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의 현실 반영해야”…농어촌기본소득 시범사업, 울릉군 필요성 커진다
전국 유일 도서군·인구감소지역 지정…정책효과 검증 위한 최적의 시험무대
남한권 군수 “국토 최외곽 섬 주민도 국가 균형발전 정책 혜택 받아야”
울릉군 울릉읍 도동리 시가지 전경. <홍준기 기자>
농어촌기본소득 2차 시범사업 대상지 선정을 앞두고 전국 유일의 섬 기초자치단체인 울릉군을 포함해야 한다는 지역사회의 요구가 커지고 있다.
이번 공모에는 울릉군을 비롯해 의성·청송·울진·봉화 등 경북지역 5개 시·군이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모두 인구감소지역이지만 울릉군은 육지와 생활권이 완전히 분리된 도서지역이라는 점에서 다른 지역과 차별성을 갖는다.
울릉군은 정부가 지정한 인구감소지역 가운데서도 감소세가 두드러진 지역으로 꼽힌다. 1970년대 3만 명에 육박했던 인구는 현재 1만 명 아래로 줄었고 고령화 역시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인구 감소와 생활 여건 악화가 맞물리면서 지역사회에서는 보다 실질적인 대응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주민들은 섬이라는 특수성이 농어촌기본소득 정책의 필요성을 더욱 높인다고 보고 있다.
울릉읍에서 자영업을 하는 김준혁(36) 씨는 "생필품 하나를 사더라도 배송비가 더 들고 배송이 제한되는 경우도 많다"며 "지역화폐 형태의 기본소득이 지급되면 자연스럽게 지역 상권에서 소비가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북면 주민 김상한(56) 씨도 "기상이 나빠 배가 끊기면 필요한 물건을 제때 구하지 못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며 "섬 주민의 생활 여건을 고려한 정책 지원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청년층 역시 정책 효과에 기대를 걸고 있다.
30대 주민 이모 씨는 "생활비 부담 때문에 육지로 떠나는 청년들이 많다"며 "기본소득이 다른 청년 지원정책과 함께 추진된다면 지역에 남으려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지역에서는 농어촌기본소득이 단순한 현금 지원을 넘어 지역경제 선순환 효과를 확인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생활권이 좁고 소비시장이 제한적인 울릉군 특성상 지급된 소득이 외부로 빠져나가기보다 지역 내 소비로 이어질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다는 분석이다.
특히 육지보다 높은 물류비와 생활비 부담을 안고 살아가는 섬 주민들에게는 정책 체감 효과도 클 것으로 전망된다. 주민 상당수가 생활필수품 구매와 의료·교육 서비스 이용 과정에서 추가 비용을 부담하고 있는 만큼 기본소득이 생활 안정에 일정 부분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반면 재정 부담과 정책 지속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존재한다. 일부에서는 현금성 지원이 단기적 효과에 그칠 경우 지방소멸 문제의 근본적 해결책이 되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그러나 지역사회에서는 지방소멸이 국가적 과제로 떠오른 만큼 농어촌기본소득을 단순한 복지정책이 아닌 지역 유지와 균형발전을 위한 투자로 바라봐야 한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전문가들은 정책 효과를 검증하기 위해서는 가장 어려운 여건의 지역에서 실효성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전국에서 유일하게 육지와 분리된 생활권을 유지하고 있는 울릉군은 인구 감소와 고령화, 높은 물류비, 정주 여건 문제 등이 복합적으로 나타나는 지역이다. 이 때문에 농어촌기본소득이 실제로 지역경제 활성화와 인구 유출 완화에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를 확인할 대표적인 시험지라는 평가가 나온다.
남한권 울릉군수는 최근 군정 운영 과정에서 "국토 최외곽 섬 지역 주민들도 국가 균형발전 정책의 혜택에서 소외돼서는 안 된다"며 "정주 여건 개선과 생활환경 격차 해소가 지방소멸 대응의 핵심 과제"라고 거듭 강조해 왔다.
농어촌기본소득 2차 시범사업 선정 결과는 조만간 발표될 예정이다. 지역사회는 "정책은 가장 여건이 좋은 곳보다 가장 절실한 곳에서 효과를 입증해야 한다"며 울릉군 선정에 기대를 걸고 있다.
전국 유일의 도서 기초자치단체인 울릉군이 이번 시범사업 대상지에 포함될 경우 농어촌기본소득이 섬 지역의 인구 감소와 지역경제 활성화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 수 있을지 주목된다. 정책의 성패를 넘어 지방소멸 대응의 새로운 가능성을 확인하는 시험대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결과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울릉군 울릉읍 사동3리 마을 전경. <홍준기 기자>
홍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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