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도비 공모사업이 끝난 뒤 운영비와 유지관리비를 기초자치단체에 떠넘기는 구조가 일선 지자체의 재정 악화를 부추기고 있다. 재정자립도가 11%대에 불과한 성주군의 사례는 전국 농촌 기초지자체가 겪는 구조적 딜레마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공모 단계에서부터 기초지자체가 직접 부담해야 하는 실질 매칭 비율이 10%에서 많게는 40% 이상이다. 더 큰 부담은 준공 이후다. 개관 후 방문객 유입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서 매년 수억 원에서 수십억 원에 달하는 운영 적자를 떠안는다. 번듯한 대형 건물이 들어설 때마다 경직성 경비가 불어나고, 지역 현안에 자율적으로 투입할 수 있는 재원은 줄어든다.
자체 재원이 부족한 농촌 지자체는 지역 현안을 해결하기 위해 중앙정부 공모사업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여기에 국비 확보액과 인프라 구축을 단체장의 성과로 평가하는 행정 풍토는 무리한 사업 참여를 부추긴다. 우선 건축비만 지원한 뒤 운영 책임을 기초지자체에 떠넘기는 중앙정부와 광역지자체의 사업 설계 방식부터 바뀌어야 한다. 중앙정부는 지방비 매칭을 강요하는 관행을 지양하는 한편 국가 정책에 따라 설치한 시설이거나 자체 수익으로 운영이 어려운 공익시설에는 일정 기간 국·도비 운영비를 지원해야 한다.
인프라 구축 위주의 공모를 대폭 줄이고, 기존 공공시설을 활용하도록 유도하는 방향으로 공모 패러다임을 전환할 필요도 있다. 공모 심사 때 기존 공모사업의 운영실적을 반영해 지자체의 무분별한 공모사업 참여를 제한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기초지자체도 '우선 국비부터 확보하고 보자'는 식의 태도에서 벗어나, 사업의 필요성과 지속가능성, 장기 재정부담을 따져 감당할 수 있는 사업에만 참여해야 한다.
논설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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