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 유입 완전히 끊긴 지방 소아 의료… 5~10년 뒤 ‘도미노 붕괴’ 경고
경북은 2030 의사 겨우 8명 뿐… 휴업, 폐업, 전직 사례도 적잖아
게티이미지뱅크.
대구지역 소아청소년과 전문의 10명 중 6명은 50대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소아과 기피 현상과 수도권 쏠림이 맞물리면서 지역 소아 진료인력의 고령화가 심화되고 있는 것이다.
12일 국회 김선민 의원(조국혁신당)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받은 자료를 보면 지난 4월말 기준, 대구지역 병·의원 등 전국 요양기관의 소아청소년과 전문의는 361명이다.
연령대별로는 40세 이상~50세 미만이 102명(28.3%)으로 가장 많았다. 50세 이상~60세 미만(97명·26.9%), 60세 이상~70세 미만(77명·21.3%)이 뒤를 이었다. 70세 이상도 32명(10.2%)이나 됐다. 50세 이상 전문의가 총 211명으로 전체의 58.4%를 차지했다.
반면, 20~30대 전문의는 고작 48명(13.3%)에 불과했다. 특히 20대 전문의는 0명이다. 신규 전문의 유입이 원천적으로 단절된 대구 소아 의료의 현주소를 그대로 보여줬다.
경북 상황은 더 심각했다. 전문의 188명 중 무려 126명(67%)이 50대 이상이었고, 20~30대 전문의는 8명(4.3%)밖에 없었다.
대구지역 소아청소년과 전문의 연령별 현황. 건강보험심사평가원(김민선 의원실) 자료를 기반으로 AI 클로드 제작
지역별로 봐도, 비수도권의 소아청소년과 전문의의 '고령화'가 뚜렷하다. 30∼40대 전문의(서울·경기는 20대 포함)가 절반을 넘는 곳은 신도시인 세종(74.3%)과 서울(54.5%)뿐이었다. 세종시를 제외한 비수도권에는 50대 이상 소아청소년과 전문의 비중이 평균 61.9%에 이른다. 전남(70.5%)은 50대 이상 전문의 비율이 전국에서 가장 높았다. 이어 제주(68.6%)·경북(67.0%)·전북(64.2%)·충북(64.0%) 등 주로 도(道)단위 지역이 전국 평균을 웃돌았다.
소아과 전문의 고령화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의료계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 소아청소년과 전공의 모집 충원율은 13.4%에 불과했다. 불과 5~6년 전엔 대구지역 대학병원급 5개 병원의 소아과 레지던트는 20명 안팎을 유지했다. 하지만 △소송 리스크 △낮은 진료수가 △저출생 등으로 의대생들이 소아과를 기피, 신규 공급 라인 자체가 끊겼다. 소아과 진료진의 대(代)가 끊기면서 기존 전문의들의 고령화가 심화되는 형국이다.
이 상태가 지속되면 수년 내에 은퇴 인력이 속출하면서 지역 소아 진료 체계가 '도미노 붕괴'를 맞이할 수 있다. 이미 전북권 등 일부 비수도권에선 신생아중환자실(NICU) 전담 전문의가 부족해 고위험 신생아 진료에 차질을 빚고 있다. 이른바 '재난'에 가까운 상황이 나타날 수 있다.
보건복지부가 소아중환자실 처치나 신생아중환자실 입원료 수가를 가산하는 등 임시방편을 내놨지만 현장에선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니라고 여긴다.
대구가톨릭대병원 정지은 교수(소아청소년과)는 "대구지역 병원에서 신규 소아과 레지던트 충족률이 바닥으로 떨어진 건 5~6년쯤 됐다. 최근엔 소아과 전문의들이 폐업, 휴업은 물론, 타 진료과로 전직하는 사례가 적잖다"며 "진료수가를 현실화하는 것은 물론, 소아과 의사들이 진상 환자의 소송 분쟁에 휘말려 진료를 놓는 상황이 생기지 않도록 최소한의 법적 장치를 만들어줘야 한다. 당장 몇 년 뒤 지역의 50~60대 전문의들이 은퇴하면 병원에 가도 제대로 된 진료를 받을 수 없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효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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