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주택시장 누르던 과공급 ‘끝’
입주절벽 전환 하반기 물량 299호
내년 입주물량도 적정수준의 1/10
전문가 “주식 유동성도 더해져 반등”

대구지역 연간 입주물량 (단위: 호) <출처: 직방>
대구 주택시장이 본격적인 입주 절벽기에 진입했다. 최근 3~4년간 대구 주택시장을 눌러왔던 공급 물량이 소화되는 동시에 공급 절벽기로 단번에 돌아섰다. 관심은 이런 수급 추세 변화가 지역 주택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다.
대구의 올해 입주 예정 물량은 9천96호로, 이 가운데 8천797호의 입주가 상반기에 이뤄졌다. 남은 물량은 대구 중구 1개 단지 299호에 불과하다. 내년 예정 물량도 한국부동산원의 조사에 따르면 상반기 북구 학정동 두산위브더제니스 센트럴시티(1천98호)와 수성구 만촌동 만촌파크드림 에디움(54호) 2개 단지 1천152호를 포함해 총 1천686호에 그친다.
대구의 연간 적정 공급 물량이 멸실주택과 가구 증가 및 노후 주택 대체 등을 감안해 1만2천~3천호라는 점을 고려하면, 시장에서 필요한 물량의 10%대에서 공급이 이뤄진다는 의미다.
대구 수성구 법이산에서 바라본 수성구 지역 아파트. <영남일보 DB>
전문가들은 과공급에서 신축 부족으로 바뀌는 공급 급감기로의 전환이 지역 안에서도 양극화를 부추기는 동시에 전체적으로는 집값을 끌어올릴 것으로 예상했다. 수요공급 불균형은 시장 가격에 직접적 영향을 미치는데, 대구 주택시장도 수요공급 원칙을 따라갈 것이란 데 이견이 없다. 여기에 주식시장 호황으로 풍부해진 자금이 하반기 부동산시장으로 유입돼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대구가톨릭대 서경규 부동산학과 교수는 "신축 주택에 대한 선호 수요를 시장에서 받아주지 못하는 수급불균형은 가격을 끌어올릴 여지가 있고, 매수심리를 자극하기도 한다"며 "하반기에는 이런 수급 불균형과 더불어 주식시장 호황으로 인한 유동성이 결국 부동산시장에 다시 유입될 수 있어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대구경북부동산분석학회 이병홍(대구과학대 금융부동산학과 교수) 회장은 "입주공급 절벽은 예견됐던 일이다. 신규 주택 공급이 줄면 공급대비 과수요가 지역별 양극화를 부추길 수 있다"고 예상하면서 "상승과 하락이 산발적으로 나타나겠지만 상승 압력이 더 커 대구 전체적인 우상향을 일으킬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문가들 조언처럼 수요 공급 불균형은 실제로 대구 주택가격에 영향을 주고 있다. 대구는 최근 3년 간 7만1천호를 넘길 만큼 수요를 웃도는 공급 폭탄이 이뤄졌고, 이로 인한 미분양이 쌓이면서 주택시장 회복에 발목이 잡혔다.
2020년 이후 대구의 연간 입주물량은 3년 연속 증가하며 2023년 3만2천여호로 정점을 찍은 뒤 서서히 감소하고 있다. 직방 통계에 따르면 2020년 1만3천336호 수준이던 입주 물량은 2021년 1만6천761호, 2022년 1만8천211호, 2023년 3만2천952호까지 치솟았고, 2024년에도 2만2천715호의 입주가 이뤄졌다. 작년에는 1만5천372호다.
과공급기에 대구 아파트 매매가격도 올해 6월 2주들어 132주만에 깜짝 반등에 성공했지만 6월 1주까지 131주 연속 전국 최장기 하락기를 거쳤다. 최근 미분양의 지속적인 소진과 입주물량 감소 등 추세 변화가 집값 낙폭을 줄이고 지역별로 상승과 하락을 반복하며 미묘한 온도차를 나타내는 중이다. 매매시장의 선행지표인 전세가격은 3주 연속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다만 대구가 공급 절벽기에 들어가지만 즉시 입주가능한 '준공후 미분양'은 여전히 시장의 부담이다. 악성 미분양으로 통하는 '준공후 미분양'은 4월 말 기준 3천891호로 대구가 여전히 전국에서 가장 많은 수준이다. 이병홍 회장은 또 "남은 미분양 주택은 매수세가 강한 지역이 아니라는 점에서 부족한 신축 공급을 대체하는 마중물이 되지는 못할 것"이라고 제한적 영향을 전망했다.
윤정혜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