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닫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네이버
    밴드
  • 네이버
    블로그

https://m.yeongnam.com/view.php?key=20260521024389722

영남일보TV

  • [영상] 국민의힘 대구·경북 공동 비전선포식…지방선거 승리 다짐하며 필승 결의
  • [영상] 추경호 대구시장 후보 경제공약 발표 ‘국내외 대기업 유치로 경제 바꾸겠다’

[시시각각(時時刻刻)] 늘어나는 유모차, 지역의 미래를 다시 묻다

2026-05-26 06:00
전춘우 엑스코 대표이사 사장

전춘우 엑스코 대표이사 사장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대구 엑스코에는 유모차 행렬이 눈에 띄게 길어졌다. 특히 '베이비 앤 키즈 페어' 기간이면 젊은 부부와 아이들로 전시장이 붐빈다. 관람객 수는 전국 평균의 두 배에 달하는 증가율을 기록했다. 현장의 활기는 분명 반가운 신호다.


최근 출산율이 소폭 반등했다는 소식이 들린다. 하지만 일시적 변화가 구조적 전환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보다 근본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청년들이 일자리를 찾아 지역을 떠나는 흐름이 계속되는 한 저출생 문제는 되풀이될 수밖에 없다. 출산율은 단순한 복지 지표가 아니라 지역 경제의 지속 가능성을 가늠하는 바로미터다.


전시장에 나타난 소비 패턴은 이러한 현실을 단적으로 비춘다. 아이 한 명에게 온 가족이 지갑을 연다는 '텐 포켓(Ten-Pocket)' 구조가 일상화되고, 주거비와 교육비, 돌봄 부담까지 더해지며 양육비는 갈수록 커지고 있다. 이제 출산은 자연스러운 삶의 과정이 아니라 철저한 계산과 결단이 필요한 선택이 되었다. 청년들이 안심하고 아이를 낳고 키울 수 있도록 삶의 기반 자체를 바꾸는 정책이 필요한 이유다.


해법의 출발점은 '질 좋은 일자리'다. 청년이 고향을 떠나는 이유는 미래를 설계할 기회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대구·경북에서 교육받은 인재들이 수도권으로 이동하는 흐름을 되돌리지 못한다면 어떤 출산 장려 정책도 실효성을 갖기 어렵다. 이제는 단순히 고용 숫자를 늘리는 데 그치지 않고, 경력 형성과 삶의 안정이 동시에 가능한 미래형 일자리를 지역에 만들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전시컨벤션 산업의 역할도 다시 봐야 한다. 전시장은 기업과 기술, 자본과 인재를 연결하는 '경제의 다리'다. AI, 로봇, 의료·바이오 등 신산업 전시회를 전략적으로 육성해 투자와 기업 유치를 이끌고 이를 실제 고용 창출로 연결해야 한다. 지자체 역시 전시 성과를 산업 정책과 연계해 기업 정착과 일자리 확대로 연결하는 후속 전략을 마련해야 할 시점이다.


산업 전략과 생활 정책의 결합도 중요하다. 기업 규모를 키우는 데 그치지 않고 청년이 체감하는 '일하며 아이 키우기 좋은 직장 문화'가 뿌리내려야 한다. 산업단지와 기업 현장 가까이에 돌봄 인프라를 확충하고, 유연근무와 육아친화 경영을 실천하는 기업에 실질적인 인센티브를 강화해야 한다. 정부·지자체·기업의 통합적 접근이 요구된다.


결국 저출생 문제는 복지를 넘어 구조의 문제이자 지역 경제의 기초 체력 문제다. 지역에 머물며 일하고, 아이를 키우며 삶을 이어갈 수 있는 기반을 만드는 것이 핵심이다. 유모차 행렬이 일시적 풍경이 아닌 미래의 징후가 되려면 지역 경제의 체질 개선이 선행되어야 한다. 지금 필요한 것은 단편적 대응이 아니라 일자리·산업·돌봄을 함께 설계하는 전략적 정책 전환이다.


엑스코 역시 이러한 변화의 중심에서 역할을 강화해 나갈 것이다. 신산업 전시회를 통해 우수한 기업과 지역 청년들을 잇는 '일자리 플랫폼'으로서의 책임을 다할 것이다. 엑스코를 찾는 유모차 행렬은 단순한 풍경이 아니다. 그것은 지역 사회가 함께 일구어야 할 미래에 대한 기대이자, 우리 경제가 반드시 응답해야 할 엄중한 신호다.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경제 인기기사

영남일보TV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