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연속 홀로 마이너스 성장
위기감 사라진 무덤덤 대구
김·추 공히 경제혁신 내세워
234만 복합도시, 대구의 난제
모든 분야에서 평균을 넘어야
박재일 논설실장
대구 사람은 정말 무덤덤한 것인가. 아니면 착한 것인가. 경제성장률이 2년 연속 마이너스 역(逆)성장이란 통계치가 신문에 등장해도 별로 놀라는 기색이 없다. 하긴 1인당 지역내총생산(GRDP)이 30여년간 전국 꼴찌란 멍에를 귀가 닳도록 달고 온 것을 감안하면 이해도 된다.
근년들어 대구의 경제 성적표는 가히 충격적이다. 3년전 2023년, 달랑 0.1%로 성장이 멈추더니, 2024년 -0.8%, 2025년 -1.3%(국가데이터처 잠정치)로 아예 마이너스였다. 그간 한국 전체 경제성장률은 1.4%, 2%, 1%였다. 나홀로 대열 이탈이다. 지난 3년간 수치는 '컬러풀 대구'에서 '파워풀 대구'로 전향한 홍준표 시장 체제의 성적표라 해도 무방하다.
6.3 지방선거에서 차기 대구시장을 놓고 펼쳐지는 전투는 역대급이다. 하나마나했던 선거의 장(場)이 모처럼 대구에 섰다. 대구시장 선거가 이토록 전국의 이목을 집중한 적이 있었던가. 더불어민주당 김부겸 후보와 국민의힘 추경호 후보간 예측불허 진검승부이다. 공동체 내부의 치열한 경쟁 없이는 훌륭한 결과물을 창출할 수 없다는 것이 세상이치라면 참 고무적이다. 더 고무적인 점은 두 후보의 문제의식 또한 비슷하다는 사실이다. 바로 대구경제의 심각성이다.
김부겸 후보의 공약 1호는 대구 산업대전환과 일자리 창출이다. 지역내 총생산(2024년 74조5천억)을 2035년까지 150조원으로 확대한다는 목표 아래 인공지능 전환(AX), 로봇 수도 대구란 캐치프레이즈를 내걸었다. 추경호 후보의 화두 역시 '대구 경제 대개조와 산업 혁신'이다. AI, 로봇, 바이오 산업을 겨냥했다. 물론 전개 논리에는 약간의 차이가 있다. 집권당의 후광을 등에 업은 김 후보는 "정부여당과 협의가 끝났다. 현실적으로 내가 돈(예산)을 끌어올 수 있다"고 한다. 경제부총리 출신으로 국가 재정통인 추 후보는 "예산에 관한 한 내가 박사다. 내가 진짜 경제시장이다"고 반박한다. 선거 캠프에도 각각 전직 경제부시장 출신을 경쟁적으로 영입했다.
오래전 대구시 간부공무원들을 만난 자리에서 대구시정을 논하다 난 이런 말을 했다. "1등도 좋지만, 각 부서별로 평균을 넘어야 한다". 평균 논리는 프로야구로 치면 5할 승률이다. 5할을 넘어야 가을야구로 가고 종국적으로 우승에 다가갈 수 있다. 역성장은 연패처럼 쥐약이다. '전국 최초로 뭘 도입했다, 전국 최고의 의료도시가 된다'는 선전은 반짝 허세가 되기 쉽다. 뮤지컬 축제를 20년 꾸준히 하는 것이 결국 전국 최고의 뮤지컬 도시로 다가가는 것이다. 그렇게 말한 것 같다.
사실 도시행정은 어렵다. 234만의 대도시 대구는 복합도시다. 경제만 중요한 게 아니다. 정치적 역동성, 문화적 깊이, 역사성, 도시계획 모두 하나같이 소홀히 할 수 없다. 공항건설, 모노레일, 뮤지컬 전용극장, 걷기 좋은 거리, 도심재생, 달성토성 복원, 심지어 파리에 등장했다는 예쁜 버스나 정류장 시설에 이르기까지...이 모든 것을 평균 이상으로 끌어올려야 한다. 물이 들어와야 배가 뜨듯이, 각각의 분야가 모아져야 도시 성장을 지속시킨다. 시장은 그 복합행정의 사령탑이다. 어쩌면 대통령 자리보다 더 어렵다. 언젠가 이 칼럼에서 다음 대구시장은 '독한 사람'이 됐으면 한다고 했다. 하나 더 첨부하고 싶다. 온갖 난제를 품은 복합도시 대구를 대하는 넓이와 깊이다. 너무 많은 것을 요구하는가. 선거가 코 앞이다. 대구의 무덤덤함, 더이상 미덕이 아니다.
박재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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