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닫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네이버
    밴드
  • 네이버
    블로그

https://m.yeongnam.com/view.php?key=20260723022087798

[단독] 7년째 창고에 잠든 우편수취함…6천500만원 주민편의사업, 아무도 몰랐다

2026-07-23 14:38

2019년 설치사업 뒤 수백 개 미배부…기자 취재 과정서 담당부서도 뒤늦게 확인
“담당자 바뀌며 관리 끊겼다” 해명…울릉군 “전수조사 후 필요한 주민에게 배부”

울릉군 특산물체험유통타운  전경. <홍준기 기자>

울릉군 '특산물체험유통타운' 전경. <홍준기 기자>

주민 편의를 위해 제작한 우편수취함 수백 개가 사업이 끝난 지 7년 가까이 창고에 방치된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 더욱이 담당 부서조차 잔여 물량의 존재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던 것으로 드러나 경북 울릉군의 사후 관리 실태에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22일 영남일보 취재 결과 울릉군 '특산물체험유통타운' 1층 창고에는 포장도 뜯지 않은 우편수취함 수백 개가 박스째 쌓여 있었다. 일부는 상자가 찌그러지거나 개봉된 상태였고, 장기간 보관된 흔적도 곳곳에서 확인됐다. 주민들에게 설치됐어야 할 시설물이 창고 한편에 그대로 남아 있었던 것이다.


확인된 사업계획서에 따르면 해당 사업은 '노후 우편함 및 미설치 가구 우편수취함 보급사업'으로, 지난 2019년 2월부터 8월까지 추진됐다. 사업 내용에는 대상 가구 현황조사와 우편수취함 제작·설치, 설치 완료 확인까지 포함됐으며 총사업비는 6천500만원이 투입됐다.


울릉군 특산물체험유통타운 1층 창고에 포장도 뜯지 않은 우편수취함 수백 개가 박스째 쌓여 있다. <홍준기 기자>

울릉군 '특산물체험유통타운' 1층 창고에 포장도 뜯지 않은 우편수취함 수백 개가 박스째 쌓여 있다. <홍준기 기자>

그러나 취재 결과 실제 우편수취함 제작에는 약 6천만원이 집행됐고, 설치를 마친 뒤에도 수백 개가 남아 지금까지 창고에 보관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제작비만 따져도 수천만원 상당의 물품이 활용되지 못한 채 사실상 방치된 셈이다.


더 큰 문제는 행정 내부에서도 이 같은 사실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취재가 시작되자 울릉군은 뒤늦게 창고를 확인했고, 그제야 잔여 우편수취함이 보관돼 있다는 사실을 파악한 것으로 전해졌다.


우편수취함은 우편물 분실을 줄이고 우편서비스 이용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제작된 주민 편의시설이다. 하지만 사업 종료 이후 남은 물량이 제대로 관리되지 않으면서 당초 사업 목적도 사실상 달성되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역 주민들은 "필요한 가구가 있었다면 추가 설치를 했어야 했고, 남는 물량이 있었다면 다른 용도를 찾거나 관리했어야 하는 것 아니냐"며 "수년 동안 아무도 존재를 몰랐다는 것 자체가 이해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울릉군 경제교통정책실 경제투자팀장은 "현재 남아 있는 우편수취함의 정확한 수량부터 확인한 뒤 필요한 주민들에게 배부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며 "담당자가 여러 차례 바뀌는 과정에서 잔여 물량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번 사례는 단순히 우편수취함 몇 개가 남아 있었다는 문제가 아니다. 주민 편의를 위해 예산을 투입해 제작한 시설물이 수년간 활용되지 못했고, 담당 부서조차 그 존재를 인지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사업 종료 이후 공공자산 관리 체계가 제대로 작동했는지 점검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기자 이미지

홍준기

발로 뛰는 현장 취재와 심층 기획으로 울릉도와 독도의 가치를 기록하겠습니다.
기사 전체보기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관련기사

사회 인기기사

영남일보TV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