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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시·경북도의원 공약 1천886건 분석…지역 따라 공약 우선순위 달랐다

2026-07-07 17:05

지방의원 공약 추적단 2기②
대구시의원·경북도의원 지역구 의원 85명 공약 전수 분석
대구 ‘생활밀착형’·경북 ‘성장기반형’…지역별 정책 우선순위 뚜렷
선수보다 지역 특성 영향 커…AI·정치 AS 등 이색 공약도 눈길

사진 왼쪽부터 대구시의회, 경북도의회 전경. <영남일보DB>

사진 왼쪽부터 대구시의회, 경북도의회 전경. <영남일보DB>

대구는 '생활밀착', 경북은 '성장'…공약이 보여준 민선 9기 광역의회 색깔 | 영남일보 | 서민지 기자 | 정치

대구는 '생활밀착', 경북은 '성장'…공약이 보여준 민선 9기 광역의회 색깔 | 영남일보 | 서민지 기자 | 정치

제10대 대구시의원과 13대 경북도의원들은 공약을 통해 무엇을 가장 많이 약속했을까. 영남일보가 민선 9기 대구시의원과 경북도의원 지역구 의원 85명(미회신 2명 제외)이 지난 6·3 지방선거를 통해 내놓은 공약 1천886건(대구 682건·경북 1천204건)을 전수 분석한 결과, 지역별 정책 우선순위가 뚜렷하게 갈렸다.


◆ 대구는 '생활밀착'…경북은 'SOC'


지역구 대구시의원 31명이 제시한 총 682건의 공약을 기반으로 만든 이미지. 단어의 크기가 클수록 의원들이 많이 제시한 공약. <워드클라우드 제작>

지역구 대구시의원 31명이 제시한 총 682건의 공약을 기반으로 만든 이미지. 단어의 크기가 클수록 의원들이 많이 제시한 공약. <워드클라우드 제작>

대구시의원의 공약은 생활 분야가 255건(37.4%)으로 가장 많았다. 주민들이 일상에서 체감할 수 있는 생활밀착형 공약에 정책 역량이 집중된 셈이다. 이어 SOC(교통·건설) 140건(20.5%), 경제 136건(19.9%), 복지 91건(13.3%), 교육 60건(8.8%) 순이었다.


AI를 활용해 공약을 분야별 핵심 키워드로 분석한 결과, 생활 분야에서는 공원·녹지·산책로·경관 조성 등의 키워드가 44건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CCTV 확충과 안심귀갓길·통학로 개선·골목길 정비 등 생활안전(40건), 체육시설·파크골프장·수영장 등 생활체육 인프라 확충(26건), 문화시설 조성(20건), 공영주차장 확충(19건), 행정복지센터·복합커뮤니티센터 건립(15건) 등이 뒤를 이었다.


SOC 분야에서는 도시철도 신설·연장 등 철도망 확충이 27건으로 가장 많았고, 도로 신설·확장과 교통망 개선(25건), 재개발·재건축 등 도시정비(17건), TK공항(대구경북 민·군통합공항) 건설을 연계한 K-2 부지·월배차량기지·대구교도소 등 각종 후적지 개발(14건), 역세권 개발(7건) 순으로 집계됐다.


경제 분야에서는 지역상권·골목상권·전통시장 활성화(37건)가 가장 많이 언급됐다. 이어 청년 창업 지원(19건), 일자리 창출(17건), AI·ABB·로봇·반도체 등 미래산업 육성(17건), 산업 및 기업 유치(15건), 관광산업 활성화(13건), 소상공인 지원(13건) 순이었다.


교육 분야에서는 돌봄·방과 후 학교·보육 지원(19건)이 가장 많았고 학교 신설과 교육환경 개선(16건), 청소년 시설 확충(11건), AI·디지털 교육(9건), 통학 안전 강화(8건), 장학·진학 지원(5건)이 뒤를 이었다.


복지 분야는 노인복지·경로당 현대화·노인일자리 등 노인 관련 공약(23건)이 가장 많았다. 이어 아이돌봄·출산·보육 지원(21건), 취약계층 맞춤형 복지(16건), 청년 지원(11건), 장애인 복지(6건), 공공의료 및 의료 인프라 확충(6건) 순으로 나타났다.


