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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천경마공원 9월 개장 앞두고 ‘말 없는 경마장’ 우려

2026-07-07 20:51

PK 갈등에 발 묶이고 ‘호남 쏠림’에 기 꺾인 영천경마공원

지난달 20일 렛츠런파크 영천(영천경마공원)에서 경주마가 예시장 트랙을 도는 현지 적응 훈련을 하고 있다. <렛츠런파크 영천 제공>

지난달 20일 렛츠런파크 영천(영천경마공원)에서 경주마가 예시장 트랙을 도는 현지 적응 훈련을 하고 있다. <렛츠런파크 영천 제공>

경북 영천시의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기대를 모았던 '렛츠런파크 영천(영천경마공원)'이 정식 개장을 불과 두 달 앞두고 '말(馬) 없는 경마장'으로 전락할 위기에 처했다. 한국마사회와 부산경남마주협회(이하 부경마주협회) 간의 '권역형 순회경마' 도입 협상이 전면 중단되면서 오는 9월13일로 예정된 정식 개장에 급브레이크가 걸린 탓이다. 양측이 합의하지 못하면 개장하고도 경주를 치르지 못하는 초유의 파행이 불가피해 보인다.


영천시 금호읍·청통면 일대에 조성 중인 렛츠런파크 영천은 현재 1단계 공사를 마무리 중이다. 오는 18일과 25일 두 차례의 모의 경주를 거쳐 9월 정식 개장할 예정이다. 하지만 경주마를 구하지 못해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이 같은 사태를 부른 가장 큰 쟁점은 '경주마 수급 방식'이다. 한국마사회는 렛츠런파크 영천에 자체 경주마 기반이 없는 만큼 경기 당일 렛츠런파크 부산경남 소속 경주마를 영천으로 이동시켜 경기를 치르는 '권역형 순회경마' 방식을 추진하고 있다.


이 방식이 도입되면 경기일마다 100여 마리의 경주마와 이를 관리·운용할 기수, 조교사, 마주, 수의사 등 200여 명의 인력이 대형 트럭을 타고 부산·경남과 영천을 왕복해야 한다. 이에 대해 부경마주협회는 장거리 이동에 따른 경주마의 스트레스, 컨디션 저하, 부상 위험을 이유로 반대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마주(馬主) 상금과 직결되는 민감한 사안임에도 마사회가 이해 당사자들과의 사전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정책을 밀어붙였다는 입장이다.


지난달 20일 렛츠런파크 영천(영천경마공원)에서 현지 적극 훈력에 참여하는 경주마가 마필관리사의 안내를 받으며 마필 전용 차량에서 내려오고 있다. 이날 영천에 도착한 경주마들은 개장을 앞둔 렛츠런파크 영천의 새로운 주로와 환경에 적응하기 위한 본격적인 훈련에 돌입했다.<렛츠런파크 영천 제공>

지난달 20일 렛츠런파크 영천(영천경마공원)에서 현지 적극 훈력에 참여하는 경주마가 마필관리사의 안내를 받으며 마필 전용 차량에서 내려오고 있다. 이날 영천에 도착한 경주마들은 개장을 앞둔 렛츠런파크 영천의 새로운 주로와 환경에 적응하기 위한 본격적인 훈련에 돌입했다.<렛츠런파크 영천 제공>

신우철 부경마주협회장은 "최근 이사회에서 영천경마공원 참여 거부를 결의했고, 마사회와의 협상도 전면 중단된 상태"라며 "마사회가 독단적인 행정을 포기하고 마음을 비우지 않는다면 영천경마공원의 정상 운영은 불가능할 것"이라고 했다.


영천시가 당초 기대했던 경제적 파급 효과 역시 신기루에 그칠 우려를 낳고 있다. 당초 수천 명의 일자리가 생길 것이란 기대와 달리 최근 마사회시설관리가 채용한 렛츠런파크 영천의 신규 인력은 기술·보안·조경 등 기반 시설 유지를 위한 필수 인력 42명과 경마지원직 100여 명 등 총 140여 명에 그쳤다. 현재 렛츠런파크 영천에 근무하는 인력 전체를 합쳐도 마사회 소속 31명과 자회사 270명 등 300여 명 수준에 불과하다.


세수도 논란이다. 경북도와 영천시는 사업 유치를 위해 '30년간 레저세 50% 감면'을 전제로 내걸었기 때문에 개장 후 영천시가 얻을 실질적인 세수 증대 효과는 미미하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부산·경남 지역에서는 렛츠런파크 영천 개장에 따른 경마 횟수 조정과 경주마 이동으로 인해 연간 200억~300억원 규모의 레저세 감소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마사회의 무리한 행정이 고용 효과는커녕 지역 간 세수 갈등만 부추긴 셈이다.


사태가 악화하자 지자체도 대응에 나섰다. 김병삼 영천시장은 마사회의 '권역형 순회경마' 방식에 문제를 제기하며 "당초 계획대로 영천에서 직접 경주마를 수용하고 관리하는 방식이 도입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시장은 빠른 시일 내 마사회를 직접 방문해 현안 해결을 위한 협의에 나설 계획이다. 경마 전문가들은 마사회, 영천시, 경북도, 부산시·경남도, 마주협회 등이 모두 참여하는 '다자간 상설 협의체'를 구성하고 문제 해결 방안을 논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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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정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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