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사진 한 장이 올라왔다. 막대 아이스크림이 신용카드와 나란히 놓여 있었다. 크기가 거의 같았다. 이름만 대면 알 만한, 진한 캐러멜 맛으로 오랫동안 인기를 누린 제품이다. 기억 속 이 브랜드는 적어도 휴대전화보다 컸다. 게시자는 "가격은 계속 올라가고 크기는 줄어든 아이스크림"이라고 비꼬았다.
줄어든 크기에 화가 난 네티즌들의 댓글이 이어졌다. 16년 전 같은 제품 사진도 등장했다. 당시 포장지에는 아이스크림 용량이 85㎖로 적혀 있었다. 2026년 현재 이 제품은 70㎖다. 16년 만에 15㎖가 줄었다. 가격은 그사이 곱절 이상 올랐다.
그래도 손에 쥔 아이스크림이 신용카드만 해진 장면은 허탈하다. 출시 30년이 넘은 다른 막대 아이스크림도 찾아봤다. 초코 알갱이가 붙은 하얀 우유맛 아이스크림. 역시 이름만 대면 알 만한 국민간식이다. 예전 사진과 비교하니 이번엔 길이가 아니라 두께가 달라졌다. 확연히 얇았다.
검색을 이어갔다. 기어이 20~30년간 주요 아이스크림의 용량 변화를 정리한 표까지 찾아냈다. 10년, 15년 전 평균 90~85㎖였던 막대 아이스크림은 지금 60~70㎖대로 줄었다. 무더운 여름뿐 아니라 겨울에도 즐겨 먹던 간식이다. 사계절을 가리지 않던 즐거움이 작아졌다.
기업 사정도 이해는 간다. 10년, 15년 전에 비해 원재료비, 인건비, 물류비가 올랐다. 가격 인상 압박도 있었을 것이다. 그렇다 치자. 가격을 올린 것까지는 받아들인다. 문제는 가격은 가격대로 오르고 크기는 크기대로 줄어드는 방식이다. 소비자가 느끼는 배신감은 여기서 나온다.
한국소비자원이 참가격 내 가공식품 209개를 조사한 결과 최근 1년 이내 19개 상품의 용량이 줄었다. 감소율은 7.7~12.5%였다. 지난해 4분기 슈링크플레이션 모니터링에서도 9개 식품의 용량 감소와 단위가격 인상이 확인됐다. 최대 감소율은 25%였다.
'과자를 샀는데 질소가 왔어요'라는 말이 한때 유행했다. 과대포장을 풍자한 말이었다. 한국소비자원은 앞서 공기충전 포장 스낵류 일부 제품에서 내용물 비율이 60% 이하로 나타났다고 밝힌 바 있다. 봉지는 커지고 내용물은 줄어드는 경험은 새삼스러운 일이 아니다.
이제는 봉지뿐 아니라 막대 아이스크림까지 작아졌다. 소비자는 가격 인상을 모르는 사람이 아니다. 원가가 오른다는 사실도 안다. 다만 국민간식의 크기가 조용히 줄어드는 방식까지 이해해야 할 의무는 없다.
기업이 이윤을 남기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티 나게 크기를 줄여 이윤을 남기는 건 너무 치사하다. 달콤해야 할 아이스크림이 씁쓸해진다. 국민간식은 어디까지 작아질 작정인가. 적당히 해야 한다.
이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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