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공항·행정통합·경제해법 놓고 공방
행정통합 두고 김부겸 “국민의힘 엇박자” vs 추경호 “민주당이 발목”
22일 대구 수성구 TBC 스튜디오에서 열린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대구시장 후보자 초청 토론회'에서 김부겸(왼쪽) 더불어민주당 대구시장 후보와 추경호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가 토론회 시작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윤호기자 yoonhohi@yeongnam.com
대구시장 선거에 나선 더불어민주당 김부겸 후보와 국민의힘 추경호 후보가 22일 열린 TV토론회에서 대구경북신공항, 대구경북 행정통합 등을 두고 정면 충돌했다.
두 후보는 22일 오후 TBC 주관으로 열린 대구시장 후보 초청 토론회에서 한시간 가량 설전을 벌였다. 두 후보는 침체된 대구 경제를 되살리겠다고 강조했지만 해법은 달랐다. 김 후보는 중앙정부와의 소통 능력과 예산 확보력을 앞세웠고, 추 후보는 경제부총리 출신의 정책·예산 경험을 부각했다.
추 후보는 모두발언에서 "대구 경제의 어려움은 단순한 경기적 문제가 아니라 구조적 위기"라며 "취임 즉시 비상경제상황실을 설치하고 비상경제대책회의를 가동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AI, 로봇, 미래 모빌리티, 바이오, 반도체 등 5대 미래 성장 산업 육성과 대기업 유치, 창업 생태계 조성을 공약했다.
특히 추 후보는 "행정·입법 권력을 장악한 민주당이 지방 권력까지 독식하려 하고 있다"며 "자유민주주의를 지켜온 대구의 자존심과 보수의 마지막 보루를 반드시 지키겠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좋은 일자리가 없으니까 청년들이 고향을 등질 수밖에 없다"며 "보수의 심장을 지키려다 대구의 심장이 꺼져가고 있다는 시민들의 탄식이 깊다. 33년간 한 정당에 몰아준 결과가 전국 최하위권 경제 성적표로 돌아왔다"고 했다.
첫 쟁점은 대구경북(TK)신공항이었다. 김 후보는 기부대양여 방식의 한계를 지적하며 "이 방식으로 하면 금융비용만 10조 원 이상 소요된다"고 주장했다. 이어 추 후보가 부총리 시절 신공항 사업 방식 전환에 적극적이지 않았다는 취지로 공세를 폈다.
추 후보는 "지난해 국정감사 때부터 국가 주도로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며 "제가 부총리일 때 신공항 건설과 관련한 재정 지원 근거를 만들고 예비타당성 면제 조치까지 했다"고 반박했다. 그는 "국가가 주도적으로 재원을 마련하고 사업계획을 수립해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대구경북 행정통합 무산 책임을 놓고도 공방이 이어졌다. 김 후보는 "경제 단위가 500만 명은 돼야 청년들이 수도권으로 빠져나가지 않는 기반이 된다"며 행정통합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시도민 설득에 실패했고, 같은 당 국회의원들끼리 엇박자가 났다"고 국민의힘 책임론을 제기했다.
추 후보는 "국민의힘은 의원총회를 통해 당론으로 찬성 의견을 냈고, 대구경북 시도의회도 찬성 의견을 냈다"며 "발목을 잡은 것은 민주당"이라고 맞섰다.
청년 예산과 지역화폐 예산을 둘러싼 공방도 이어졌다.
김 후보는 추 후보가 기재부 장관 시절 청년 지원 예산이 대폭 삭감됐다고 지적하고 나섰다. 이에 추 후보는 "문재인 정부 시절 방만하게 운영된 사업들이 많았다"며 "청년 일자리 예산 전체를 줄인 것이 아니라 거품과 비효율성이 있는 일부를 조정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두 후보는 대구 경제 성장 목표를 두고도 맞붙었다.
추 후보는 김 후보의 '대구 GRDP 150조 원 확대' 공약에 대해 "두 배로 늘리려면 한 해 평균 7.5∼8% 성장이 필요하다"며 "대구의 잠재성장률이 1.4% 수준인데 가능한 숫자냐"고 지적했다.
김 후보는 "AI 시대의 생산력은 획기적으로 개선될 것"이라며 "AI 로봇 수도, 휴머노이드 로봇 등 강력한 투자를 하면 가능하다고 본 전문가들과 토론해 공약을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추 후보가 지적한 문제는 다시 꼼꼼히 살펴보겠다"고 했다.
정치 행보를 둘러싼 공방도 이어졌다.
추 후보는 "정계를 떠났다가 복귀했는데 낙선하면 다시 대구를 떠날 것이냐"고 물었고, 김 후보는 "시민 요청으로 돌아왔고 앞으로도 대구 시민 곁을 지키겠다"고 응수했다.
마무리 발언에서 김 후보는 "이번만큼은 정당이 아니라 오직 대구의 이익이라는 관점만 봐달라"며 "중앙정부와 대통령과 직접 소통하면서 예산을 확실히 챙겨오는 대구 경제 해결사가 되겠다"고 말했다.
추 후보는 "경제는 정치적 말잔치나 구호로 해결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실력으로 해결하는 것"이라며 "취임 즉시 현장에 투입될 수 있는 프로 경제 전문가 추경호가 필요하다"고 지지를 호소했다.
서정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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