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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성] 어르신 주산경기대회

2026-08-27 06:00

스마트폰 하나로 1초 만에 복잡한 계산을 끝내는 디지털 시대에 주판은 박물관 유리 진열장에나 어울릴 유물처럼 보이기 십상이다. 지난달 28일 구미코에서 열린 '구미시 어르신 주산경기대회'는 오랜 편견을 시원하게 깨부순 자리였다. 70세 이상 어르신 120명이 출전해 튕긴 주판알이 노년의 뜨거운 학습 열정과 삶의 활력을 생생하게 증명해 냈기 때문이다. 93세 최고령 어르신을 포함한 선수들은 단순 연산능력을 겨루는 것을 넘어 '은퇴'와 '노쇠'라는 사회적 편견에 맞섰다. 주판알을 튕기는 손끝의 진동은 숫자 계산을 넘어 황혼기를 삶의 객체가 아닌 당찬 '주체'로 살아가겠다는 우아하고도 강인한 선언이었다.


'구미시 어르신 주산경기대회'의 성공은 일상에 뿌리내린 평생교육의 결실이다. 경로당을 중심으로 운영하는 시니어 평생학습 프로그램 '단디 마을학교'가 지역 어르신의 든든한 배움터 역할을 맡은 것이다. 고령화 극복의 세계적 모범 사례로 일본 카미카츠 마을의 '나뭇잎 비즈니스'를 꼽는다. 경제적 자립과 소득 창출을 통해 노년층의 활력을 이끌었다. 반면 구미시는 평생학습으로 얻는 '정서적·사회적 자립'에 방점을 찍었다.


초고령사회에 접어든 우리나라에서 지방 소멸의 위기를 돌파할 해법은 거창한 구호나 막대한 자본 투자가 아니라 마을 경로당마다 배움의 불꽃을 지펴 어르신들의 열정을 역동적인 도시 에너지로 바꾸는 것이다. 구미시도 평생학습의 결과물을 사회적 재능 기부나 작은 경제 활동과 연계하는 '생산적 복지'로 확장하길 기대한다. 나이 듦의 서러움 대신 따뜻하고 단단한 노년의 청사진을 앞세운 어르신들께 깊은 경의를 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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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종현

작지만 반짝이는 삶의 온기를 기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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