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감온도 33도 웃도는 무더위에도 해수욕장·물놀이장 북적…맑은 바다와 시원한 해풍에 아이들 웃음꽃
25일 울릉군 내수전 해수욕장에서 아이들이 스노클과 물안경을 쓴 채 투명한 바닷속을 들여다보고 있다. <홍준기 기자>
"육지에서는 숨이 턱 막힐 정도였는데 바다에 들어오는 순간 더위가 싹 사라졌어요."
연일 이어지는 폭염이 울릉도까지 덮친 주말, 섬 곳곳의 해수욕장과 해양 물놀이시설은 더위를 식히려는 관광객과 주민들로 하루 종일 활기를 띠었다. 강한 햇볕에 해안도로는 뜨겁게 달아올랐지만, 짙푸른 동해와 에메랄드빛 바다는 무더위를 잊게 하는 천연 피서장이 됐다.
25일 울릉읍 사동리 해수 물놀이장에는 이른 오전부터 가족 단위 관광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구명조끼를 입은 아이들은 튜브를 끌고 바다로 뛰어들었고, 스노클과 물안경을 쓴 채 투명한 바닷속을 들여다보며 작은 물고기와 게를 찾느라 시간 가는 줄 몰랐다. 파도가 밀려올 때마다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해안가에 울려 퍼졌고, 부모들은 휴대전화를 꺼내 연신 셔터를 누르며 한여름의 추억을 사진에 담았다.
25일 울릉군 내수전 해수욕장에서 학생들이 어깨를 맞잡고 균형 잡는 게임을 하며 한여름의 더위를 잊고 있다. <홍준기 기자>
울릉도 바다는 육지 해수욕장과는 또 다른 매력을 선사했다. 검푸른 화산암 절벽과 기암괴석이 병풍처럼 둘러선 해안에는 맑은 바닷물이 햇빛을 받아 에메랄드빛으로 반짝였고, 잔잔한 파도 위로는 갈매기들이 유유히 날아올랐다. 바닷속이 훤히 들여다보일 만큼 뛰어난 수질 덕분에 관광객들은 굳이 먼바다까지 나가지 않아도 물고기와 해양생물을 쉽게 관찰하며 울릉도만의 청정 자연을 온몸으로 느꼈다.
그늘막 아래서 부모들이 부채를 부치며 아이들의 물놀이를 지켜보고 있다. <홍준기 기자>
그늘막 아래에서는 부모들이 부채를 부치며 아이들의 물놀이를 지켜봤고, 간간이 불어오는 시원한 해풍에 "역시 울릉도는 바람이 다르다"는 감탄도 곳곳에서 흘러나왔다. 폭염은 계속됐지만 바닷가만큼은 웃음소리와 물보라가 더위를 밀어내고 있었다.
이날 물놀이장에서는 수난인명구조 봉사활동도 함께 진행됐다. 안전요원들은 입수 전 구명조끼 착용 여부를 확인하고 어린이들이 깊은 곳으로 이동하지 않도록 수시로 안내하는 등 안전사고 예방에 분주한 모습이었다. 부모들 역시 안전요원의 안내에 따라 아이들의 손을 놓지 않은 채 물놀이를 즐기며 안전수칙을 지켰다.
서울에서 가족과 함께 울릉도를 찾은 김소영(13)양은 "울릉도는 바닷물이 정말 맑아서 물속이 다 보일 정도"라며 "물고기를 가까이에서 보고 마음껏 수영할 수 있어 서울에서는 경험하지 못한 특별한 여름을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아이들이 해수풀장에서 물놀이를 즐기고 있다. <홍준기 기자>
경기 성남에서 여행을 온 박기영(45)씨는 "폭염 때문에 걱정했는데 울릉도는 시원한 바람까지 불어 바다에 있는 동안은 더위를 거의 느끼지 못했다"며 "산과 바다, 절벽이 한곳에 어우러진 풍경은 다른 해수욕장에서는 볼 수 없는 울릉도만의 매력"이라고 말했다.
기상청은 당분간 체감온도 33도를 웃도는 무더위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하지만 이날 울릉도의 바다는 폭염을 피해 나온 사람들에게 잠시나마 시원한 쉼터가 됐고, 아이들의 웃음소리와 물보라는 여름 섬마을에 활기를 더했다.
깎아지른 해안절벽 아래로 투명한 바다가 출렁이고, 아이들은 물장구를 치며 웃음을 터뜨렸다. 기록적인 폭염 속에서도 울릉도의 여름은 바다를 찾은 사람들의 발걸음과 함께 가장 시원한 풍경을 만들어가고 있었다.
홍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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