지역구 경북도의원 54명이 제시한 총 1천204건 공약을 기반으로 만든 이미지. 단어의 크기가 클수록 의원들이 많이 제시한 공약. <워드클라우드 제작>

지역구 경북도의원 54명이 제시한 총 1천204건 공약을 기반으로 만든 이미지. 단어의 크기가 클수록 의원들이 많이 제시한 공약. <워드클라우드 제작>

이에 비해 경북도의원의 공약은 SOC 320건(26.6%), 경제 304건(25.2%)으로 '인프라 구축'을 크게 중시했다. 이어 생활 259건(21.5%), 복지 187건(15.5%), 교육 134건(11.1%) 순으로 집계됐다.


SOC 분야에서는 도로 신설·확장·개량 관련 키워드가 84건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철도·역사·철도망 확충(40건), 주차장 조성(38건), 버스노선 개편을 비롯한 교통체계 개선(37건), 하천·배수 등 재해예방 인프라 구축(33건) 순이었다. 광역교통망 구축 등 다른 시군 간 연결성을 높이는 등 '하드웨어' 인프라 구축에 무게를 둔 점이 대구와 가장 큰 차이로 꼽혔다.


경제 분야에서는 농업·스마트농업·농가 지원 공약이 96건으로 압도적이었다. 이어 관광산업·관광벨트 조성(73건), 산업단지·기업 유치·첨단산업 육성(63건), 전통시장·골목상권 활성화(46건), 청년 일자리·창업(40건) 순으로 나타났다. 농업과 관광을 지역경제의 핵심 성장축으로 제시한 점이 특징이다.


생활 분야에서는 문화·관광시설 및 관광자원 조성(57건)이 가장 많았고 체육시설·파크골프 등 생활체육(51건), 공원·녹지·맨발길·산책로(42건), 주차장 확충(39건), 생활SOC 확충(36건)이 뒤를 이었다.


교육 분야는 학교 신설·이전 및 시설 개선(40건), AI·디지털 교육 확대(28건), 도서관·평생교육시설 확충(25건), 돌봄·방과 후학교(22건), 통학환경 개선(20건) 순이었다.


복지 분야에서는 노인복지·경로당·돌봄 공약(54건)이 가장 많았으며 의료·공공의료 확충(42건), 출산·보육·아이돌봄(36건), 청년 지원·정착(30건), 장애인 복지(22건)가 뒤를 이었다. 고령화와 지방소멸이라는 지역 특성이 공약에 그대로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한편, 핵심 키워드 분석은 AI를 활용해 공약을 유형별로 묶어 빈도를 집계한 것으로, 일부 중복 표현이나 해석, 분류 기준에 따라 세부 건수에는 소폭 차이가 있을 수 있다.


◆ 선수보다 지역 현안이 공약 좌우


대구와 경북 모두 선수(選數)에 따른 공약 수 차이는 크지 않았다. 대구시의원은 초선 20.9건, 재선 24.3건, 3선 20.2건으로 재선 의원 공약 수가 다소 많았다. 여성 의원 평균은 29.3건으로 남성 의원(20.2건)보다 많았지만, 지역구 여성 의원 수가 6명에 불과해 단순 비교에는 한계가 있었다. 공약을 가장 많이 제시한 의원은 박소영(동구2) 시의원으로 모두 56건이었으며, 이재숙(동구4) 시의원(34건), 박현규(북구2) 시의원(32건), 박종필(수성구4) 시의원(31건)이 뒤를 이었다. 박소영 시의원은 무투표 당선으로 인해 선거공보가 없어 별도 제출받은 자료를 바탕으로 집계했다.


경북도의원도 초선 평균 23.3건, 재선 21.9건, 3선 이상 19.9건으로 큰 차이가 없었다. 여성 의원 평균은 26.7건으로 남성 의원(21.2건)보다 많았지만, 역시 표본이 적어 일반화하기는 어려웠다. 공약 수는 우충무(영주1) 도의원이 48건으로 가장 많았고 김상백(포항1)·김재환(예천1) 도의원이 각각 46건, 윤기현(경산2) 도의원이 45건, 김정대(안동3) 도의원이 43건, 정한석(칠곡1) 도의원이 42건으로 뒤를 이었다.


