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의 다문화가정 학생은 늘고 있지만, 정작 이들이 교육 현장에서 마주하는 언어 장벽은 여전히 높다. 다문화 학생은 지난해 말 기준 6천500명을 넘어섰고, 최근 5년 새 27% 증가했다. 대구 대부분의 학교에서 다문화 학생을 만나는 것은 이제 일상이다. 그러나 교육당국의 거듭된 노력에도 불구하고, 이들의 취약한 한국어 문해력은 학교 적응의 가장 큰 걸림돌로 남아 있다. 단순한 의사소통의 불편함을 넘어 학습 결손으로, 나아가 미래의 기회 불평등으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문제는 심각하다.
국내에서 출생한 다문화 학생이라 하더라도 교과서에서 요구하는 학문적 한국어 능력은 일상 대화와 차원이 다르다. 이를 방치하면 상급 학교로 진학할수록 학업 격차는 더 벌어질 우려가 크다. 대부분 사교육으로 보완하기도 어려운 형편이어서 다문화 가정의 근심은 가중될 수밖에 없다. 대구 교육당국이 폐교를 활용한 한국어 교육센터를 운영하는 등 대책에 나선 것은 높이 평가할 만하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단기 성과를 기대하기 어렵고, 학생 개인에게만 집중된 한국어 교육은 구조적 한계를 지닌다고 지적한다.
다문화 학생의 인지 발달과 문해력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가정 환경과 부모의 한국어 능력이다. 결국 한국어 교육의 출발점은 학교가 아니라 가정이다. 다문화 교육의 패러다임을 학생 중심에서 가정 전체를 아우르는 통합 지원으로 전환해야 하는 이유다. 한국어 교육이 가정 안에서 자연스럽게 이뤄질 수 있도록 부모를 대상으로 한 한국어 교육과 행정 지원을 체계화해야 한다. 교육당국과 지자체는 가정 맞춤형 다문화 교육 프로그램을 마련, 다문화 학생이 언어 장벽 탓에 출발선에서부터 뒤처지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할 것이다.
논설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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