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닫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네이버
    밴드
  • 네이버
    블로그

https://m.yeongnam.com/view.php?key=20260723027537854

[경산 아파트 관리실 방화 현장 가보니] “선거에서 떨어진 뒤부터”…폭발음 세 번 뒤 주민들 소화기·수건 들고 진화

2026-07-23 13:20

23일 오전 경산 아파트 관리사무소서 방화 폭발…8명 중경상
주민들 “방화 용의자, 이전부터 소란 피워 경찰 자주 출동했다”

23일 오전 8시 29분께 경북 경산시 사동 한 아파트에 방화로 인한 폭발 추정 사고 현장. 주민 등 8명이 화상을 입었으며 3명은 전신 중증 화상을 입어 위중한 상태이다. 
이윤호기자 yoonhohi@yeongnam.com

23일 오전 8시 29분께 경북 경산시 사동 한 아파트에 방화로 인한 폭발 추정 사고 현장. 주민 등 8명이 화상을 입었으며 3명은 전신 중증 화상을 입어 위중한 상태이다. 이윤호기자 yoonhohi@yeongnam.com

"관리사무소로 걸어가는데 갑자기 사람 한 명이 불이 붙은 채 튀어나왔고, 안에서 폭발음이 펑, 펑, 펑 3번 연달아 들렸습니다."


23일 오전 8시 29분쯤 경북 경산시 사동 한 아파트에서 발생한 방화 사건으로 전신 화상을 입어 생명이 위태로운 A(56·여)씨의 남편 김모(68)씨는 불이 나는 모습을 눈앞에서 목격했다. 아침식사를 앞두고 잠시 관리사무소에 다녀온다던 아내가 돌아오지 않자 찾으러 나간 길이었다.


김씨는 "오전 7시쯤 쓰레기를 버리러 나갔다가 관리사무소에서 경비와 커피를 마셨다. 간밤에 단지 내 CCTV 연결선이 모두 손상돼 경찰에 신고할지 잠시 대화를 나눈 뒤 집에 돌아가 아내에게 알려줬다. 아내도 전날 오후 8시 40분쯤 CCTV가 꺼진 것을 봤다면서 관리사무소에 가보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불 지른 놈(방화 용의자)이 가장 먼저 몸에 불이 붙은 채 뛰어나와 도망쳤고, 다른 사람들은 화장실에서 불을 끄고 있었다"며 "아내가 보이질 않아 관리사무소 안으로 들어갔더니 쓰러진 채 온몸에 불이 나 있어 무작정 끄집어냈다. 근처 병원으로 이송했는데, 생명이 위독해 수도권 병원으로 옮기고 있다"고 다급했던 상황을 설명했다.


또 다른 주민은 "펑 하는 소리에 놀라 나와보니 여성들이 비명을 지르고, 살려달라는 소리가 들렸다. 몸에 불이 붙은 사람들이 있어서 주민들이 손으로, 수건으로 급하게 불을 껐다. 한 청년이 쫓아나와 소화기를 들고 불을 끄기도 했다"고 당시 급박한 상황을 설명했다.


23일 오전 8시 29분께 경북 경산시 사동 한 아파트에 방화로 인한 폭발 추정 사고 현장을 경찰과 소방당국이 화재감식을 위해 이동하고 있다. 주민 등 8명이 화상을 입었으며 3명은 전신 중증 화상을 입어 위중한 상태이다. 
이윤호기자 yoonhohi@yeongnam.com

23일 오전 8시 29분께 경북 경산시 사동 한 아파트에 방화로 인한 폭발 추정 사고 현장을 경찰과 소방당국이 화재감식을 위해 이동하고 있다. 주민 등 8명이 화상을 입었으며 3명은 전신 중증 화상을 입어 위중한 상태이다. 이윤호기자 yoonhohi@yeongnam.com

이날 발생한 사고로 다친 사람은 방화 용의자 B씨(70대)를 포함해 모두 8명(남 2명·여 6명). 부상자 가운데는 관리실과 붙어 있는 경로당에 모여 있던 어르신 5명이 포함됐다. 현재까지 사망자는 없으나, A씨와 B씨를 포함해 3명이 중상을 입은 상태다. 방화 용의자는 범행 직후 자신의 집에서 흉기를 들고 다시 현장 주변을 찾았고, 현장에 출동한 경찰에 제압된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과 경산시 등은 아파트 관리사무소에 여러 명이 모인 자리에서 폭발과 화재가 일어난 것으로 보고 있다. 주민들 증언에 따르면, 사고 당시 이들은 전날 발생한 CCTV 훼손을 어떻게 처리할지를 두고 논의 중이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주민들은 이구동성으로 이번 사태가 발생하기 전 '께름칙한 조짐'이 반복됐다고 증언했다. 정규삼(54)씨는 "두어달 전부터 단지가 자주 소란스러웠다. 그 사람(방화 용의자)이 최근에 흉기를 들고 돌아다니기도 해서 경찰이 출동하기도 했다. 주민들이 위험 인물이니 조치를 취해달라 요청했지만, 아무것도 하지 않아 이 사달이 난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다른 주민은 "입주자대표회의 운영 때문에 일어난 일"이라며 "불을 지른 그 사람은 전직 감사였는데, 최근 있었던 주민대표 선거에 출마했다가 떨어졌다. 그 뒤로 아파트가 자주 소란스러웠고, 경찰이 오는 일도 잦았다"고 말했다.


경찰은 범행 직후 현장에서 붙잡은 용의자를 현주건조물방화 혐의로 입건했다. 용의자도 범행 과정에서 화상을 입어 치료가 끝나는 대로 조사할 계획이다. 경찰은 용의자의 최근 행적과 범행 전후 행동 등으로 미뤄 그가 아파트 관리사무소 등과 갈등을 빚으면서 불만을 쌓았고, 이날 범행도 이와 연관됐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기자 이미지

최시웅

현장의 질문을 끝까지 따라가겠습니다.
기사 전체보기
기자 이미지

구경모(대구)

대구 서구와 북구를 맡고있습니다.
기사 전체보기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사회 인기기사

영남일보TV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