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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항 늦어져도 길은 먼저…‘제2전성기’ 구미, 동구미역 더 절실

2026-08-08 10:02

산단 생산액 전성기 회복·대기업 투자 잇따라 철도 수요 확대
대순환철도·중앙선 수도권축 잇는 산업·광역교통 거점 필요
구미~군위 고속도로 예타 통과…신공항 20분 도로망 가시화

구미국가산업단지 전경. 왼쪽은 TK공항 순환철도망, 오른쪽은 구미~군위 고속도로 위치도. 영남일보 DB

구미국가산업단지 전경. 왼쪽은 TK공항 순환철도망, 오른쪽은 구미~군위 고속도로 위치도. 영남일보 DB

TK공항 조성사업이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공항으로 통하는 교통 기반시설까지 묶어둬선 안 된다는 목소리가 구미지역에서 커지고 있다. 도로와 철도 등 인프라는 공항이 완공된 뒤 시작하는 사업이 아니라 공항경제권이 제대로 작동할 수 있도록 미리 준비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현재 구미는 '제2 산업 전성기'의 문턱에 섰다는 평가가 나온다(본지 8월 4일자 1·4면 보도). 구미산업단지 생산액이 전성기 수준을 회복하고 있는데다 대기업의 투자가 이어지면서다. 최근 삼성전자·삼성SDS의 19조원 규모 투자계획 발표 이후 오뚜기라면 수출 전용공장 신설, 두산의 SK실트론 인수가 성사됐다.


구미 산업지형의 대변화가 이뤄지고 있는 셈이다. TK공항 배후 교통 인프라는 구미 산업재편을 지속가능한 성장으로 연결할 핵심 인프라로 꼽힌다.


대구~경북 광역철도는 동대구에서 서대구를 거쳐 동구미와 신공항, 의성을 잇는 노선이다. 핵심 신설 구간은 서대구~동구미~신공항~의성으로 총연장 70.06㎞의 복선철도와 정차역 5곳을 검토하고 있다. 서대구~의성 구간은 제4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에 반영됐고, 2024년 1월 국토교통부 사전타당성조사를 통과해 현재 KDI 예비타당성조사가 진행 중이다. 지난해 8월 1차 점검, 올해 6월 2차 점검을 거쳐 지난달 재정투자평가 분과위원회까지 열렸다. 올해 하반기 예타 결과가 나오면 노선의 향방과 동구미역 신설 여부를 가르게 된다.


대구경북대순환철도망 노선도<경북도 제공>

대구경북대순환철도망 노선도<경북도 제공>

동구미역의 필요성을 공항 이용객 수만으로 판단해선 안 되는 이유는 분명하다. 구미에는 5개 국가산단에 3천900여개 기업이 입주해 있고, 8만9천여명이 일하고 있다. 반도체 소부장 공급망 혁신 거점과 피지컬 AI·로봇 제조 거점으로 육성될 4·5산단도 낙동강 동쪽 '강동권'에 위치한다.


반면 구미의 철도망은 여전히 낙동강 서쪽인 구미역을 중심으로 형성돼 있다. 국가산단의 무게중심이 강동권으로 이동했지만 철도 축은 이를 따라가지 못한 셈이다. 동구미역은 이 같은 동서간 교통 불균형을 해소하고 구미국가산단 근로자와 주민을 철도망에 직접 연결하는 '산업역'의 성격이 강하다.


철도 수요는 이미 확인됐다. 한국철도통계에 따르면 2024년 구미역의 연간 승·하차 인원은 418만559명으로 코레일 일반 철도역 가운데 17위를 기록했다. 대구역 승·하차 인원(375만6천254명)보다 42만여명 많다. 특히 KTX가 정차하지 않는 구미역의 이용실적은 전부 새마을·무궁화호 승객이다. 고속열차 이용객을 제외하고 새마을·무궁화호만 놓고 비교하면 구미역은 전국 코레일 역 가운데 8위, 새마을 계열만으로는 4위다.


구미시에 따르면 강동권의 2040년 계획인구는 20만6천명으로 현재보다 5만6천명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4산단 확장단지와 5산단, 추가산업단지 조성, 경제자유구역 추진에 따른 근로자와 정주인구까지 고려하면 동구미역의 수요기반은 공항 개항 여부와 별개로 존재한다. 또한 동구미역 신설시 의성에서 중앙선과 연결되고, 기존 철도를 활용한 신공항 순환철도망과 대구경북대순환철도망으로 뻗어나갈 수 있다.


신공항 순환철도망은 서대구~동구미~신공항~의성 구간에서 중앙선 의성~군위~영천, 대구선 영천~동대구, 기존 경부선 동대구~서대구 구간을 연결해 하나의 순환망을 만드는 구상이다. 경북도는 시속 180㎞급 광역급행철도 차량을 투입, 신공항을 중심으로 대구·경북 주요 도시를 연결하는 순환운행 체계를 구상하고 있다.


