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 이용 건수 3만567건…발급 대비 2.88%
전문가 “지역 관광 코스 설계 도구로 활용해야”
안동역 역사 내에 디지털관광주민증을 이용하면 받을 수 있는 혜택이 포함된 안내문이 게시되어 있다. 최미애기자 miaechoi21@yeongnam.com
인구 감소 지역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한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의 '디지털관광주민증'이 경북도 내에서 누적 발급 106만 건을 넘어섰다. 다만 발급 규모에 비해 이용률은 아직 저조한 수준이어서 활성화 방안 마련은 여전히 과제로 남아 있다.
디지털관광주민증은 인구 감소 위기 지역을 방문하는 외지인에게 숙박·식음·쇼핑·체험 등에서 다양한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일종의 '명예주민증'이다.
4일 경북도에 따르면, 올해 4월 기준 경북지역 디지털관광주민증 총 누적 발급 건수는 106만 1천670건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반면 이용 건수는 3만 567건으로, 발급 건수 대비 이용률은 2.88%에 그쳤다.
지역별 이용실적에도 편차가 컸다. 도내에서 비교적 이용이 활성화된 지역은 관광 인프라가 풍부한 안동과 영주였다. 안동과 영주의 누적 이용 건수는 각각 1만4천601건, 8천783건으로, 도내 전체 이용실적의 76.5%를 차지했다. 발급 건수 대비 이용률은 각각 6.36%, 4.18%로 도내 평균(2.88%)보다는 높았지만, 절대적인 이용률은 낮은 편이었다. 반면 고령·영덕·의성·청도 등 나머지 사업 대상지는 1%대 이용률에 머물렀다.
이용률이 낮은 배경으로는 관광객이 실제 갈 만한 가맹점이 부족하고, 참여 업체에 대한 인센티브가 없다는 점이 꼽힌다. 현재 디지털관광주민증 사업은 참여 가맹점에 대한 별도 재정 지원이 없어 가맹점 참여를 적극적으로 유도하는 데 한계가 있다. 이는 경북뿐만 아니라 전국 지자체가 공통적으로 안고 있는 과제다.
발급 건수는 홍보를 통해 비교적 빠르게 늘릴 수 있지만, 실제 이용은 관광객의 방문 동선과 가맹점 접근성에 좌우된다. 이 때문에 발급 중심의 실적 관리에서 벗어나 이용 중심의 정책 설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수연(63·대구 달성군)씨는 "안동 등에 여행 갔을 때 디지털관광주민증을 활용해보려고 했는데, 잘 알려진 맛집은 막상 혜택이 없어 다양하게 활용하지 못했다"며 "관광객 입장에서 실제 쓸 수 있는 곳이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사업 활성화를 위해 관광객 유인책을 고도화하고, 사업 참여 가맹점에 대한 지원책도 병행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송섭규 경북대 교수(관광학과)는 "디지털관광주민증을 개별 할인제도가 아니라 지역 관광 코스 설계 도구로 활용해야 한다"면서 "관광지가 부족한 지역도 '방문 이유'를 만들어야 한다. 예를 들어 유명 관광지가 적더라도 지역 식당, 카페, 전통시장, 로컬푸드, 축제, 농촌체험, 숙박, 교통 거점을 묶으면 하나의 관광 동선이 된다"고 강조했다.
사현지 경북연구원 부연구위원은 "할인 금액을 예산으로 직접 보전하기 어렵다면, 지자체 공식 홈페이지나 SNS 채널 내 상단 노출, 지역 축제 개최 시 해당 업체에 대한 우선 홍보권 부여 등 상인들이 체감할 수 있도록 홍보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문화체육관광부는 디지털관광주민증의 제도적 기반을 정비해 사업의 실질적 성장을 도모할 방침이다. 최근 개정된 관광진흥법에 관련 근거가 마련된 만큼, 문체부는 오는 11월까지 각계 의견을 수렴해 발급 요건과 혜택 기준 등 운영 전반을 정비하는 방향으로 시행령 개정을 추진할 예정이다.
최미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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