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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대구 아동학대 신고건수 ‘1천702건’ 역대 최대치…“사후관리 체계 강화 필요해”

2026-05-04 18:41

2021년 1천299건서 5년만에 31% 늘어
같은기간 정서학대 62건서 193건으로 3배↑

아동학대 신고 건수 및 처리 현황. 대구경찰청 데이터 토대로 ai 생성

아동학대 신고 건수 및 처리 현황. 대구경찰청 데이터 토대로 ai 생성

#1. 지난해 9월 A(30대)씨는 대구 달성군에 있는 주거지에서 생후 42일 된 아들이 울고 보챈다는 이유로 폭행해 숨지게 한 뒤, 시신을 인근 야산에 암매장했다. 아동학대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아동학대살해) 혐의로 구속 기소된 A씨는 지난 3월 25일 징역 13년을 선고받았다. 선고 공판이 열린 당일, 대구지방법원 앞에선 세상에 나온 지 두 달도 채 되지 못한 아기를 추모하는 근조 화환 10여개가 놓인 바 있다.


#2. 지난해 7월 대구 달서구에선 50대 남성 B씨가 초등학생 아들 C군에게 신체적 체벌을 가한 일이 발생했다. C군이 부모 돈을 훔치려 했다고 의심해 팔과 엉덩이를 둔기로 수차례 때린 것. 이에 B씨는 법원으로부터 접근금지 등 임시조치를 받았다. 그러나 B씨는 이를 무시하고 주거지를 다시 찾았고, 결국 사건 종료 시까지 대구구치소에 수감되는 결과로 이어졌다.


지난해 대구지역 아동학대 신고 건수가 1천700건을 넘어서며 역대 최대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혈육 간 관계성 범죄에 대한 경각심이 고취되고, 가정 내 훈육으로 분류되던 신체적 체벌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바뀌고 있는 것이 아동학대 신고 증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4일 대구경찰청에 확인 결과, 최근 5년간 대구지역 아동학대 신고 접수 건수는 2021년 1천299건(검거·송치 447건), 2022년 1천301건(586건), 2023년 1천559건(693건), 2024년 1천491건(649건)이다. 특히 지난해에는 1천702건(634건)이나 접수돼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고 대구경찰청은 전했다.


지난해 실제 아동학대로 판정된 634건을 유형별로 살펴보면 신체학대(313건)가 가장 많았다. 이어 정서학대(193건), 중복 범죄(55건), 방임(46건), 성학대(25건), 기타 2건 등이었다. 이 중 증가세가 가파른 유형은 바로 '정서학대'다. 2021년 62건에 불과했던 정서학대 판정 건수는 2024년엔 210건으로 급증했다. 3년 새 3.4배 늘었다. 지난해(193건)에도 200건에 육박했다.


대구경찰은 이처럼 숙지지 않는 아동학대를 사전에 예방하기 위해 최근 구·군청, 전문기관과 함께 공동 대응체계를 구축한 상태다. 신고 접수 단계부터 사례 관리까지 전 과정에 걸쳐 아동학대 위험 아동들의 모니터링을 강화한다. 특히 소재가 불분명한 아동에 대해선 가정방문 및 행정조치와 더불어 경찰 직접 수사까지 병행할 방침이다.


대구경찰청 김선화 여성보호계장은 "아동학대는 가정 내에서 주로 발생하고, 피해 아동이 스스로 피해를 알리기 어려운 경우가 많아 외부에서 포착하기 힘든 경우가 많다"며 "아동학대 사건이 발생하면 각 경찰서 여성청소년과과 주관하는 '전수 합동조사'를 통해 즉각 조치에 나서고 있다. 피해 아동에 대한 상시 모니터링과 사례별 관리를 강화해 재학대 고리를 끊는 데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정부도 아동학대 방지에 칼을 빼들었다. 현장 대응만으론 한계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보건복지부는 지난달 22일 '아동학대 예방 및 대응 강화 방안'을 발표하고, 올해 5월부터 의료기관 진료기록이 없는 전국 6세 이하 아동 약 5만8천명을 대상으로 전수조사를 실시하기로 했다. 예방접종·건강검진 등 의료서비스 이용이 잦은 영유아의 특성을 고려해 아동학대 위기 아동을 조기에 발견하자는 게 주된 목적이다. 오는 8월부턴 아동학대 의심 사망사건 분석 특별위원회를 설치해 사망 사건을 심층 조사하고, 드러난 제도적 허점을 정책에 즉각 반영할 방침이다.


보건복지부 이스란 제1차관은 "아동 학대 징후를 조기에 발견할 수 있는 촘촘한 감시 체계를 구축하는 데 총력을 기울일 예정이다. 관계부처와 함께 개선 과제를 신속히 이행해 아동이 안전하게 성장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지역 내 아동학대가 끊이지 않는 주된 배경으로 양육 스트레스와 사후관리 체계 미흡 등을 지목했다. 김중곤 계명대 교수(경찰행정학과)는 "가정 보육 시간이 길어질수록 부모의 스트레스와 고립감이 누적되는 편이다. 특히나 코로나19 이후 그 영향이 더 심화하는 상황이다"며 "최근엔 스마트폰 사용 문제 등 일상적인 양육 갈등이 정서학대로 이어지는 사례도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아이와 부모를 평생 떼어놓을 수는 없다. 문제는 재결합 이후다. 충분한 치료와 검증 없이 가정으로 돌아갔을 때 재학대 위험은 매우 높다"며 "가해 부모를 처벌하는 데만 초점을 맞출 게 아니라, 올바른 양육 방법을 익힐 수 있도록 심리치료와 양육 코칭을 병행해야 한다. 재결합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는 사후관리 체계가 반드시 뒷받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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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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