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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의 길] 자기결정성, 나로서 살아가는 힘

2026-07-10 06:00
김성희 새마을문고 대구서구지부 회장

김성희 새마을문고 대구서구지부 회장

일을 하다 보면 가끔 이런 생각이 든다. 나는 지금 내가 선택한 일을 하고 있는가, 아니면 해야 하니까 하고 있는가.


봉사단체의 행사 준비를 하고, 사람을 만나고, 밀린 일을 하나씩 처리하다 보면 하루는 금세 지나간다. 겉으로 보기에는 바쁘고 성실한 하루다. 그런데 마음 한편이 허전할 때가 가끔 있다. 열심히 살고 있는데도 이상하게 내가 내 삶의 운전대를 잠시 놓친 것 같은 순간이다.


김은주 교수의 '자기결정성, 나로서 살아가는 힘'은 그런 마음이 들었을 때 조용히 곁에 와준 책이었다. 사람을 움직이는 힘은 과연 통제일까, 아니면 자율성일까. 이 책은 자기결정성 이론을 바탕으로 행복의 조건을 자율성, 유능성, 관계성에서 찾는다. 그중에서도 자율성은 인간의 내재적 동기를 깨우는 가장 근본적인 힘이다. 남의 기대나 기준에 떠밀려 움직이는 삶은 오래 지속되기 어렵다. 반대로 스스로 선택했다고 느끼는 순간, 사람은 같은 일 앞에서도 전혀 다른 힘을 낸다.


자율성은 마음대로 하겠다는 뜻이 아니다. 내 마음이 동의하는 방향을 알고, 그 선택에 책임을 지는 태도다. 통제는 사람을 잠시 움직일 수 있지만, 깊은 동기를 만들지는 못한다. 강요받은 일은 쉽게 지치지만, 스스로 의미를 발견한 일은 사람 안에서 다시 불씨가 된다. 그래서 자율성은 방임이 아니라 믿음에 가깝다. 사람 안에 이미 자라날 힘이 있다고 보는 시선이다.


유능성은 그 힘을 현실로 옮기게 한다. 작은 일을 해내고, 실패 속에서도 다시 시도하며, '나도 할 수 있다'는 감각을 얻을 때 삶은 조금씩 앞으로 나아간다. 관계성도 빼놓을 수 없다. 나를 평가하기보다 지지해주는 사람, 내 선택을 존중해주는 사람이 있을 때 우리는 더 단단히 자신으로 설 수 있다.


카페를 운영하다 보면 매일 다른 표정의 손님을 만난다. 그럴 때마다 '오늘도 잠시 쉬어가세요'라는 마음으로 커피 한 잔을 건넨다. 누군가에게 필요한 것은 정답보다, 자신을 회복할 작은 여유일 때가 많다.


그 생각은 자연스럽게 내가 손님에게 건네는 말과 주변 사람을 대하는 태도로 이어졌다. 누군가를 돕는다는 마음으로 건넨 말이 때로는 격려가 아니라 통제에 가까웠던 것은 아닌지 돌아보게 된다. 나로서 살아간다는 것은 혼자만의 자유가 아니다. 내 삶의 중심을 바로 세우되, 다른 사람도 그 자신으로 설 수 있도록 자리를 내어주는 일이다. 사람은 지시받을 때보다 존중받을 때 더 깊이 움직인다. 그때 비로소 삶은 자기의 길을 찾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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