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산책로 조성 뒤 옛 시설 장기간 방치…울릉군, 내년 예산 반영해 순차 정비 방침
경북 울릉군이 해안산책로 곳곳에 사용 목적을 잃은 콘크리트 구조물을 철거하지 않고 장기간 방치하고 있어 논란일고 있다. <홍준기 기자>
'청정 자연'을 내세우는 경북 울릉군이 해안산책로 곳곳에 사용 목적을 잃은 콘크리트 구조물을 철거하지 않고 장기간 방치하고 있어 논란이다.
지난 23일 영남일보가 해안산책로 주요 구간을 확인한 결과 사용하지 않는 콘크리트 계단과 기초 구조물, 옹벽 등이 여러 곳에서 확인됐다. 저동 해안산책로 한 구간에서는 콘크리트 계단이 절벽 중간에서 끊긴 채 남아 있었고, 인근 기초 구조물에는 잡목이 자라 사실상 원형을 알아보기 어려운 상태였다.
일부 구조물은 당초 계획했던 시설이 설치되지 않으면서 콘크리트 기초만 남아 있었고, 균열과 파손 흔적이 확인된 시설도 있었다. 잡풀이 무성하게 자라거나 빗물이 고인 채 오랫동안 관리되지 않은 곳도 눈에 띄었다.
경북 울릉군이 해안산책로 곳곳에 사용 목적을 잃은 콘크리트 구조물을 철거하지 않고 장기간 방치하고 있어 논란일고 있다. <홍준기 기자>
취재를 종합하면 이들 구조물은 과거 해안산책로 조성 과정에서 설치됐지만, 이후 새 산책로가 조성되거나 사업 계획이 변경되면서 활용되지 못한 채 남게 된 것으로 파악됐다. 그러나 이후 방치 구조물에 대한 전수조사나 체계적인 정비계획은 마련되지 않았고, 사용하지 않는 시설이 해안 곳곳에 그대로 남게 됐다.
특히 해안산책로를 관리하는 울릉군 해양수산과는 방치 구조물을 별도로 관리하는 대장을 갖추고 있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 때문에 사용하지 않는 구조물이 어디에 얼마나 남아 있는지 정확한 현황도 파악하지 못했고, 영남일보 취재 이후 처음으로 전수조사를 실시하기로 했다.
주민들은 오래전부터 불필요한 구조물 정비를 요구해 왔다. 한 주민은 "새 산책로가 생긴 뒤에도 옛 시설이 그대로 남아 있는 곳이 적지 않다"며 "사용하지 않는 시설이라면 철거하거나 정비하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경북 울릉군이 해안산책로 곳곳에 사용 목적을 잃은 콘크리트 구조물을 철거하지 않고 장기간 방치하고 있어 논란일고 있다. <홍준기 기자>
이와 관련 군은 일부 시설에 대해서는 철거를 검토했지만 해안 절벽 특성상 낙석 위험이 커 작업자 안전을 확보하기 어려워 철거를 진행하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김기홍 해양수산과장은 "일부 구조물은 낙석 위험 때문에 철거가 어려웠던 곳도 있었다"며 "이번 전수조사를 통해 존치와 철거 대상을 구분하고, 철거가 가능한 시설은 내년도 예산을 확보해 순차적으로 정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 전수조사는 해안산책로에 남아 있는 방치 구조물의 현황을 처음으로 종합적으로 확인하는 작업이 될 전망이다. 울릉군이 조사 결과를 토대로 철거 대상과 정비 계획을 확정하고 실제 정비까지 이어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홍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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