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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전닉스 호남 투자설] 정치적 결정인가 균형발전을 위해서인가?

2026-06-10 19:38

구기보 숭실대 교수 “기업 입장에서는 천안이 유리…균형발전에서는 경북이 적합”

삼성전자 평택 캠퍼스.  정치권의 요청에 따라 삼성전자 등 대기업이 수도권에 집중된 반도체 생산 거점을 호남권으로 분산하는 방안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지방선거와 맞물려 대구·경북(TK) 패싱이 현실화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 평택 캠퍼스. 정치권의 요청에 따라 삼성전자 등 대기업이 수도권에 집중된 반도체 생산 거점을 호남권으로 분산하는 방안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지방선거와 맞물려 '대구·경북(TK) 패싱'이 현실화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삼성전자 제공>

정치권의 요청에 따라 삼성전자 등 대기업이 수도권에 집중된 반도체 생산 거점을 호남권으로 분산하는 방안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호남권에 반도체 후공정 패키징 중심의 신규 투자가 있을 것이라는 내용이 구체화되면서 최근 치러진 지방선거 결과와 맞물려 이재명 정부의 '대구·경북(TK) 패싱'이 현실화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마저 나온다. 다만 삼성전자 등은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이다.


10일 정치권 등에 따르면 정부는 오는 29일 청와대에서 열리는 이재명 대통령과 주요 그룹 총수 간담회를 계기로 대규모 지역 투자 프로젝트의 구체적인 구상을 공개할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이 대통령은 지난 8일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모든 국민과 국토가 기회와 혜택을 고루 누리는 초격차 산업 강국으로 나아가겠다"며 "조만간 성장 전략의 대전환을 이뤄낼 대규모 투자 프로젝트를 국민 앞에 공개해드릴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또 지난 1월 더불어민주당 소속 강기정 광주시장과 김영록 전남도지사가 이 대통령과 만나 광주·전남에 용인에 버금가는 반도체 클러스터를 지정해달라고 요구하자, 이 대통령은 "호남에 최대 규모의 기업도시를 만들고 싶다"고 화답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간담회에서는 반도체를 비롯한 첨단산업의 권역별 재배치 구상이 핵심 의제로 다뤄질 가능성이 크다. 반도체 후공정인 패키징 공장을 비롯해 다양한 형태가 검토되고 있으며, 후보지로는 전남 장성·광주, 충남 온양 등이 거론된다. 이와 함께 투자 계획이 없다는 삼성측 입장과는 별개로 삼성전자가 광주에 패키징 공장 신설 방안을 검토 중이라는 언론 보도가 쏟아지고 있다.


문제는 일각에서 이를 6·3 지방선거 결과와 연결시키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지방선거 직후 첫 대규모 지역 투자 프로젝트가 호남권 중심으로 이뤄질 수 있다는 전망과 함께 이른바 'TK 패싱설'이 나오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정치권 관계자는 이날 영남일보와의 통화에서 "호남 지역에 대한 반도체 관련 투자는 이재명 정부 초기부터 나왔던 얘기"라며 "전남·광주 통합과 함께 불거졌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들 지역을 하나의 경제권으로 묶기 위한 포석으로 보인다"고 했다.


반면 정부 관계자는 "확인된 사실이 아무것도 없는 와중에 나온 지나친 억측"이라며 "정부의 전체적인 산업 벨트 구축 현황을 보면 특정 지역을 패싱했다고 보기 어렵다. 각 지역의 기존 산업 기반에 따라 역할 분담이 다르게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만약 삼성 등이 호남권에 투자하기로 했다면 주된 이유는 'RE100' 때문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RE100은 재생에너지 100% 사용을 목표로 2014년 영국의 비영리단체 '더 클라이밋 그룹(The Climate Group)'이 출범시킨 민간 주도의 캠페인이다. 법적 구속력은 없지만, 우리 반도체의 주요 고객인 미국 빅테크 기업들이 참여하고 있어 무시할 수 없는 변수로 등장했다.


호남 지역은 국내 최대 재생에너지 생산 거점으로 꼽히는 만큼 RE100 대응 측면에서 기업 입지 선택에 유리한 조건을 갖춘 것으로 평가된다. 정부 역시 RE100 산업단지 조성을 위해 전남 지역의 풍부한 태양광·해상풍력 자원을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에 대해 구기보 숭실대 글로벌통상학과 교수는 과장된 우려라며 강하게 반박했다. 구 교수는 "전력량이 들쑥날쑥한 재생에너지로 반도체 생산 공장을 돌린다는 건 어불성설이다. 이를 충분히 감안하지 않고 투자가 진행된다면 전력 병목 현상은 불가피하다"며 "미국조차 전력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퇴출하려던 화력발전소를 다시 돌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후공정의 상당 부분을 중국에 의존하고 있었는데 미중 갈등이 심화되면서 공급망 리스크가 커지자 분산 차원에서 국내 지방 투자를 검토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며 "경제적으로 따진다면 삼성의 호남 투자가 현실화될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기업 입장에서는 천안 등 충청권이 더 유리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비수도권 균형발전 측면에서는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는 "호남 지역이 농지가 많아 공장 부지 등을 싼 값에 이용할 수는 있겠으나 반도체 공장의 핵심인 전력 수요 충족이란 측면에서는 국내 최대 원전 지역인 경북이 적합지"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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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경모(세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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