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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 속 8천 보 걷는 ‘대구 관문 파수꾼’… 동대구역 자원봉사단의 소망은

2026-07-24 14:20

대구친절택시기사회, 동대구역 3번 출구 택시 승강장서 자원봉사
기형적 도로 구조로 정체·마찰 반복...“인력 보충, 시설 보완 필요”
동구청·대구시, “공적 연계 및 시설 보완 등 긍정 검토”

21일 오전 대구 동구 동대구역 앞 택시정류장에서 대구친절택시기사회 자원봉사자 홍순국씨가 택시 승하차가 원활하도록 교통정리를 하고 있다. 대구친절택시기사회는 동대구역을 찾는 시민과 관광객의 안전한 승하차를 돕기 위해 교통 안내와 질서 유지 등 자원봉사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이윤호기자 yoonhohi@yeongnam.com

21일 오전 대구 동구 동대구역 앞 택시정류장에서 대구친절택시기사회 자원봉사자 홍순국씨가 택시 승하차가 원활하도록 교통정리를 하고 있다. 대구친절택시기사회는 동대구역을 찾는 시민과 관광객의 안전한 승하차를 돕기 위해 교통 안내와 질서 유지 등 자원봉사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이윤호기자 yoonhohi@yeongnam.com

지난 21일 오전 10시, 폭염특보가 내린 동대구역 3번 출구 앞 택시 승강장. 땡볕 아래 파란 조끼를 입은 홍순국(59)씨가 비 오듯 땀을 흘리며 택시 대기열 사이를 분주히 내달렸다. 승객의 무거운 캐리어를 트렁크에 실어주고, 길을 헤매는 외국인에게 영어로 목적지를 확인해 주는가 하면, 밀려드는 택시 차간 거리를 좁히느라 쉴 틈이 없었다. 홍 씨가 2시간 반 남짓한 시간 동안 승강장 도로 위에서 들어 올린 걸음 수만 8천보에 달한다.


이곳의 질서는 홍씨를 포함한 대구친절택시기사회 소속 택시기사 4명의 자원봉사에 의존하고 있다. 기사회 자체 추산에 따르면 동대구역을 찾는 전체 택시 이용객 중 약 70%가 이곳 3번 출구 승강장에 몰린다. 이들을 태우기 위한 택시도 마찬가지다. 항상 70~80대가 몰려 승객을 기다린다.


하지만 봉사자가 자리를 비우면 차간 거리가 벌어져 정렬이 흐트러지고, 불과 몇 대 서지 못한 채 인근 백화점 주차장 진입로까지 정체된다. 대기 공간에 들어오지 못한 택시들은 갈 곳을 잃고 쫓겨나 주변 도로를 뱅뱅 도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홍씨는 "택시 대기 차로의 길이가 약 50m로 짧은 데다, 승차장 인도 쪽 안전 펜스가 일찍 끝나 승객들이 도로 중간에서 불쑥 튀어나와 차에 탄다. 진행 차량과 보행자가 뒤엉키며 위험천만한 상황도 자주 생긴다"며 "차선 구획조차 명확하지 않아 택시들이 횡단보도를 물고 대기하면서 보행자와 시비까지 일어나곤 한다"고 근본적인 원인은 동대구역의 기형적인 구조에 있다고 설명했다.


이들이 봉사 활동을 시작한 것은 2022년 3월부터다. 당시 29명의 기사가 뜻을 모아 출발한 대구친절택시기사회는 4년여 세월 동안 대구 관문의 풍경을 바꿔놓았다. 단거리 승객이나 경산 등 시외 승객에 대한 승차 거부가 줄었고, 순서 밀리기와 끼어들기로 기사 간 실랑이가 벌어져 경찰이 출동하는 일도 사라졌다.


21일 오전 대구 동구 동대구역 앞 택시정류장에서 대구친절택시기사회 자원봉사자 홍순국씨가 승객의 짐을 택시 트렁크에 싣는 등 승차를 돕고 있다. 대구친절택시기사회는 동대구역을 찾는 시민과 관광객을 대상으로 승객 안내와 승하차 지원 등 자원봉사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이윤호기자 yoonhohi@yeongnam.com

21일 오전 대구 동구 동대구역 앞 택시정류장에서 대구친절택시기사회 자원봉사자 홍순국씨가 승객의 짐을 택시 트렁크에 싣는 등 승차를 돕고 있다. 대구친절택시기사회는 동대구역을 찾는 시민과 관광객을 대상으로 승객 안내와 승하차 지원 등 자원봉사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이윤호기자 yoonhohi@yeongnam.com

하지만 폭염·혹한 속 고된 육체노동과 "당신이 뭔데 차를 당기라 마라 하느냐"며 일부 기사들과 생기는 마찰을 견디다 못해, 봉사 인원은 이제 단 4명으로 줄었다. 아무런 대가 없이 개인의 희생에만 의존하기엔 한계에 다다른 셈이다.


홍씨는 "거창한 대공사를 바라는 게 아니다. 인도 쪽 안전 펜스를 단 5m만 더 연장해 승객 무단 난입을 막고, 진입 차선만 하나 더 그어줘도 정체의 상당 부분이 해소된다"며 "지자체에 몇 차례 제안했지만, 규정이나 예산을 이유로 번번이 외면당했다"고 토로했다.


관할 동구청은 이러한 현장의 목소리와 공적 인력 연계 요청을 검토하겠단 입장이다. 동구청 어르신정책팀은 "동대구역이 대구의 관문인 만큼 정돈된 이미지를 만드는 취지에는 적극 공감한다"며 "내년도 사업 계획을 수립하는 오는 11~12월 중 시니어클럽 등 수행기관과 긍정적인 방향으로 논의해 보겠다"고 밝혔다.


또, 승강장 시설 관리를 담당하는 대구시 택시물류과에선 "기사들 간에도 의견이 다를 수 있는 만큼, 현장 점검을 거쳐 종합적으로 확인하겠다. 필요한 부분에 대해선 위탁 관리 기관인 대구공공시설관리공단과 함께 예산 등을 검토해 보완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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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시웅

현장의 질문을 끝까지 따라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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