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법. 영남일보 DB
2023년부터 한 온라인 도박사이트의 국내 총판으로 일하던 A(37·대구 동구)씨. 2024년 3월쯤 수익금을 더 벌고 싶은 생각에 지인 B(37·대구 동구)씨와 함께 도박사이트를 직접 운영하기로 마음먹었다. 도박사이트 운영을 위한 사무실이 필요했던 이들은 그해 4월 대구 중구 한 일반 주택을 임차했다. 또 대구 수성구(2024년 5월)와 경북 경산(2025년 5월) 등에도 사무실을 마련해 컴퓨터, 인터넷 설비, 책상·의자, 대포계좌 정보(OTP) 등을 비치했다. 2025년 6월엔 베트남에 해외 사무실까지 차려 도박사이트 운영 규모를 넓혀갔다.
이들이 도박사이트에 활용한 불법 게임은 '바카라(카드 숫자 합이 9에 가까운 사람이 이기는 게임)'와 '슬롯(룰렛을 돌려 같은 줄에 있는 그림이 일치하면 이기는 게임)'이다. 도박사이트 이용자(사이트 회원)가 자신의 계정에 포인트를 충전하면, 그 포인트로 바카라 등 각종 카지노 게임에 베팅해 적중 여부에 따라 배당률이 정산되는 시스템이다.
도박사이트를 운영하던 기간 거래된 도금액(입금액) 규모는 상당했다. 2024~2025년 이들이 도박사이트 관련 대포계좌 30여개를 이용해 송금받은 도금 액수만 1천844억8천922만원에 달했다.
A씨 등은 사이트 운영 규모가 점점 커지자 신규 조직원 모집에도 열을 올렸다. 입·출금 대포계좌, 수익금 관리, 사이트 개발 및 솔루션, 사이트 홍보 및 영업 등에 필요한 이만 수십명에 달해서다. 각자 맡은 업무에 따른 지위 역할(계장·실장급)을 부여해 하루 12시간씩 주·야 교대로 일을 시키며, 500만~600만원에 달하는 월급과 추가 인센티브 등을 챙겨줬다.
그만큼 조직 통솔체계도 철저했다. 조직원 간 자세한 범행 내용을 공유하지 못하도록 사적 모임을 금지하고, 모두 가명만을 사용하도록 지시했다. 근무 시엔 개인 휴대전화까지 소지하지 못하도록 했다. 혹시 모를 배신행위를 방지하기 위해 직원들에겐 가족관계증명서나 주민등록초본도 제출받았다.
결국, A씨 등은 경찰에 덜미가 잡혀 체포된 뒤 검찰에 넘겨져 범죄단체조직, 범죄단체활동, 도박공간개설 등의 혐의로 기소됐다. 지난 14일 열린 1심(대구지법 형사4단독 이재환 부장판사)에서 각각 징역 3년을 선고받았다.
이재환 부장판사는 "A씨는 체포 과정에서 1시간 이상 사무실 문을 열지 않고, 문서 등을 세탁기로 분해하거나 불로 소훼했다. 일부 범죄 수익금을 숨기려고 한 정황도 있다"며 "B씨는 도주하다가 붙잡힌 뒤 자신의 집 주소, 휴대전화 번호, 사무실 비밀번호 등을 모른다며 납득하기 어려운 말로 일관했다"고 밝혔다. 이어 "불법 도박사이트 영업 규모가 방대하고, 도금 액수가 굉장히 크다. 피고인들의 범행은 불법을 자행해 거대한 이익을 취득하고, 사회적 병폐를 양산한다는 점에서 엄중한 처벌을 받아야 할 당위성이 있다. 모든 양형 조건을 종합해 형을 정했다"고 판시했다.
이동현(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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