◆ 눈길 끈 이색 공약


대구경북 광역의원들의 이색 공약. 자료=6·3 지방선거 선거공보 / 그래픽= AI 클로드 활용.

대구경북 광역의원들의 이색 공약. 자료=6·3 지방선거 선거공보 / 그래픽= AI 클로드 활용.

변화하는 사회 트렌드와 의원 개성이 반영된 이색 공약이 돋보였다. 김상백(포항1) 도의원은 홀몸 어르신을 위한 'AI 반려로봇' 보급을 공약했고, 최태림(의성1) 도의원은 24시간 AI 부모님 지킴이 시스템 등을 도입하는 'AI 안심복지 특구' 조성을 내걸었다. 배창규(달성3) 시의원은 AI 기반 맞춤형 진학 플랫폼 구축을, 김정대(안동3) 도의원은 민원 처리 과정을 문자로 알려주는 '정치 AS 시스템'과 365민원 무한책임제 도입을 약속했다. '쌍둥이 아빠' 김태우(수성구5) 시의원은 공공산후조리원 건립과 산후조리원 이용료 지원, 난임부부 시술비 지원 확대 등 맞춤형 공약을 제시했다.


지역 특색을 살린 공약도 적지 않았다. 박창석(군위) 시의원은 '삼국유사 애니메이션 국제영화제' 개최를, 송병길(상주1) 도의원은 훈민정음 해례본 상주본 찾기와 훈민정음 박물관·집현전 재현을 통한 '훈민정음 도시' 조성을 공약했다. 최병근(김천1) 도의원은 백두대간을 활용한 산림치유·워케이션 등 체류형 웰니스 산림경제 육성에 공을 들였다.


생활 밀착형 공약도 눈에 띄었다. 이영애(달서1) 시의원은 산업단지 근로자를 위한 공공 작업복 세탁소 설치를, 오명환(달서3) 시의원은 시민이 직접 참여하는 '내 나무 심기' 녹색벨트 조성을 제시했다. 박채아(경산4) 도의원은 공공형 키즈카페와 24시간 돌봄센터 설치를, 도희재(성주) 도의원은 참외 중심 농업에서 벗어나기 위한 농업 다각화 기반 마련을 공약했다.


◆ 공약 실현가능성이 있을까


일부 공약은 시작도 하기 전에 추진 동력을 잃게 됐다. 수성알파시티에 SK AI 데이터센터를 유치하겠다는 공약은 기업의 투자 계획 철회로 사실상 무산됐다.


다수 공약의 실현 가능성도 문제가 있었다. 특히 경북도의원 공약의 다수를 차지하는 도로·철도 신설 등 대규모 SOC 사업은 막대한 국비와 지방비 매칭, 예비타당성조사 등이 필수적이다. 국가데이터포털에 따르면, 지난해 대구의 재정자립도는 41.9%(전국 평균 43.2%)로 2014년 이후 최저치로 내려갔고, 경북은 24.3%로 전국 최저치였다. 의원 개인의 입법 역량만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선언적 공약'이 남발됐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김상미 지방의회발전연구원장은 "지킬 수 있는 공약을 내는 것이 중요하지만, 현실적으로 지방의원들은 정당 공천을 받아서 나오는 경우가 많아서 국회의원 공약과 유사해지는 경우도 있다. 또 해당 정당이 어떤 지역 정책을 표방하느냐에 따라 지방의원이 실천하는 사례가 많다"고 짚었다. 이어 "지역 현실을 잘 알고, 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사람이 지방선거에 진출해 지방의원으로 당선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다만, 지방의원 개인의 권한으로 해낼 수 없는 것이라도 '건의하고 노력하겠다'는 것은 하나의 공약이 될 수 있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 강금수 대구참여연대 사무처장은 "TK공항이나 행정통합 추진의 경우, (지방의원을 넘어) 시장 권한만으로도 해낼 순 없는 것"이라며 "그렇지만 '추진하겠다'는 공약을 낼 순 있다"고 말했다. 이어 "너무 허무맹랑하고 과한 공약은 '헛공약'이라고 평가할 수 있겠지만, 시·도 차원에서 꼭 필요한 것까지 헛공약이라 보긴 어렵다"고 평가했다.


※ 민선 9기 대구경북 지방의원들의 공약은 영남일보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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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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