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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체크] “울릉도 오징어 10마리 17만 원” 논란… 진짜 바가지 맞나?

2026-05-05 19:03

어획량 감소가 가격 상승의 결정적 요인...섬 지역 특성도 가격 형성에 영향 미쳐

울릉도를 방문한 한 유튜버가 마른 오징어 가격이 17만원이라는 상인에 말에 놀라고 있다. <유튜브 물만난고기 영상 캡처>

울릉도를 방문한 한 유튜버가 마른 오징어 가격이 17만원이라는 상인에 말에 놀라고 있다. <유튜브 '물만난고기' 영상 캡처>


울릉군 울릉읍 도동리 소재 한 횟집 수족관에 몇마리 안되는 오징어가 들어있다.  홍준기 기자

울릉군 울릉읍 도동리 소재 한 횟집 수족관에 몇마리 안되는 오징어가 들어있다. 홍준기 기자

최근 유튜브 영상 하나가 촉발한 '울릉도 마른오징어 가격 논란'이 전국적 이슈로 확산되고 있다. 영상 속 관광객은 울릉도 현지 한 상점에서 마른오징어 8~9마리 가격이 17만원이라는 사실을 확인하고 놀라는 반응을 보였고, 이후 온라인 가격과 비교하며 '바가지'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영남일보가 사실관계를 확인해봤다.


5일 영남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최근 울릉도에서 판매되는 특대 마른오징어는 10마리 기준 약 17만 원 선에 거래되고 있는 사실이 확인됐다. 일부 온라인 유통 제품이 2만~3만 원대에 판매되는 것과 비교되며 논란이 불거졌지만, 원물과 생산 방식 자체가 다른 만큼 동일선상 비교는 어렵다는 것이 현지의 입장이다.


가격 상승의 가장 큰 원인으로 오징어 어획량 급감이 지목되고 있다. 해양 환경 변화로 수온이 상승하면서 오징어 어군이 동해를 떠나 서해 등 다른 해역으로 이동했고, 울릉도 인근에서는 사실상 조업이 어려운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실제 최근 어획량은 평년 대비 약 90% 이상 감소했다. 2016년 울릉지역 어민들이 잡은 오징어는 7천t이었지만 지난해는 95.6t에 불과했다. 올해는 울릉도 오징어 생산량이 '고갈'이라는 표현이 나올 정도로 더 줄었다.


2016년부터 2025년까지 울릉지역 어민들이 잡아 울릉수협에서 위판한 오징어 수량 추이. <울릉군 수산업 협동조합 제공>

2016년부터 2025년까지 울릉지역 어민들이 잡아 울릉수협에서 위판한 오징어 수량 추이. <울릉군 수산업 협동조합 제공>

김기홍 울릉군청 해양수산과장은 "오징어가 있어야 가격도 논할 수 있는데, 지금은 어군 자체가 보이지 않는 날이 대부분"이라며 "조업을 나가도 기름값을 건지지 못하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공급이 무너진 상황에서 가격 상승은 시장 원리상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원물 가격 역시 크게 올랐다. 울릉도 현지에서 거래되는 생물 오징어는 1마리에 2만~2만5천원 수준으로 형성돼 있다. 단순 계산으로 10마리 기준 최대 25만 원에 이르는 금액이다. 여기에 건조 과정에서 수분이 빠지며 무게가 줄고, 상품화 과정에서 일부 손실이 발생하는 점을 고려하면 완제품 가격이 결코 과도하다고만 보기는 어렵다.


생산 방식 또한 가격 형성에 큰 영향을 미친다. 울릉도 마른오징어는 할복, 세척, 건조, 뒤집기, 손질, 포장에 이르기까지 15단계 공정을 대부분 수작업으로 진행한다. 공정마다 마리당 500원에서 최대 2천500원 수준의 인건비가 추가되며, 전체 비용이 누적된다. 대량 기계 생산이 아닌 전통 방식에 가까운 생산 구조인 셈이다.


울릉읍 저동리 수협 위판장에 오징어 대신 차량들만 가득차 있다. 홍준기 기자

울릉읍 저동리 수협 위판장에 오징어 대신 차량들만 가득차 있다. 홍준기 기자

김영복 울릉군수협장은 "울릉도 오징어는 단순한 식재료가 아니라 사람 손으로 완성되는 지역 특산품"이라며 "원물 가격과 인건비, 작업 공정을 모두 고려하면 현재 가격은 오히려 최소한의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가격만 떼어내 비교하는 것은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 평가"라고 덧붙였다.


섬 지역이라는 지리적 한계도 가격 상승 요인으로 꼽힌다. 울릉도는 물류비 부담이 크고, 대량 생산이나 대규모 유통망 구축이 어려워 규모의 경제를 적용하기 힘든 구조다. 이는 동일한 수산물이라도 내륙이나 다른 지역 대비 가격이 높게 형성되는 요인이다.


현지 어민들의 체감 위기는 더욱 크다. 울릉도에서 어업에 종사하는 권인철(저동리·62) 씨는 "바다에 나가도 오징어가 없어 빈손으로 돌아오는 날이 많다"며 "겨우 잡은 오징어를 제값 받고 파는 건데 바가지라고 하면 억울할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이어 "요즘 돌반지 금 한 돈이 100만 원을 넘나드는 것은 당연하게 받아들이면서 우리 생업인 오징어 가격만 문제 삼는 건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말했다.


오징어 잡이를 포기한 어선들이 울릉읍 저동항에 정박해 있다.  홍준기 기자

오징어 잡이를 포기한 어선들이 울릉읍 저동항에 정박해 있다. 홍준기 기자

전문가들은 이번 논란을 단순한 가격 문제로 접근하기보다 수산 자원 감소라는 구조적 문제로 봐야 한다고 지적한다. 기후 변화로 인한 어장 이동과 자원 고갈이 지속될 경우, 울릉도 오징어는 과거처럼 대중적인 식재료가 아닌 고가 특산품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한편 현지에서는 어획량 급감과 생산 구조를 감안하면 현재 가격은 불가피한 수준이라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단순 가격 비교로 지역 특산물을 평가하는 것은 현실을 외면한 것이라는 지적이다. 결국 울릉도 오징어 가격 논란은 '비싸냐 아니냐'의 문제가 아니라, 급변하는 해양 환경 속에서 지역 어업이 직면한 현실을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의 문제로 보는 것이 팩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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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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