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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규완 칼럼] AI와 K자형 양극화

2026-05-21 07:02

AI發 고용 충격, 소득 집중
‘금수저 노조’는 성과급 잔치
수출·주식시장선 반도체 쏠림
“초과세수 국민배당금” 화두
양극화 해법 공론화 할 때

박규완 논설위원

박규완 논설위원

온통 K 천지다. K-팝, K-뷰티, K-반도체, K-방산에 '서양개미'들도 매입하는 K-주식까지. K 프리미엄이랄까. 신통하게도 앞머리에 K만 붙으면 아우라가 생기고 격(格)이 한껏 높아진다.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영화 '기생충'의 아카데미 및 칸 영화제 석권, 넷플릭스 시청 시간 1위 '오징어 게임', 방탄소년단과 블랙핑크,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 돌풍은 K-컬처의 위상을 웅변한다. 바야흐로 김구의 염원 '문화 강국'의 서사가 펼쳐지는 형국이다. 접두사 K는 공연히 한국인을 우쭐하게 한다.


'K-마키아벨리'도 있다. 한 보수 언론이 이재명 대통령을 'K-마키아벨리'로 지칭했다. "중세의 정치가 도덕과 신의 뜻을 좇았다면 '군주론'의 군주는 '어떻게 해야 성공하고 실패하는가'라는 질문을 던진다"며 '군주론'의 저자 마키아벨리를 인용했다. 'K-마키아벨리'엔 능력과 실용의 긍정, 목적을 위해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는 부정의 함의가 함께 내재한다.


하지만 마법의 K가 'K자형'으로 바뀌면 의미가 사뭇 달라진다. 알파벳 'K'자처럼 갈수록 벌어지는 양극화를 상징한다. 이 대통령도 지난 2월 '경제성장전략 국민보고회'에서 "K자형 성장이라는 중대 도전에 직면해 있다"고 지적했다. 성장의 과실이 고루 돌아가지 않는 구조적 양극화에 대한 경종이다.


AI(인공지능)는 양극화의 부스터다. 안톤 코리넥 미 버지니아대(大) 교수는 "AI가 전례 없는 고용 충격과 소득 집중을 야기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미국 테크기업에선 AI발(發) 해고가 현실화했다. 아마존은 지난해 10월부터 7개월간 3만명을 해고했고, 폐이스북 모회사 메타는 이달 중 8천명을 감원한다.


한국도 AI 사정권에 들어가 있다. 지난 4월 청년고용률은 43.7%로 1년 전보다 1.6% 포인트 하락했고, 로펌과 회계법인이 신규 채용을 줄이면서 낭인 변호사·회계사가 늘고 있다. 현대차 노조의 로봇 '아틀라스' 도입 반대에도 노동력의 AI 대체 우려가 묻어난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AI 회피는 불가능하다. 이재명 대통령도 "거대한 수레를 피할 수 없다"고 말했다. AI는 노-노 소득 격차를 심화한다. AI발 반도체 슈퍼사이클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엔 '금수저 노조'가 탄생했다. 그들만의 성과급 잔치는 고작 월 기백만원 급여뿐인 중소기업 직원의 박탈감을 자극한다. AI 디바이드의 잔혹한 풍경이다.


한편 AI 순풍에 올라탄 엔비디아는 세계 첫 시가총액 5조달러를 돌파하며 AI 시대의 자본·이익 집중 현상을 명징하게 시전했다. 한국의 반도체 쏠림 현상도 간단찮은 양극화다. 수출과 주식시장에서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밖에 보이지 않는다.


거대한 AI 물결을 거스를 수 없다면 AI가 촉발할 양극화에 대한 방책을 서둘러야 한다. 코리넥 교수의 주장대로 "사전적 재분배"가 필요하다.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은 초과세수를 국민배당금 형태로 나누자고 제안했다. 국민의힘이 "반기업적 발상" "공산당 본색"이라며 공세를 폈지만, 온전히 시장에만 맡기는 무위(無爲)는 바람직하지 않다. 지난해 우리나라 전체 법인세 세수는 84조6천억원. 올해엔 삼성전자·SK하이닉스 두 기업이 납부할 법인세만 최대 124조원에 달할 거란 전망이 나온다. AI가 양극화를 심화하는 만큼 AI발 초과세수는 양극화 완화 재원으로 쓰는 게 맞다. 정부가 방관하면 'K'자처럼 빈부의 간극이 더 커질 게 뻔하다. 기본소득을 포함한 다양한 양극화 해법을 공론화해야 할 때다.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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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규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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