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수성구 제육볶음 전문점 '사랑채'에서 판매하는 한 상 차림. 이동현기자
돼지고기를 고추장에 볶아 밥과 함께 먹는 '제육볶음'은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음식이다. 어느 누가 만들어도 일정 수준 이상의 맛을 유지할 뿐더러, 값도 싸고 주문 속도도 빠르다. 이에 직장인들 사이에선 '밥도둑'이자, 가성비 '끝판왕'으로 통할 정도다. 이처럼 식을 줄 모르는 인기에 전국 한식 음식점에선 제육볶음을 필수 메뉴로 넣어두는 곳이 많다. '주연'급으로 손색없고, 주메뉴를 보조하는 '조연'급으로도 안성맞춤이기 때문이다.
대구에도 제육볶음을 판매하는 음식점이 즐비하지만, 오로지 '제육볶음' 단일메뉴 1개로 돌풍을 일으킨 곳이 있다. 그곳은 바로 '사랑채'(수성구 범어동 32-3번지). 메뉴판은 간소하다. '제육볶음 쌈밥'이 전부다. 그나마 '고기 추가'와 공기밥 등이 사이드 메뉴로 불릴 만하다. 제육볶음 쌈밥 한 상 차림의 가격은 1만2천원. 범어동 일대 음식점 가격 경쟁력에서도 뒤처지지 않는다.
이곳에선 '이모님'을 부르는 주문조차도 사치다. 그냥 식탁에 앉으면 인원수만큼 음식이 나온다. 제육볶음을 만나기까지 기다리는 시간은 대략 5분. 센 불로 빠르게 볶아 식탁 중앙에 놓아 둔 제육볶음을 갖은 반찬과 된장찌개 등이 둘러싼다.
음식 맛은 두말하면 잔소리다. 매콤달콤한 양념이 돼지고기, 양파, 버섯 등을 덮어 환상의 '컬래버레이션'을 이룬다. 고기를 한 입 베어 물면, 육즙이 흥건해 입 안 가득 풍미가 터진다. 양파는 육류 섭취에 따른 느끼함을 잡아줘 맛의 밸런스를 맞춘다. 버섯은 고기와 양파와 별개로 쫄깃한 느낌을 더해줘 차별성을 띤다. 양도 푸짐하다. 젓가락을 쉽게 내려놓지 못할 정도다. 당연히 공깃밥을 1인당 하나씩 더 추가하는 게 '국룰'이다.
제육볶음을 그냥 먹기도 섭섭하다. 밥에 쓱쓱 비벼 먹어도 꿀맛이지만, 8가지 쌈채소와 같이 곁들이면 맛의 '퀄리티'가 한층 더 높아진다. 사랑채의 제육볶음이 쌈으로 싸 먹기 좋게 국물이 자작한 이유다. 쌈채소 위에 고기 한 점을 올려놓고, 쌈장과 된장으로 버무리면 그걸로 끝이다. 쌈채소는 상추와 꽃상추, 쌈배추와 쌈추, 비트, 케일쌈 등 종류가 다양하다. 싱싱함은 기본이며, 아삭아삭 씹는 맛 또한 일품이다. 특히 당일 공수한 채소를 무한리필로 제공하는 게 특징이다.
이동현(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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