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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LK&TALK] “동요학원 취미서 세계 무대로”…‘제2회 조수미 국제 성악 콩쿠르’ 한국인 첫 준우승자 유승호

2026-07-22 18:06

■ ‘제2회 조수미 국제 성악 콩쿠르’ 2위 수상 유승호 인터뷰
한국인 최초로 준우승 수상 대구 출신 베이스
고등학생 때 취미로 시작한 성악에 매력 느껴
바리톤 제상철 만나 경북예고 편입해 꿈 키워
수석으로 졸업 후 서울대 재학 중 콩쿠르 참가

제2회 조수미 국제 성악 콩쿠르에서 2위를 수상한 한국인 베이스 유승호(25·사진)씨는 수상 직후 소프라노 조수미의 조언을 통해 항상 겸손한 자세로 배우고 꾸준히 성장하는 성악가가 돼야겠다고 다짐했다고 전했다.

'제2회 조수미 국제 성악 콩쿠르'에서 2위를 수상한 한국인 베이스 유승호(25·사진)씨는 수상 직후 소프라노 조수미의 조언을 통해 "항상 겸손한 자세로 배우고 꾸준히 성장하는 성악가가 돼야겠다고 다짐했다"고 전했다.

세계적인 소프라노 조수미의 이름을 건 국제 콩쿠르가 올해로 2회째를 맞았다. 2024년 처음 시작된 이 대회는 2년에 한 번 열리는 성악 경연대회로, 이번에는 규모가 더 커져 전 세계 55개국에서 500여 명이 몰렸다. 지난 5~11일 프랑스 루아르 지방의 샤토 드 라 페르테 앵보 성에서 열린 이 대회에서 한국인으로는 최초로 준우승자가 탄생했다.


그 주인공은 경북예고를 수석으로 졸업한 대구 출신의 베이스 유승호(25)씨. 현재 서울대 성악과 4학년에 재학 중인 그에게는 이번이 첫 국제 콩쿠르였다. 수상의 여운이 가시기 전, 지난 14일 입국한 그에게 이번 대회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지난 10일(현지시각) 수상 직후 베이스 유승호(왼쪽)씨가 소프라노 조수미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본인 제공>

지난 10일(현지시각) 수상 직후 베이스 유승호(왼쪽)씨가 소프라노 조수미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본인 제공>

"수상 직후 조수미 선생님께서는 '너무 잘했다'고 말씀해 주셨어요. 세계적인 성악가이신 선생님께 그런 말을 직접 들었다는 것 자체가 저에게는 큰 의미였고, 격려가 되었습니다."


유씨가 수상 직후 가슴에 깊이 새긴 소프라노 조수미의 조언은 두 가지다. '너무 조급하게 결과에 집중하기보다는 음악을 차근차근 이어나가야 한다'는 것과 '성악가는 긴 시간 동안 꾸준히 성장해 나가는 과정이 중요하다'는 것. 그는 "더 큰 결과만 바라보기보다는 항상 겸손한 자세로 배우고 꾸준히 성장하는 성악가가 돼야겠다고 다짐했다"고 전했다.


처음부터 성악가를 꿈꾼 건 아니었다. 인문계 고등학교에 재학 중이던 유씨는 취미로 성악을 배우고자 동네의 한 동요학원을 찾았다. 그곳에서 그의 재능을 알아본 한 은사의 권유로 바리톤 제상철을 만나며 본격적으로 성악의 길을 걷게 됐다. 그는 "점차 성악의 매력에 빠져 경북예고로 편입하게 됐고, 실력 있는 선생님들과 같은 꿈을 가진 친구들을 만나 성악가를 향한 목표가 확고해졌다"고 말했다.


대회 기간 본선 진출자들과 서로 조언·응원도

파이널 곡 프랑스어로 불러 현지 관객과 소통

첫 국제 대회서 쾌거 "오랜 기간 무대 서고 파"

그렇게 참여하게 된 '조수미 국제 성악 콩쿠르'는 국내 여느 콩쿠르와는 분위기가 많이 달랐다. 대회가 진행되는 일주일간 성 주변 저택에서 본선 진출자들이 함께 생활하기 때문이다. 그는 "대부분 대회에서는 다른 참가자들과 교류할 기회가 거의 없는데, 이번 콩쿠르에서는 경쟁자지만 친구로서도 가까이 지낼 수 있었다"면서 "국제 무대에서 활약 중인 선배들로부터 조언과 응원을 주고받기도 했고, 콩쿠르가 끝난 지금도 서로 연락을 주고받으며 지낸다"고 전했다.


수상을 실감한 건 한국에 돌아와서였다. 유씨는 "그동안 크고 작은 무대에 많이 서봤지만, 이번 경연 무대에서 처음으로 표현하고자 했던 감정이 관객들에게 그대로 전달돼 음악으로 하나가 되는 경험을 했다"고 회상했다.


유씨가 음악을 통해 추구하는 것은 서로의 감정이 연결되고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게 하는 경험이다. 그가 파이널 곡인 베르디의 오페라 '돈 카를로' 중 'Elle ne m'aime pas'를 원어인 프랑스어로 부른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프랑스에서 열린 콩쿠르인 만큼, 현지 관객들과 음악으로 직접 소통하면서 감정이 자연스럽게 전달되기를 바랐기 때문이다. 이러한 선택이 좋은 결과를 불러왔다는 것이 그의 판단이다.


지난 5~11일(현지시각) 제2회 조수미 국제 성악 콩쿠르가 열린 프랑스 루아르 지방의 샤토 드 라 페르테 앵보 성의 전경. 본선 진출자들은 이곳 주변에서 함께 생활했다. <조수미 국제 성악 콩쿠르 홈페이지>

지난 5~11일(현지시각) '제2회 조수미 국제 성악 콩쿠르'가 열린 프랑스 루아르 지방의 샤토 드 라 페르테 앵보 성의 전경. 본선 진출자들은 이곳 주변에서 함께 생활했다. <조수미 국제 성악 콩쿠르 홈페이지>

이제 막 한 계단을 올라선 그의 시선은 세계 무대로 향하고 있다. 앞으로 여러 국제 콩쿠르에 도전하는 것은 물론, 라 스칼라와 같은 세계적인 극장의 무대에도 서고 싶다. 또 베르디의 사극 오페라 '아틸라'의 '아틸라'처럼 꼭 하고 싶은 작품과 역할도 있다.


이렇듯 무궁무진한 꿈을 꾸고 있는 이 젊은 성악가에게 현 시점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의 속도를 믿고 꾸준히 나아가는 힘'이다. 오랜 기간 무대에 서며 관객들과 진실되게 소통하는 성악가가 되는 것이 그의 목표다.


그는 "성악은 단기간에 완성되지 않고, 사람마다 목소리가 성장하는 시기와 추구하는 음악적 방향이 다르기 때문에 비교하지 않고 조급해지지 않는 자세가 필요한 것 같다"며 "과정 안에서 끊임없이 배우고 저만의 음악을 찾아가면서 초심을 잃지 않고 동료들과 함께 성장해 나가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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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수민

공연장 지박령. 지역의 문화·예술 이야기를 구석구석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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