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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농민들 잡는 출입국 관리법, 외국인 노동자 썼을뿐인데 수백만원 범칙금

2026-06-24 18:26
상주시 모동면의 한 포도밭에서 포도 순따기 작업이 한장이다. 사진은 기사내용과  직접 관련이 없음. <상주시제공 >

상주시 모동면의 한 포도밭에서 포도 순따기 작업이 한장이다. 사진은 기사내용과 직접 관련이 없음. <상주시제공 >

인력 중개업체로부터 외국인력을 공급받아 농사일에 투입한 농민들이 출입국 관리법 위반으로 수백만원의 범칙금을 물게 돼 물의를 빚고 있다. 경북 상주시 모서·모동면 농민 10여 명은 최근 대구출입국·외국인사무소로부터 '출입국관리법 위반 사건과 관련이 있어 조사를 해야 하니 출석하라'는 내용의 출석요구서를 받았다.


대구출입국외국인사무소는 지난해 제보를 받고 모서면에서 인력중개업체를 운영하는 베트남 출신 결혼 이주여성 A씨를 조사해 출입국관리법 위반혐의로 구속했다. 이 과정에서 모서면의 농민 100여 명이 조사대상에 올랐다. A씨가 '외국인이 근무처를 변경하거나 추가하려면 미리 법무부장관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는 출입국관리법 21조를 위반하였는데, 그 외국인에게 일을 시킨 농민들도 A씨와 같은 혐의를 적용했기 때문이다.


농민들은 정부 허가를 받은 업체를 통해서 외국인들을 소개받고 일당을 주면서 일을 시켰을 뿐인데 범법자 취급을 받게 된 것이다. 또 출입국관리법 21조의 존재도 모를 뿐만 아니라 자신들의 농토가 '외국인 노동자들의 근무처'라는 사실도 생소하다. 기업체에 적용될 법조항이 합법적인 인력공급업체만 믿고 부족한 일손을 외국인 노동자로 메우려 한 순박한 농민들에게 적용되는 바람에 생겨난 사달이다.


농민들이 이 조항을 지키려면 옆집에서 일을 한 외국인을 하루라도 데려다 일을 시키려면 법무부장관의 허가를 얻어야 한다. 조사대상이 된 농민 C씨는 출석 조사를 받으며 자초지종을 충분히 설명했으나 420만원의 범칙금 납부 고지서를 받았다. 10여 명이 출석요구서를 받은 데다 거금의 범칙금 납부 고지서까지 받은 사실이 알려지자 A씨가 운영하는 인력중개업체로부터 인력을 공급받은 모서면과 이웃 모동면의 농민들이 크게 술렁이고 있다.


사건이 커지자 모서농협과 모서면 이장협의회(회장 민경섭) 등 농민 관련 단체들이 '출입국관리법 제21조 농민악법개정 추진위원회(위원장 진도환 모서농협장)'를 구성, 법무부장관에게 탄원서를 내기 위해 서명운동을 벌이는 등 적극 대처하고 나섰다. 이 운동에는 상주시 이장협의회와 농민단체들도 참여, 상주시의 전체 농민들을 상대로 서명을 받고 있다.


이들은 탄원서에서 농촌의 현실을 고려하여 농업인 대상 조사와 범칙금 부과를 재검토해 줄 것과 범칙금을 부과받은 농민 구제 방안 마련, 농촌의 심각한 인력난을 반영, 출입국관리법 제21조를 개정할 것 등을 요청했다.


진도환 위원장은 "우리나라 농업노동 대부분을 외국인들이 담당하고 있는 현실에서 이 법 조항을 적용하면 전국 농민 대부분이 범법자가 될 수밖에 없다"며 "이는 농민탄압이나 다를 바가 없다"고 말했다. 대구출입국외국인사무소는 "A씨의 불법 행위가 드러나 구속된 만큼 양벌체계 상 관련 농민에 대한 수사는 불가피하다"며 "범칙금을 최소화하고 농번기인 농촌현실을 감안해 출장 조사를 하는 등 농민 편의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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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하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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