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시장금리가 계속 치솟으면서 금융시장에 울리는 경고음이 심상찮다. 최근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고정금리 상단이 7%를 넘어선 데 이어, 이번 주에는 금리 하단마저 5%를 웃돌 것으로 보인다. 가계 이자 부담은 한계에 다다르고 있지만, 한편에선 '영끌'과 '빚투'가 사상 최대 규모로 폭증하고 있다. 고금리 기조와 자산시장 과열이 맞물린 현 상황은 시한폭탄과 다름없다. 리스크 관리에 실패할 경우 금융 시스템 전반으로 위기가 번질 수 있다는 점에서 그 심각성이 크다.
시중금리가 급등하는 배경에는 국내외 여러 악재가 겹쳐 있다. 중동 전쟁에 따른 인플레이션 우려로 기준금리 인상 전망이 고개를 들면서, 이를 선반영한 시장금리가 치솟는 추세다. 주담대 금리는 연 7.13%까지 올랐고, 이번 주부터는 금리 하단마저 5%대에 진입한다. 이는 2022년 10월 말 이후 3년 7개월 만이다. 한국은행도 하반기 금리 인상을 검토하고 있어 고금리 기조는 더 가팔라질 가능성이 크다. 과도한 빚투는 극도로 위험하다는 경고가 금융권 안팎에서 잇따르는 이유다.
문제는 이런 상황에서도 가계 부채와 빚투 자금의 팽창 속도가 오히려 빨라지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21일 기준, 시중은행 마이너스통장 잔액은 한 달 만에 1조 5천억 원 급증해 41조 원을 넘어섰고 증시 신용융자 잔액은 36조 원을 돌파하며 역대 최고 수준에 달했다. 올 1분기 가계 신용 잔액도 1천993조 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다시 썼다. 투자 기대 수익률이 대출 이자율을 웃돌 것이라는 낙관론이 시장을 지배하고 있다. 그러나 빚으로 쌓아 올린 호황은 모래 위에 지은 집과 같다. 코스피가 첫 8,000선을 돌파한 직후 며칠간의 조정에도 반대매매 금액이 3천억 원을 넘어선 점이 이를 방증한다. 반대매매가 연쇄적으로 터진다면 투매가 투매를 부르는 폭락장으로 돌변하는 것은 시간문제다.
더 심각한 상황은 시장 과열 그 자체가 아니라 그 과열이 '아직은 괜찮다'는 착각을 키우고 있다는 사실이다. 버블은 터지기 직전이 가장 화려하다. 1997년 외환위기도,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도 그 씨앗은 '이번엔 다르다'는 낙관론이었고, 버블이 꺼질 땐 마지막에 뛰어든 개인 투자자들이 가장 큰 손실을 보았다. 금융당국은 신용한도 축소와 마이너스통장 규제에 나서야 하고, 투자자들은 기대 수익률보단 '원금을 잃었을 때 감당할 수 있는가'를 먼저 숙고해야 한다. 금융당국의 강력한 브레이크와 투자자 스스로의 엄격한 자제가 그 어느 때보다 시급하다.
논설실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