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부, 중환자실 800억 보상 체계 신설
중증·소아 환자 많이 받으면 보상금도 높아
2024년 말 시동 건 ‘구조 전환’ 현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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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증 환자를 많이 받아 치료해야만 정부 지원을 받을 수 있는 시대가 열렸다. 2024년 시동을 건 상급종합병원 구조 전환 정책이 현실화되면서 대형병원의 '덩치 키우기' 경쟁이 서서히 막을 내리고 있다.
22일 보건복지부는 800억원 규모의 '중환자실 부하지수' 보상 체계를 신설하고, 상급종합병원 구조전환 지원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에 따라 앞으로 대형병원들은 중환자실에 입원한 환자 진료량을 계산할 때 중증 환자 진료량과 18세 미만의 소아 환자 비율에 가중치를 둬 산출해야 한다. 상대적으로 더 많은 자원이 투입되는 중증 환자와 소아 중환자 진료량이 많으면 지수가 높아진다. 이 지수를 토대로 각 병원들은 지원금을 차등지급(A~D등급)받게 된다.
그간 대형병원들이 중환자실 전담 전문의나 간호사 수 등 외형적 인프라 기준만 충족하면 수가를 지급해왔다. 이에 이들 병원들은 명문 의료기관이라는 타이틀·대규모 병상·최첨단 장비를 앞세워 경증·외래 환자까지 대거 쓸어 담는 '세 확장'에 몰두했다. 이 때문에 정작 생명이 위독한 최중증 환자가 병상을 못 찾아 여러 병원을 전전하는 '응급실 핑퐁' 사태가 끊이지 않았다. 하지만 앞으론 환자의 실제 중증도와 투입된 의료 자원 소모량, 현장 의료진 업무 부하 상황을 정밀 산정해 고난도 중환자 진료 실적이 많을수록 보상을 대폭 확대해주는 구조로 바뀐다.
이에 따라 복지부는 2024년 말, 상급종합병원의 일반 병상을 5~15% 감축하도록 강제하고, 전체 진료 중 중증 환자 비중을 70%까지 의무적으로 끌어올리는 강력한 체질 개선에 나섰다. 지정 평가 및 의료질평가 기준도 '의사 수, 장비 수' 위주의 구조 지표를 대폭 줄이고, '24시간 중증응급 수술 건수'와 '지역 병·의원 회송 실적' 등 실제 진료 행위 중심으로 재편했다.
지역 한 대학병원 홍보팀은 "최근 대구 권역응급의료센터 재지정에서 기존 영남대병원이 떨어져 지역 의료계가 큰 충격을 받았다"며 "앞으로는 정부가 제시한 평가 지표에 얼마나 잘 맞추느냐에 따라 병원 운명이 좌우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일선 의료 현장에선 묵묵히 중환자실과 응급실을 지켜온 의료진의 노고가 수치로 입증되고, 보상까지 받게 됐다는 점에서 일단 반기는 분위기다. 다만, 일각에선 상대적으로 중증도가 낮은 중환자가 사각지대에 몰릴 수 있고, 산정에 유리한 질환군 위주로 환자를 골라 받는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송정흡 전 경북대병원 예방의학과 교수는 "대학병원이 중증 환자를 책임지도록 하기 위해 평가지표 패러다임이 정량에서 정성으로 전환된 것"이라면서도 "이 정책이 안착되려면 평가와 보상이 왜곡되지 않아야 하며, 이를 위해 정밀한 사후 검증장치가 병행돼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효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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