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수부 항만기본계획 수정계획 반영…주차장·화물적치장 등 항만 지원공간 확보 기반 마련
주민 숙원 첫 결실…관광·물류·정주여건 개선 기대, 후속 예산 확보가 관건
경북 울릉군 울릉읍 도동항 전경. <홍준기 기자>
"차를 세울 곳이 없어 몇 바퀴씩 도는 게 일상입니다."
울릉도 도동 주민들의 오랜 고민이었던 주차난 해결에 청신호가 켜졌다. 정부가 도동항 배후지 매립사업을 국가 항만계획에 반영하면서 비좁은 항만 공간을 넓혀 주차장과 항만 지원시설을 조성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이 마련됐기 때문이다.
26일 해양수산부 등에 따르면 해수부는 최근 '제4차 전국 항만기본계획 수정계획(2026~2030)'을 고시하고 울릉항(사동항) 도동항 배후지 매립사업을 국가계획에 반영했다. 항만기본계획은 「항만법」에 따른 항만 분야 최상위 법정계획으로, 국가 재정을 투입해 사업을 추진하기 위한 필수 절차다.
이번 계획 반영으로 우선 도동항에 폭 약 20m, 길이 약 90m 규모의 배후지가 조성될 예정이다. 총사업비는 약 50억원이 투입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결정이 주목받는 이유는 주민들이 가장 큰 불편으로 꼽아온 도동 주차난 해소의 실마리가 마련됐기 때문이다.
도동항은 울릉도의 대표 관문이자 여객과 물류가 집중되는 중심 항만이다. 그러나 배후 공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해 평소에도 주차 공간을 찾기 어렵고, 관광 성수기에는 관광버스와 승용차, 화물차가 한꺼번에 몰리면서 도동 시가지 전체가 극심한 교통 혼잡을 겪어왔다.
도동항에 폭 약 20m, 길이 약 90m 규모의 배후지가 조성될 예정이다. <홍준기 기자>
특히 여객선 입·출항 시간에는 차량이 항만 주변 도로를 가득 메우는 일이 반복됐고, 주민들은 물론 관광객들도 주차 공간을 찾아 장시간 도로를 배회하는 일이 일상이 됐다. 좁은 항만 공간에서 화물 하역과 여객 이동이 동시에 이뤄지면서 안전과 운영 효율성 문제도 꾸준히 제기돼 왔다.
이번 배후지 조성사업이 완료되면 주차장을 비롯해 화물 적치장, 항만 운영시설, 여객 편의시설 등을 단계적으로 확충할 수 있게 된다. 무엇보다 도동 일대의 만성적인 주차난 완화가 가장 큰 변화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여객과 화물 동선이 분리되면서 항만 운영 효율과 안전성도 함께 높아질 전망이다.
지역에서는 이번 국가계획 반영을 단순한 항만 확장사업이 아닌 울릉도의 미래 성장 기반을 마련하는 전환점으로 평가하고 있다. 울릉공항 개항을 앞두고 관광객 증가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항만 기능 개선은 관광 경쟁력 강화와 지역경제 활성화의 핵심 기반이라는 것이다.
특히 이번 성과는 울릉군과 지역사회의 꾸준한 건의가 밑거름이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울릉군과 '도동항살리기 주민운동'은 그동안 정부와 관계기관을 상대로 사업 필요성을 지속적으로 제기하며 국가계획 반영을 요청해 왔다.
도동리에 거주하는 주민 천성희(58) 씨는 "주차 공간이 부족해 주민들도 불편하지만 관광객들도 가장 먼저 불편을 겪는 곳이 바로 도동"이라며 "배후지가 조성돼 주차난만 해결돼도 도동의 모습은 지금과 크게 달라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다만 국가계획 반영이 곧바로 공사 착수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앞으로 기본 및 실시설계, 관계기관 협의, 국비 확보 등 후속 절차를 거쳐 사업이 순차적으로 추진될 예정이다.
이상휘 국회의원(포항 남·울릉)은 "도동항 배후지 매립사업이 국가계획에 반영되면서 주민들의 오랜 숙원사업을 추진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며 "정부와 긴밀히 협의해 후속 절차와 예산 확보가 차질 없이 이뤄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국가계획 반영으로 도동항은 단순히 항만 면적을 넓히는 것을 넘어 주민 생활환경 개선과 관광·물류 경쟁력을 함께 높이는 새로운 전기를 맞게 됐다. 특히 수십 년간 반복돼 온 도동 주차난 해결의 첫걸음이라는 점에서 주민들의 기대도 한층 커지고 있다.
홍준기
발로 뛰는 현장 취재와 심층 기획으로 울릉도와 독도의 가치를 기록하겠습니다.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