 고사” 영화인들 한 목소리

2026-04-15 18:43

봉준호 등 영화인·영화단체 한 목소리
홀드백·극장체인 스크린독점 규제제안
문체부, 영화인과 간담회서 방안 논의
영화인 “지방선거 의식 제스처 아니길”

한국영화제작가협회 등 13개 단체와 영화인 581명이 위기에 처한 한국영화산업을 위한 대책을 제안했다. <영화인연대 제공>

한국영화제작가협회 등 13개 단체와 영화인 581명이 위기에 처한 한국영화산업을 위한 대책을 제안했다. <영화인연대 제공>

문화체육관광부 최휘영 장관은 영화인들과 간담회를 갖고 홀드백, 스크린 집중 등의 대책을 논의했다. <문화체육관광부 제공>

문화체육관광부 최휘영 장관은 영화인들과 간담회를 갖고 홀드백, 스크린 집중 등의 대책을 논의했다. <문화체육관광부 제공>

한국 영화계에 생존을 둘러싼 절박한 몸짓이 이어지고 있다. 대구 출신 장항준 감독의 '왕과 사는 남자'가 1천600만을 넘어 역대 최고 관객 스코어를 향하고 있는 가운데 벌어진 일이어서 더욱 관심을 모은다. 영화인들이 생존을 위협받는 이유는 무엇이며, 이들의 요구는 무엇일까.


◆13개 영화단체 '절박하다' 한목소리


13개 영화 단체 및 영화인 581명은 지난 9일 '한국 영화 산업 위기와 대책' 정책 제안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여기에는 봉준호 감독, 박중훈 배우 등 유명 영화인을 비롯해 한국영화제작가협회, 한국시나리오작가조합, 한국독립영화협회, 한국영화산업노동조합, 지역영화네트워크, 한국독립애니메이션협회, 한국영화촬영감독조합, 한국영화프로듀서조합 등 영화계 대다수 단체들이 참여했다.


창작인과 제작자 등 영화계에 종사하는 모든 분야가 단일대오를 형성하고, 한 목소리를 낸 것은 그리 흔치 않은 일이다. 그만큼 모든 이들이 이번 이슈를 심각한 위기요인으로 인식하고 있다는 것이다. 영화인들이 공동대오를 형성한 것은 1999년과 2006년 스크린 쿼터 사수투쟁과 1988년 외국 영화 직배 반대 투쟁, 2014~2016년 세월호 다큐 상영 및 블랙리스트 저지 운동 등이 있었다.


대구지역 영화인들도 이들과 보폭을 같이하고, 한 목소리로 동참했다. 최창환 대구경북독립영화협회장은 "지역과 중앙을 가리지 않고 많은 영화인들이 현재를 한국영화의 심각한 위기상황이라고 인식을 같이 한 상태"라며 "이대로 가다간 향후 5~10년 내에 한국영화의 토양이 황폐화되고 신진 감독이 사라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쟁점은 '홀드백' '스크린 집중'


영화인들에 따르면 2025년 기준 제작비 30억 이상 상업영화 개봉은 30여편으로 과거 코로나 이전 전성기에 100편 이상 제작되던 것과 비교해 확연히 줄었다. 영화인 연대는 이처럼 상업영화 제작이 확연히 줄어든 원인으로 '극장 체인 중심의 수직계열화 구조'를 꼽았다. 대기업 산하 멀티플렉스들이 투자와 제작, 배급 등 전 분야를 독점하다시피하면서 한국 영화시장이 기형화됐다는 것.


먼저 '홀드백' 기간이 도마에 올랐다. 홀드백은 개봉영화가 극장에서 다음 플랫폼으로 넘어갈 때까지 걸리는 시간을 의미한다. 극장에서 소개된 영화는 일정 기한이 지나면 IPTV, OTT 등에 풀리게 된다. 팬데믹 이전까지 한국영화의 홀드백은 3~6개월 정도였다면 극장 관객이 절벽이었던 팬데믹 기간에는 홀드백 기간이 극히 짧아져 아예 극장과 OTT가 동시에 개봉하는 경우도 있었다.


홀드백 기간에는 영화산업 주체들 간의 치열한 셈법이 숨어 있다. 극장은 어떻게든 홀드백 기간을 늘려서 관객이 비싼 티켓값을 내고 극장에서 영화를 보도록 하고 싶다. 반대로 제작자 입장에서는 투자비 보전을 위해서 다양한 플랫폼을 자유롭게 활용하고 싶은 것이다. 이런 가운데 임오경 국회의원이 최근 홀드백 기간을 6개월로 규정하는 법안을 준비하는 움직임을 보였고, 현장의 영화인들이 이에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한 것.


영화인들은 홀드백만큼 중요한 또 다른 문제는 '스크린 집중'이라는 입장이다. 대기업 산하 멀티플렉스들이 투자와 제작, 배급 등 전 분야를 독점하면서 사실상 그들의 논리에 시장의 방향이 좌우됐다는 것. 극장이 수익을 올리기 위해 똑같은 작품을 여러 스크린에서 상영하는 시스템을 규제함으로써 관객이 다양한 작품을 골라서 감상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보릿고개 대구영화계 "앞이 안 보여"


상황이 확산하자 문체부는 급히 영화인들과 만남을 갖고 불 끄기에 나섰다. 문체부 최휘영 장관은 지난 14일 영화인들과 간담회에서 홀드백 법제화 폐지, 스크린 집중 제한 제도 도입, 최소 상영 일수 확대, 정책 펀드 확대 등 방안을 논의했다. 작년보다 54% 증가한 1천279억원의 영화분야 예산과는 별도의 추경예산도 제시했다.


이번 사태를 바라보는 대구지역 영화인들의 심정은 착잡하다. 지역 영화인들이 체감하는 현 상황의 엄중함이 더욱 크다는 입장이다.


최창환 회장은 "문체부 장관과 만남이 이뤄졌는데, 그동안 수차례의 만남 요청에도 꿈쩍 않더니 지방선거를 의식해 떠밀려 하는 제스처는 아니길 바란다"며 "지역 영화인들은 지금 생존을 걱정할 만큼 어려움에 처해 있다. 영진위가 서울과 경기를 제외한 지역에 주는 제작지원 예산이 2억원인데 그마저도 수년 전부터 삭감했다. 지역 영화인들이 주요 영화제에서 수상하며 괄목할 성적을 냈지만 지금 우리는 생존을 고민할 만큼 어려움에 처해 있는 것이다. 영화에 꿈을 품은 젊은 실력자들이 미래가 암울해 떠나지 않도록 관련 기관의 적극적 관심과 지원이 절실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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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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