더 큰 그림은 대구경북대순환철도망이다. 대구경북대순환철도는 대구에서 구미·김천·문경·영주·봉화·울진·포항·영천을 거쳐 다시 대구로 돌아오는 총연장 485.5㎞의 순환망이다. 기존 철도에 문경~김천과 분천~울진 등 미연결 구간을 이어 대구·경북을 하나의 철도 생활권으로 묶는 구상이다. 구미는 대구에서 김천·문경을 거쳐 경북 북부와 동해안으로 향하는 순환철도의 서부관문에 해당한다.


지난 2월 열린 대경선 북삼역 개통식에서 경북도와 대구시(권한대행), 구미시, 군위군, 의성군(부군수), 칠곡군 등 6개 지자체장이 대구~경북 광역철도 공동건의문에 서명하고 사업 조기 추진을 촉구하고 있다.<구미시 제공>

지난 2월 열린 대경선 북삼역 개통식에서 경북도와 대구시(권한대행), 구미시, 군위군, 의성군(부군수), 칠곡군 등 6개 지자체장이 '대구~경북 광역철도 공동건의문'에 서명하고 사업 조기 추진을 촉구하고 있다.<구미시 제공>

동구미역과 중앙선의 연결은 현재 운행 중인 수도권 철도망을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 중앙선 KTX-이음은 청량리에서 원주·제천·영주·안동·경주·울산을 거쳐 부산 부전까지 운행하고 있다. 일부는 청량리를 거쳐 서울역까지 연장 운행한다.


코레일은 청량리~부전 KTX-이음을 주중 16회(상·하행 각 8회), 주말 20회(상·하행 각 10회)로 늘렸다. 이 가운데 8회(상·하행 각 4회)는 청량리를 거쳐 서울역까지 운행한다. 안동(출발·도착)~서울(출발·도착)열차도 매일 2회(상·하행 각 1회) 운행하고 있다. 중앙선의 기본 수도권 거점은 청량리지만 일부 열차는 이미 서울역까지 들어가는 운행체계가 갖춰진 것이다.


동구미~신공항~의성 철도가 건설되면 의성에서 중앙선 열차로 환승해 청량리까지 갈 수 있고, 운행 편성과 환승 방식에 따라 서울역까지도 접근할 수 있다. 향후 의성역 정차 확대와 동구미 방면 직결 운행 계획까지 마련된다면 구미 강동권에서 청량리와 서울역으로 이어지는 새로운 수도권 철도축이 열릴 수 있다.


장기적으로는 수서 접근 가능성도 있다. 중앙선 서원주에서 건설 중인 여주~원주선과 경강선, 수서~광주선이 차례로 연결되면 경기 광주를 거쳐 서울 강남권인 수서로 이어지는 철도축을 활용할 수 있다. 다만 실제 직결운행을 위해선 선로 연계와 차량 운용, 별도의 운행계획이 마련돼야 한다.


지난 2월부터 3월까지 진행한 대구~경북 광역철도 조기 추진과 동구미역 신설 촉구 서명운동에는 구미시민 15만3천586명이 참여했다. 구미 산업의 미래 교통축을 확보해야 한다는 지역사회의 절박함을 보여준다.


구미~군위 고속도로 위치도<구미시 제공>

구미~군위 고속도로 위치도<구미시 제공>

구미~군위 고속도로도 마찬가지다. 국토교통부가 추진하는 이 사업은 국비 1조5천627억원을 투입해 구미 원평동에서 군위군 효령면 중앙고속도로까지 21.2㎞를 4차로로 연결하고 IC 2개소를 신설하는 내용이다. 지난해 11월 재정사업평가위원회 심의를 거쳐 예비타당성조사를 통과했다. 1970년 경부고속도로 개통 이후 구미를 동서로 잇는 첫 고속도로 사업이다. 구미시는 고속도로가 개통하면 지역 주요 거점에서 신공항까지 20분대 접근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구미~군위 고속도로의 가치는 공항 접근에만 머물지 않는다. 경부·중앙·중부내륙·상주영천고속도로 등 기존 고속도로망과 연계해 국가산단 물류비를 줄이고 방산·반도체 기업의 투자환경을 개선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구미의 반도체 소재·부품 공급기지와 용인·평택의 완제품 생산거점을 잇는 공급망 수송축이라는 점에서도 건설 필요성이 크다. 하지만 예타 통과가 곧바로 착공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앞으로 타당성평가를 시행하고 기본·실시설계를 거쳐야 한다.


구미시 장영재 도로철도과장은 "신공항사업 일정이 다소 늦어지더라도 대구~경북 광역철도와 구미~군위 고속도로 필요성까지 줄어드는 것은 아니다"며 "이 중 동구미역은 구미국가산단과 강동생활권을 연결하는 산업·생활철도이자, 중앙선을 통해 청량리·서울역과 장기적으로 수서까지 이어질 수 있는 구미 동부권의 핵심 철도거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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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기

경북부에서 구미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용기 있게 묻고, 진실하게 기록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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