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K, 광주·전남 투자 관측에 지역 산업계 촉각
비수도권 유일 특화단지, 용수·전력 등 인프라 부각
2019년 구미시 전역에 걸린 SK하이닉스 유치 염원 현수막. <영남일보 DB>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광주·전남권 대규모 반도체 투자설이 확산되면서 비수도권 유일 반도체 특화단지인 구미에서 입지 선정 기준과 산업적 타당성을 따져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경북도는 아직 확정된 사안이 아닌 만큼 상황에 따라 대응책을 마련할 방침이다.
23일 산업계와 정치권 등에 따르면 정부는 오는 29일 '국토공간 대전환' 관련 민관합동회의를 열고 반도체, 피지컬 인공지능(AI), AI 데이터센터 등을 지방균형발전 국가전략의 핵심 프로젝트로 제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30일에는 SK그룹이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 계획을, 삼성전자가 중장기 팹 건설 계획을 준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호남 반도체 투자가 후공정에 그치지 않고 전공정까지 포함한 수백조 원 규모 투자로 확대될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되면서, 지역 산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2023년 10월 열린 경북·구미 반도체 특화단지 추진단 현판식 모습. 구미시는 그해 7월 비수도권 유일 반도체 특화단지(소재·부품)로 지정됐다.<영남일보 DB>
특히 반도체 특화단지를 중심으로 산업 기반을 다져온 구미는 상황을 예의주시 중이다.
2023년 비수도권 유일 반도체 국가첨단전략산업 특화단지로 지정된 구미는 낙동강 수계의 공업용수, 국가산단 전력망, 구미5산단 부지, 초순수 실증 기반 등을 갖춘 반도체 투자 최적지로 꼽힌다. 이미 SK실트론의 웨이퍼, LG이노텍의 반도체 기판, 원익QnC의 쿼츠웨어 등 반도체 관련 기업과 소재·부품 기반이 집적돼 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 역시 최근 일본 도쿄에서 차기 반도체 공장 입지와 관련해 전력, 부지, 인력, 용수 등 핵심 인프라 확보가 선행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바 있다.
이에 구미 경제계는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윤재호 경북상공회의소협의회·구미상공회의소 회장은 "균형발전은 특정 지역을 밀어주는 방식이 아니라 산업이 성공할 수 있는 곳에 제대로 투자해 그 효과가 전국으로 확산되게 하는 것"이라며 "구미는 이미 반도체 소재·부품 기업이 집적돼 있고 방산, 전자, 첨단소재와 연계할 수 있는 산업생태계를 갖추고 있다. 정부가 지방 반도체 투자를 추진한다면 구미의 산업기반도 함께 검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반도체 투자는 지역 안배가 아니라 국가 경쟁력의 문제"라며 "정부가 진정한 균형발전을 말한다면 기업이 성공할 수 있는 입지인지, 기존 산업 생태계와 어떻게 연결되는지를 먼저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현권 경북·구미반도체특화단지추진단장은 "수도권 포화로 새로운 지방 투자처를 찾는다면 가장 먼저 따져야 할 것은 물, 전기, 땅, 사람"이라며 "수도권을 제외한 지역 가운데 실제로 어느 곳이 반도체 투자에 적합한지, 어떤 기준으로 후보지를 검토했는지부터 명확히 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기존 산업기반과 인프라를 놓고 보면 구미는 반도체 관련 투자에 있어 반드시 검토돼야 할 후보지"라며 "기업 입장에서는 해외 투자까지 고민할 수 있는 만큼 국내 투자가 오히려 기업 경쟁력을 떨어뜨리는 방식이 돼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경북도 메타AI과학국 미래첨단산업과 관계자는 "아직 결정된 사안이 아니지만 만약 광주·전남에 반도체 전공정을 처리하는 팹이 조성된다면 경북 입장에선 큰 문제"라며 "앞으로 상황을 예의주시하면서 대응책을 마련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박용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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