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도시철도 무임(無賃)수송 손실이 매년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손실 부담으로 긴급히 투입해야 할 필수 안전예산조차 확보 못하고 있다니 심각한 상황이다. 도시철도 무임수송은 교통복지 차원에서 국가가 시행하는 제도임을 환기하고 싶다. 따라서 국가가 그 손실을 지역 운영기관 부담으로 떠넘기는 것은 불합리하다 할 것이다. 오랜 시간 이런 상황을 방치한 정부는 무책임하다.
대구교통공사에 따르면 대구도시철도 노후시설 개선과 시민 안전 확보를 위해 향후 5년간 필요한 예산이 3천500여억원에 이른다. 연평균 704억원이다. 반면 지난해 법정 무임승차 손실액은 672억원이나 된다. 무임수송 손실액이 안전예산과 거의 맞먹는 게 놀랍다. 2021년 459억원이던 손실액이 불과 4년 사이 50% 가까이 급증했다. 무임수송 손실은 단순히 운영기관의 회계상 적자에 그치지 않는다. 안전투자에 큰 차질을 준다. 손실이 증가할수록 시민 안전과 직결되는 선제적 투자 여력이 줄어드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지방공기업과 지자체가 적자를 모두 떠안으면서 시민 안전을 위협하는 상황을 방치하는 건 위험천만한 일이다. 사흘 전 대구를 비롯 전국 6개 도시철도 운영기관이 '무임수송 손실 국비보전 법제화'를 위한 공동대응을 선언한 이유도 이런 절박함에 기인한다. 현재 국회 국토교통위에 계류중인 '도시철도법 개정안'에 이들 기관의 요구를 반영하는 것부터 우선할 일이다.
재정 부담은 일시적 현상이 아니다. 제도 설계 자체를 바꾸어야 할 장기적 위험이다. 그렇다고 무임승차를 축소하자는 뜻으로 오해할 필요는 없다.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 운영기관 사이의 재원 분담 기준을 수정해야 한다는 뜻이다. 단순히 적자 보전의 시각이 아니라, 국가 교통복지제도의 지속가능한 재원 분담 체계 마련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전면 무임'만 계속 고집하는 것은 재고할 필요가 있다. 소득·연령·혼잡시간·정기권 할인을 조합해 비용을 분산하는 방식을 고려할 만하다. 런던의 혼잡시간 제한, 뉴욕의 저소득층 50% 할인, 도쿄의 소득별 정기권 분배, 베를린의 노인 전용권 할인, 프랑스의 소득 기반 무료·할인 구조가 그런 것이다. 손실분 모두를 국가가 책임지라고 요구하는 것도 현실적이지 않다. 매년 1조원 가까운 예산을 국가가 오롯이 부담하는 것도 호락호락하지 않은 일이다. '즉시 전액 국비보전'이라는 감정적 대응보다는 국가·지자체·운영기관이 공공서비스 보상 차원에서 재원을 분담하는 방향이 더 효과적이다. 당장 무임수송 손실이 안전투자를 잠식하는 상황부터 멈춰야 한다. 방치하면 시민 안전 리스크만 커진다.
논설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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