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경주시장 전격 회동… 자매결연 및 관광 연계 방안 모색 합의
경주 ‘역사 콘텐츠’와 수성구 ‘도시형 인프라’ 결합 시너지 노려
경주 IC에 들어서면 제일 처음 마주하는 '신라인의 미소' 얼굴무늬 수막새 조형물. 영남일보DB
김대권 대구 수성구청장이 최근 주낙영 경주시장과 깜짝 면담을 갖자, 그 배경에 대해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확인 결과, 두 기초단체장은 최근 수도권 관광객과 외국인 유입이 부산으로 집중되는 상황에서, '대구경북 통합 관광 거점'을 형성하자는 구상을 마련한 것으로 파악됐다.
27일 수성구청에 확인한 결과, 김대권 구청장은 지난 16일 직접 경주를 찾아 주 시장을 만났다. 이 자리에서 김 구청장은 주 시장과 양 지자체 간 자매도시 결연 체결과 함께, 경주의 '풍부한 역사 문화자원'과 수성구의 '도시형 인프라'를 연계하는 광역 관광 네트워크 구축을 공식 제안했다.
이번 제안은 관광객의 '부산 쏠림' 현상을 막고 두 도시 간 관광 시너지를 극대화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서울에서 온 관광객들이 대구를 거치지 않고 곧바로 부산으로 향하는 흐름을 끊기 위해 경주를 일종의 지렛대로 삼겠다는 것.
김 구청장은 "현재 경주는 역사적 콘텐츠가 풍부해 관광객을 끌어들이는 강력한 흡인력이 있지만 쇼핑이나 여가 시설이 부족하다"며 "반면, 수성구는 대형 쇼핑몰과 동물원, 미술관, 미디어아트 테마파크 등 이른바 '도시형 콘텐츠'를 집중적으로 확충하고 있어 상호 보완적 결합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양측은 우선 자매도시 결연을 맺는 데 동의하고, 실무 차원에서 구체적인 관광 연계 방안을 도출하기로 뜻을 모았다. 특히, 경북도가 주도하는 문화체육관광부·한국관광공사 '광역 DRT(수요응답형 대중교통) 시범 사업'에 발맞춰 경주 황리단길과 대구 수성못을 직접 연결하는 노선도 제안할 방침이다.
김 구청장은 "물리적 거리를 좁히고 두 도시를 하나의 관광 시장처럼 느끼게 만드는 작업에 착수할 예정"이라며 "숙박 인프라 부족은 관이 해결하기가 어렵다. 관광객들이 낮에는 경주에서 역사를 즐기고, 밤에는 수성구로 넘어와 쇼핑과 미디어아트, 야간 공연을 즐기도록 연결하면 민간 투자도 뒤따를 것"이라고 말했다.
대구 수성구 수성못 전경. 영남일보DB
다만, 이번 구상이 실제 성과로 이어지려면 해결해야 할 과제도 적잖다. 우선 경주와 수성구를 잇는 광역 교통망 구축의 경우, 기존 시외버스 등 민간 운수업체 반발을 극복해야 한다. 대구시와 경북도의 엄격한 노선 인가 절차도 거쳐야 한다.
서울·부산 등 대형 관광 도시와 비교했을 때 수성구가 보유한 도시형 콘텐츠가 경주 유입 관광객을 1시간 이상 이동시킬 만큼의 유인책이 될 수 있을지에 대한 검증도 필요하다. 전문가들은 광역 교통망 구축, 관광 패스 도입 수준을 넘어, 틈새시장을 겨냥한 맞춤형 전략이 필요하다고 제언한다.
대구정책연구원 김기완 박사(사회문화연구실)는 "경주는 자체 브랜드 가치가 이미 높은 상황에서 수성구 단독 카드만으론 한계가 있다"며 "1차적으론 현대미술과 문화콘텐츠를 선호하는 국내 2030 세대를 타깃으로 삼고, 나아가 수성구의 교육·문화 인프라를 경주와 묶는 '특수목적관광(SIT)' 중심의 코스를 발굴하는 단계적 접근이 현실적"이라고 조언했다.
최시웅
현장의 질문을 끝까지 따라가겠습니다.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