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관할 기관이 지반 특성·위험성 제대로 파악했는지 확인 필요”
8일 대구 남구 봉덕동 지하보행도 인근 낙석 사고 현장에서 주민들이 사고 지점을 바라보고 있다. 구경모 기자
대구에서 길을 가던 보행자가 대형 낙석에 깔려 숨지는 참사가 발생했다. 최근 지자체가 대대적인 '취약시설 안전점검'을 실시하며, 낙석 위험지역에 관한 점검을 한 직후여서 더욱 안타까움을 주는 사고라는 지적이 나온다.
8일 영남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이날 오전 10시 47분쯤 대구 남구 용두길 16 지하통로(용두낙조) 옆 비탈면에서 떨어진 암석에 50대 남성이 매몰됐다 사망했다.
사고가 난 곳은 신천 둔치와 이어지는 곳으로 사람과 차량이 모두 통행하는 장소로 알려졌다. 사고 발생지에는 낙석 방지망 등 별도의 안전시설이 설치돼 있지 않았다.
앞서 대구시는 겨울철 얼어붙었던 지표면이 녹으며 발생하는 지반 약화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지난 2월 23일부터 4월 10일까지 47일간 해빙기 취약시설 안전점검을 진행했다.
점검 대상은 붕괴나 낙석 사고 우려가 큰 옹벽·석축, 절토사면, 건설공사장 등 취약시설 등 1천935개소였다. 세부적으로 저수지 및 산사태 취약지 982개소, 급경사지 및 도로시설 547개소, 옹벽·석축 65개소 등이 점검 대상에 포함됐다.
주요 점검 사항은 낙석 위험지역 토사 유실 및 안전망 훼손 여부, 옹벽·석축의 균열 및 배수로 막힘 등이었다.
당시 시는 점검 결과 경미한 사항은 현장에서 즉시 시정하고, 중대한 결함이 발견된 시설은 보수·보강 계획을 수립해 신속히 조치할 계획이라고 했다.
대구 남구청도 지난해 8월 "잦은 강우와 극한호우에 대비해 하천변, 급경사지, 축대 등 취약시설과 지역을 중심으로 사전점검 및 현장순찰을 실시해 왔다"고 밝힌 바 있다.
이처럼 지자체가 지속적인 안전점검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대구 도심에서 낙석으로 인한 사망사고가 발생한 것이다.
이를 두고 여러 가능성이 제기된다. 사고 지점이 안전점검 대상지에서 빠졌을 가능성과 안전점검을 실시했지만 당시엔 문제가 발견되지 않았을 가능성이다.
'지하차도 옆'이라는 공간적 특성이 관할 소재를 불분명하게 만들어 안전 관리상의 '사각지대'를 만들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경일대 안승섭 교수(토목공학과 교수)는 "그 지역의 지반 특성과 위험성에 대해 관할 기관이 제대로 조사·인지하고 있었는지 확인해봐야 한다"라며 "이번 안타까운 사고를 계기로 대구지역의 낙석 위험 지역을 다시 한번 살펴보고, 각종 사고에 대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노진실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