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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열의 외신 톺아보기] 라울 카스트로

2026-05-25 06:00
박재열 경북대 명예교수·시인

박재열 경북대 명예교수·시인

라울 카스트로(94)는 이제 늙어 귀가 어둡고 말도 어눌하다. 그는 1959년 형 피델 카스트로, 친구 체 게바라와 함께 쿠바혁명을 일으킨 쿠바의 '살아있는 전설'이다. 49년 동안 쿠바의 국방장관을 지냈고 12년간 대통령도 역임했다. 현재도 막후 권력은 대단하다. 미국 법무부가 그 '전설'을 미국법정에 기소했다. 국방장관이었을 때 미국의 쿠바망명단체 회원이 탄 비행기 두 대를 격추시켜 4명을 죽게 했기 때문이다. 이것은 트럼프가 현 쿠바 공산정권에 대한 강력한 압력행사다. 미국은 베네수엘라의 마두로 대통령을 기소한 뒤 지난 1월 그 부부를 족집게로 집어내듯이 잡아오지 않았나.


미국의 대 베네수엘라·쿠바 정책은 국무장관 마코 루비오(54)의 특별한 관심사다. 그의 부모는 공산혁명 3년 전에 쿠바에서 미국으로 이민했고 플로리다의 쿠바계 미국인들과 같이 쿠바의 공산정권 전복을 위해 노력해 왔다. 그는 현재 쿠바의 전력난과 자원부족의 원인을 라울 카스트로에게 돌리고 쿠바는 장차 미국과 손잡아야 한다고 쿠바국민들에게 스페인어로 설득한다. "하루 22시간 정전, 연료·식품 부족은 미국의 석유봉쇄 때문이 아니라 위정자들의 수십억 달러 횡령 때문입니다." 실제로 쿠바는 그렇다. 청소차가 못 다니니 길거리는 쓰레기투성이이고 악취가 진동을 한다. 미국의 쿠바 침공을 위한 명분 쌓기라는 주장도 일고 있다.


이번 기소는 특별히 5월 20일을 골라 하였다. 쿠바가 스페인의 통치에서 벗어나지 못할 때 미국이 쿠바게릴라와 함께 그들을 몰아내 주었다. 그 후 군정을 펴다가 철군함으로써 쿠바를 독립시켜주었다. 그 날이 1902년 5월 20일이었으니 쿠바로선 독립기념일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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