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 마트 직원들 대량 실직 공포
나이 많아 ‘단기 알바’ 도 찾기 어려워
경비·주차·미화 등 외주사도 점포 떠나
남은 직원들이 화장실 청소까지
5일 대구 달서구 홈플러스 성서점 앞에 설치된 현수막에 회생절차 폐지로 일자리를 잃을 위기에 놓인 노동자들의 생존권 호소가 담겨 있다. 홈플러스는 회생절차를 이어가기 위한 긴급 운영자금 마련이 난항을 겪으면서 청산 가능성이 커지고 있으며, 회생이 무산될 경우 노동자와 협력업체 등 대규모 고용 불안이 우려되고 있다. 이현덕기자 lhd@yeongnam.com
홈플러스에 대한 법원의 회생절차 폐지 결정으로 파산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대구경북에서도 대규모 실직 공포가 확산하고 있다. 당장 지난 6월 폐점 결정으로 타지역 점포로 이동 근무하던 직원에 '출근 중단 및 대기' 통보가 지난 4일 내려진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회생법원 회생4부는 지난 3일 홈플러스의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 폐지를 결정했다. 홈플러스가 지난해 3월4일 서울회생법원에 기업회생 신청을 한 지 1년4개월 만이다. 이제 홈플러스는 법원 판결 후 14일 이내인 오는 17일까지 회생계획안 이행에 필요한 최소 운영자금 2천억원을 확보하지 못하면 청산 수순을 밟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 현재 영업 중인 점포 마저도 연내 폐점이 불가피하게 돼 홈플러스발 대량 실직 우려가 현실화할 가능성이 크다.
현재 대구경북 내 운영 중인 홈플러스는 8곳이다. 대구 상인점과 경산점 등이 지난 6월 폐점 결정이 내려지면서 대구에는 성서·칠곡·남대구·수성점 4곳이 남았다. 경북에서도 안동·영주·문경·메가푸드마켓 경주점 4곳이 영업 중이다.
마트노조 홈플러스지부 등에 따르면 전국적으로 직영 정규직원은 1만2천명, 협력·입점·물류센터 인력까지 더하면 2만명에 이른다. 청산 절차에 따라 연내 연쇄적 폐점이 이뤄지면 많게는 2만명이 한꺼번에 일자리를 잃게 될 것으로 우려된다. 대구·경북에 영업 중인 점포의 직영 직원들은 160여명으로 알려졌다. 지난 6월 폐점이 결정된 점포에서 근무하던 직원까지 더하면 직원 수는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점포 규모가 큰 편인 경산점에서만 약 100명으로 알려졌다.
앞서 폐점이 결정돼 영업을 중단한 홈플러스 경산점의 일부 직원들이 그동안 대구 칠곡점과 수성점 등으로 옮겨 최근까지 근무했지만, 법원 판결이 내려진 다음날인 지난 4일부터는 '대기' 통보를 받은 상황이다. 직원들 급여는 지난 6월부터 미지급 상태로 알려졌다.
영업 점포에서도 미화관리나 경비, 주차, 카트관리 등 외주 협력사들이 지난 4일부터는 대금 회수가 어렵다고 보고, 점포에서 철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마트노조 대구경북본부 장명숙 경산지회장은 "영업중인 점포에서도 청소나 주차, 경비 등 각종 외주 용역사들이 4일부터 철수한 상황으로, 직원들이 화장실 청소까지 하고 있다"고 하면서 "급여도 6월에 지급받는 5월분부터 받지 못하고 있어 생계가 막막한 직원들이 많다. 퇴사가 이뤄진다한들 퇴직금조차 제때 받을 수 있을지 걱정"이라고 했다.
직원뿐 아니라 협력사들의 피해도 클 것으로 보인다. 홈플러스와 거래하는 협력사는 전국 4천600으로 알려졌다. 청산이 이뤄지면 납품업체는 물론 입점 소상공인과 물류업체, 통상 연간 구매 계약을 체결하는 지역 농가까지 미수금이 눈덩이처럼 불어 도미노 피해가 우려된다.
마트노조 홈플러스지부 대경본부 측은 "대주주인 사모펀드 MBK파트너스와 최대 채권자인 메리츠금융은 운영자금을 즉시 투입하는 등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정부는 홈플러스 회생절차 폐지 결정으로 중소 협력업체를 대상으로 '4천400억원+α' 규모의 긴급 유동성 지원에 나선다.
윤정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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