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5년간 대구 환경미화원 작업재해 207건
“하루 100번 오르내려”시간 쫓겨 위험 감수
전문가 “인력 확충·작업시간 조정 등 개선해야”
19일 오전 4시 3분쯤 경북 영천시 도동네거리에서 6t 청소차와 25t 덤프트럭이 충돌하는 사고가 났다. 이 사고로 청소차에 타고 있던 3명이 숨지고 덤프트럭 운전자 1명이 중상을 입었다. 연합뉴스
19일 새벽 경북 영천에서 청소차와 덤프트럭이 충돌해 환경미화원 3명이 숨진 사고와 관련해 대구에서도 환경미화원 '안전관리'에 대한 경각심이 커지고 있다. 대구를 비롯한 지역사회 전반에서 근무 형태에 따른 새벽 작업과 이동 과정이 잦은 환경미화 작업 특성상, 안전사고가 매년 끊이지 않고 있어서다. 이에 안전사고 위험에 노출될 수밖에 없는 구조적 문제를 해결할 실효성 있는 안전 대책과 제도적 보완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환경미화원 유형별 작업재해 건수. 대구시 제공
19일 대구시에 확인결과, 최근 5년(2021~2025년)간 지역 내 환경미화원 작업재해 건수는 총 207건이다. 2021년 45건, 2022년 28건, 2023년 32건, 2024년 55건이었고, 지난해에는 47건의 사고가 발생했다. 올해(7월1일 기준)도 30건이 발생했다. 유형별로는 넘어짐(11건)이 가장 많았다. 이어 기타(근골격계질환 등·9건), 절단·베임·찔림(5건), 무리한 동작(2건) 등의 순이었다.
환경미화원 작업재해 사례 중 피해 규모가 가장 큰 사고(사망·중상 등)는 단연 새벽 시간 '교통사고'가 손꼽힌다. 이번에 영천(도동네거리)에서 새벽 시간 발생한 사망사고도 25t 덤프트럭과 6t 청소차가 충돌해 청소차에 타고 있던 환경미화원 3명이 숨지는 참사로 이어졌다. 앞서 지난달 20일 새벽 대구 서구북비산네거리에서도 승용차가 도로에 정차해 있던 서구청 청소차를 들이받는 사고가 났다. 당시 환경미화원이 쓰레기 수거를 위해 차량에서 잠시 내린 직후 사고가 발생해 간발의 차로 큰 화는 면했다.
이 같은 위험천만한 상황은 동일한 생활폐기물 수거 업무를 해도 고용 형태에 따라 근무환경이 엇갈리는 구조적 한계점과 맞물린다. 지난달 기준 대구지역 환경미화원은 모두 2천195명이다. 이중 지자체가 직접 고용한 환경 공무직은 1천183명, 민간 대행업체 소속은 1천12명이다. 현재 대구 각 구·군청은 밤샘 수거에 따른 사고 위험을 줄이고자 환경 공무직에 한해 근무시간을 오전 6시~오후 3시로 전환한 상태다. 반면 각 구·군청이 민간에 위탁한 대행업체 소속 환경미화원들은 여전히 새벽 시간대 작업에 투입되고 있다. 이는 민간 사업체에 대해 지자체가 근무시간을 강제하기엔 제도상 어려움이 있기 때문이다.
대구시 자원순환과 한 직원은 "민간 대행업체 소속 환경미화원은 지자체가 직접고용 환경 공무직처럼 출퇴근 시간이 명확히 정해져 있기보다 할당된 수거 물량을 마치는 방식으로 근무하는 경우가 많다"며 "이 때문에 교통 통행량이 적은 새벽 시간대에 작업을 시작해 최대한 빨리 업무를 마치는 근무 형태가 이어지고 있다. 근무시간을 특정할 수 없는 관계로 사각지대가 발생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했다.
이 같은 교통사고 위험성은 실제 환경미화원으로 근무 중인 노동자들의 말을 통해서도 확인됐다. 대구 한 구청에서 16년째 환경미화원으로 일하는 김모(45)씨는 "근무 도중 사고 위험에 노출되는 일이 빈번했다"고 했다. 평소 김씨가 하루 동안 수거하는 생활폐기물은 약 6t. 이를 수거하려면 하루에도 100번 안팎으로 청소차에 타고 내려야 한다. 그는 "올해 주간 근무로 전환되기 전까진 새벽 근무가 빈번했다. 정해진 시간 내에 담당 구역의 수거를 마쳐야 해 현장에선 거의 뛰다시피 했다"며 "안전을 위해 조수석에 탑승해 이동하는 게 원칙이지만, 청소차는 차체가 높아 수거 지점마다 오르내리기 쉽지 않다. 주간엔 시야가 확보돼 그나마 괜찮지만, 새벽 시간대엔 시야가 좁아진다"고 했다.
대구 환경미화원 현황. 대구시 자원순환과 제공
전문가들은 직접고용과 민간 위탁 노동자 사이의 근무환경 격차가 안전격차로 이어지는 만큼, 이를 '위험의 외주화'라는 구조적 문제로 인식해야 한다고 여긴다. 경북대 문현경 교수(사회복지학과)는 "위탁·용역 노동은 고용관계에 여러 주체가 얽혀 있어 노동환경이나 복지를 누가 책임져야 하는지가 불분명하다"며 "왜 상대적으로 위험한 시간대의 업무를 위탁업체 노동자들이 맡고 있는지, 이같은 위험노출이 특정 고용형태의 노동자들에게 집중되는 일이 왜 반복되는지를 구조적으로 짚어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환경미화원의 새벽 근무 특성을 고려한 교통·작업환경 개선도 병행돼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대구가톨릭대 김안나 교수(사회복지학과)는 "대형 화물차 통행이 잦은 점멸신호 교차로의 경우 시간대별 정상신호 운영이나 회전교차로 전환 등 물리적 안전장치를 검토하고, 새벽 시간 운행하는 폐기물 수거차량엔 반사도색과 경광등을 강화해 시인성을 높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수거구역과 이동 동선을 재설계해 차량 탑승 이동을 최소화하는 등 작업 시스템 전반을 개선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조윤화
사회1팀 조윤화 입니다. 중구 동구 시민단체 복지 맡고 있습니다.
김민진
안녕하세요. 영남일보 김민진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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