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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을 열며] 보수정치와 공감 능력

2026-05-25 06:00
이주엽 엘엔피파트너스(주) 대표

이주엽 엘엔피파트너스(주) 대표

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의 선거운동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이제 열흘 후면 여·야 각각의 후보는 당락이라는 성적표를 유권자의 선택을 통해서 받아들게 될 것이다. 당선의 영광과 환희, 낙선의 좌절로 점철된 순간을 곧 받아들 후보들에게 결과에 연연하지 않고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 선거운동에 임해 주시기를 당부드린다.


선거 결과 예측값에 관한 관심으로 선거판이 혼탁한 시기이지만, 되려 현시점에서 보수 정당의 이번 공천 과정을 되짚어 볼 필요성이 있을 것 같다. 국민의힘의 공천 내홍을 바라보는 시선은 대체로 비슷하다. 친윤과 비윤의 충돌, 전략 부재와 지도부의 리더십 한계 같은 익숙한 단어들이 반복되고 있다. 특히 정치 경험이 부족한 당대표 체제로는 큰 선거를 치르기 어렵다는 비판이 주를 이루었다. 그러나 이번 사태를 단순히 경험 부족의 문제로 바라보는 것은 본질을 놓칠 수밖에 없다. 지금 대한민국 정치가 맞닥뜨린 진짜 변화의 요구는 세대교체 그 자체보다, 세대공감 능력을 지닌 정치인의 시대가 시작됐다는 점에 있기 때문이다. 과거의 정치는 경륜과 조직력의 시대였다. 누가 더 오래 정치를 했는지, 누가 더 많은 계파를 거느렸는지가 권력의 기준이었다. 하지만 지금의 유권자들은 다르다. 정치인의 연륜보다 감각을 보고, 경륜보다는 소통 능력을 더 중요하게 여기기 때문이다.


실제 해외 정치의 흐름도 마찬가지다. 프랑스의 에마뉘엘 마크롱은 전통적인 정당 체계를 무너뜨리며 30대 후반에 대통령이 됐다. 핀란드의 산나 마린은 30대 총리로 등장해 기성 정치 문법 대신 공감과 소통의 리더십으로 세계적 주목을 받았다. 뉴질랜드의 저신다 아던 총리 역시 권위주의적 카리스마보다 국민감정에 공감(共感)하는 정치로 지지를 얻었다. 이들의 공통점은 단순히 젊다는 것이 아니다. 시대의 변화와 세대의 언어를 진정으로 이해하고 그들과의 교감을 이뤄냈다는 점이다.


반대로 기존 정치 문법에 갇힌 보수 정당들은 세계 곳곳에서 위기를 겪고 있다. 독일 기민당은 메르켈 총리 이후 세대 전환에 실패하며 급격한 혼란을 겪었고, 일본 자민당 역시 고령 정치 중심 구조에 대한 피로감이 누적되고 있다. 결국 보수 정당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안정감만이 아니라 시대 변화에 대한 공감 능력을 동시에 보여줘야 한다는 과제를 안게 된 셈이다.


국민의힘 내부에서 벌어지는 갈등 역시 비슷한 맥락에서 읽힌다. 지금 유권자들은 누가 더 국민의 삶을 이해하는지, 누가 더 시대 변화에 관심을 두고 있는지를 판단하려 하기 때문이다. 특히 요즘 2030 세대는 '보수냐 진보냐'보다 '내 삶을 이해하느냐'를 더 중요하게 여긴다. 집값과 취업, 육아와 노후 같은 현실적인 문제에 대해 어떤 관점과 언어로 접근하는지를 중요시한다. 과거처럼 이념만으로 결집하는 정치가 점점 힘을 잃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세대교체는 단순히 젊은 얼굴을 내세우는 이벤트가 아니라, 시대적 감각 자체를 교체하는 과정이어야 할 것이다.


물론 세대교체만이 능사가 아니다. 젊음만으로는 좋은 정치가 완성되지도 않는다. 경험과 안정감도 여전히 중요한 정치적 요소이다. 그러나 지금 보수 정당이 놓치고 있는 것은 경험의 부족이 아니라 공감의 부족일 것이다. 국민과 같은 언어로 말하지 못하는 정치, 시대 변화의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는 정치는 결국 국민의 선택을 받지 못할 것이다. 이제 보수정치는 새로운 세대와의 공감 능력을 키우며 진정으로 혁신을 도모해 나갈 것인지에 대한 국민의 물음 앞에 직면해 있다. 그리고 다음 선거에서 유권자들은 선택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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