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지방선거를 앞두고 '대법원 대구 이전'을 여야 각 정당의 공약으로 추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마침 권칠승·김용민(더불어민주당), 차규근(조국혁신당) 의원이 각각 발의한 '대법원 대구 이전' 관련 법원조직법 개정안이 최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상정된 만큼, 이번 대구시장 선거에서 핵심 의제로 다뤄질 명분 또한 충분하다.
대법원 대구 이전은 단순히 '지방 활성화'라는 메시지를 넘어, 국가 운영의 중심축을 실질적으로 분산하는 상징적 효과를 지닌다. 그 파급력은 일반 공공기관 이전과는 차원이 다르다. 대구는 전통적으로 법조 인프라가 탄탄할 뿐만 아니라, 지리적 접근성도 뛰어나다. 서울에 과도하게 집중된 법조 인력과 법률 서비스를 대구 거점으로 재편한다면, 이는 균형 발전의 획기적인 전환점이 될 것이다. 특히 대법관 증원(26명) 논의도 이전론에 힘을 싣는다. 국회예산정책처는 대법관 증원에 따른 서울청사 증축에 1조 원 이상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한 반면, 대구 이전 비용은 5천500억 원이면 충분할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민주당은 이 사안의 공약 채택에 주저하는 분위기다. 김부겸 민주당 대구시장 예비후보는 법원조직법을 발의한 권 의원을 공동선대위원장에 임명하며 대법원 유치를 공약화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최근 신중론으로 선회한 모양새다. 그는 최근 한 언론과 인터뷰에서 "대법원이 이전해야 할 당위성과 국가적 필요성, 현실성이 함께 갖춰져야 한다"며 유보적인 태도를 보였다. 이에 차 의원이 김 후보를 향해 "대법원 이전을 공약에 반영해야 한다"라고 촉구한 바 있다. 국민의힘도 대법원 이전론을 '사법부 압박'으로 규정하는 기존의 프레임에 갇혀 있는 모습이다.
수도권의 반발 등 넘어야 할 장벽도 많다. 수도권은 최근 사법부 이전론이 다시 고개를 들자, 국민의 사법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논리로 여론전에 나서고 있다. 여기다 대법원 이전은 법률 개정 사안인 만큼 사회적·정치적 합의도 필요하다. 그러나 접근성이나 행정효율성을 따지는 것은 디지털 시대에 뒤떨어진 과거지향적 논리다. 대법원 재판이 전자 소송과 기록심리 중심으로 이뤄지는 만큼, 물리적 거리는 제약 요인이 되지 않는다. 대구를 '사법 수도'로 육성하는 것은 균형 발전의 명분과 예산 절감의 실리를 추구하는 실효성 있는 전략이다. 여야의 대구시장 후보들은 이참에 대법원 이전론을 공론화해 입법 동력을 확보해야 한다. 정부의 균형 발전 의지에 발맞춰, 지역 정치권과 시민이 결집해 이번 기회를 반드시 잡아야 한다.
논설실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