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포인트 승리는 승리 아냐’…민심 변화 경고”
장동혁 책임론부터 지방선거 평가까지…존재감 키워
우재준(대구 북구갑) 의원이 지난해 7월 15일 청문회장에서 질의하고 있다. 영남일보DB
6·3 지방선거 이후 국민의힘 내부에서 쇄신론이 확산하는 가운데, 대구 북구갑을 지역구로 둔 우재준 의원의 행보가 주목받고 있다. 당 청년최고위원인 우 의원은 대구시장 선거 결과를 두고 "패배를 전제로 진단해야 한다"며 공개적으로 밝힌 데 이어, 지역구에서 선거 평가 간담회를 열고 민심 변화 분석에 나서는 등 적극적인 목소리를 내고 있다.
우 의원은 지난 9일 국민의힘 개혁 성향 초·재선 의원 모임인 '대안과 미래'가 국회의원회관에서 개최한 '6·3 지방선거로 확인된 국민의 명령,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나'라는 주제의 토론회에 참석해 대구시장 선거 결과를 '질이 나쁜 승리'라고 규정했다.
그는 "8%포인트짜리 승리를 승리라고 볼 수 없다"며 "미래를 생각하는 사람들은 민주당을 찍었고 과거를 생각하는 사람은 우리(국민의힘)를 찍었는데, 이게 정말 뼈아프다"고 말했다. 이어 "대구에서 최저임금조차 주지 않는 사업장이 너무 많다는 이슈를 민주당에서 처음 발굴했고, 대구시장 선거에서는 눈에 띠는 공약이 민주당에서 먼저 나오는 모양새였다"며 "대구라는 특성을 고려했을 때 '패배'라는 전제 아래 많은 진단이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미래를 철저히 준비하지 않으면 장기적으로 언젠가 민주당에 (대구를) 뺏기는 날이 올 것 같다"고 경고했다.
실제 이번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은 대구시장과 기초단체장, 광역의원 선거에서 민주당 후보에게 승리했지만, 과거와 비교해 민주당 후보들의 득표율이 크게 상승하면서 국민의힘이 주류인 지역 정치권에 긴장감을 안겼다.
우 의원은 토론회 이후 곧바로 지역구에서 선거 평가 작업에도 착수했다. 그는 지난 12일 북구 지역사무실에서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평가 간담회'를 열고 국민의힘 소속 지역 당선인과 전문가, 당원들을 만나 지방선거 결과를 분석했다.
우 의원은 "이번 대구시장 선거뿐만 아니라 실질적으로는 구청장, 광역·기초의원 선거까지 달라진 부분이 있었다"며 "무엇을 잘 했고, 부족했는지를 안다면 (국민의힘이) 시민의 사랑을 받고, 더 나은 정치를 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간담회 개최 배경을 설명했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이번 지방선거에서 대구의 보수 우세 구도가 유지되기는 했지만 과거처럼 안심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라는 진단이 이어졌다. 북구 안에서도 신도시 지역을 중심으로 젊은층 유입이 늘고 정치 지형도 변화하고 있는 게 확인된 만큼, 국민의힘의 혁신과 후보 및 정책 경쟁력 강화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당내 쇄신론에서도 우 의원은 가장 적극적인 목소리를 내고 있다. 그는 같은 날 S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장동혁 대표 거취 문제와 관련해 "물밑에서는 사퇴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다수"라며 "70~80% 이상은 사퇴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그는 지난 11일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 지도부 총사퇴를 요구했다가, 조광한 최고위원으로부터 "어린놈" "철없는 소리"라는 막말을 듣는 등 거친 반발에 직면하기도 했다.
정치권에서는 우 의원이 지방선거 이후 국민의힘 내 개혁파 그룹의 핵심 인사로서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전통적 보수텃밭인 TK지역 국회의원으로, 선거 결과를 공개적으로 '경고'로 해석하고 당 쇄신을 요구하는 목소리를 지속적으로 내고 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국민의힘 소속 대구지역 한 지방선거 당선인은 "선거 이후 대부분 결과를 관망하거나 자축하는 분위기이지만, 민주당 후보들의 높은 득표율을 봤을 때 마냥 안심하고 있을 때가 아니다"며 "이번 선거 승리는 고령의 어르신들이 적극적으로 투표장에 나서준 덕분인데, 이분들이 안 계실 시점이 된다면 더이상 우리의 당선을 장담할 수 없다"고 했다. 이어 "그런 측면에서 우 의원의 행보를 높게 평가한다"며 "국민의힘에 변화와 희망이 보이지 않는다면 미래는 없다. 긴박감과 위험성을 절실히 느껴야 한다"고 했다.
우 의원의 발언권이 점점 커지고 있는 데는 한동훈(부산 북구갑) 전 대표의 국회 입성이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도 있다. 우 의원은 대표적인 '친한'(친한동훈)계 인사다.
대구지역 정치권 한 관계자는 "한 전 대표가 국회에 들어오면서 친한계의 영향력도 커지고 있다"며 "향후 한 전 대표의 복당이 현실화되고 보수혁신을 내세워 당내 역할을 확대한다면 우 의원 역시 TK지역 목소리를 대변하는 역할을 맡게 될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서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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