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영 대구서구비산7동 새마을문고 회장
올해 초, 경북도교육청이 제작한 독도 달력을 선물로 받았다. 열두 달 독도의 사계를 넘겨 보며, 언젠가는 꼭 가봐야겠다는 바람이 생겼다.
그 바람을 따라 4월 초, 남편과 함께 2박3일 일정으로 울릉도행 크루즈에 올랐다. 5년 만의 울릉도 여행이었다. 하지만 독도까지 가는 길은 뜻대로 열리지 않았다. 여행 내내 풍랑이 이어졌고, 우리는 '갈 수 있을까, 없을까' 하며 수시로 바다의 표정을 살폈다.
마지막 날 아침에야 독도로 향했지만, 거세진 파도에 막혀 끝내 발을 디디지 못했다. 눈앞까지 다가간 섬을 뒤로한 채 돌아서야 했다. 그 아쉬움 속에서 한 가지 생각이 스쳤다. 만약 이 섬이 누구나 쉽게 드나들 수 있는 곳이었다면, 오늘까지 이토록 온전히 남아 있을 수 있었을까.
대구로 돌아와 아이들과 함께 읽었던 '독도를 지키는 사람들'을 다시 찾아 읽었다. 아쉬움 때문이었을까. 안용복과 홍순칠의 이름이 전과는 다르게 읽혔다. 두 사람은 독도를 지킨다는 것이 말이나 구호가 아니라 실천으로 이어져야 함을 보여주었다. 조선의 평범한 어부였던 안용복은 일본까지 건너가 울릉도와 독도가 조선의 땅임을 주장했고, 홍순칠은 전쟁의 상처가 채 아물기도 전 독도의용수비대를 이끌고 그 땅을 지켜냈다. 시대와 방식은 달랐지만, 두 사람에게 독도는 물러설 수 없는 자리였다.
그렇게 다시 만난 독도는 지도의 동쪽 끝에 찍힌 작은 섬이 아니었다. 그곳에는 누군가의 용기와 집념, 이름 없이 버텨온 시간이 겹겹이 남아 있었다. 영토를 지켜온 것은 거창한 말보다 물러서지 않았던 사람들의 선택이었다. 한 사람이 포기하지 않고 나서는 마음에서, 그리고 그 마음을 함께 기억하는 공동체가 그곳의 시간을 이어왔다.
지금 세계는 무역 갈등과 관세 문제로 흔들리고 있다. 경제적 이익을 넓히는 일도 중요하지만, 우리가 이미 가진 땅과 바다와 하늘을 제대로 지키는 일은 그보다 앞선다. 독도는 가끔 떠올리는 상징이 아니라, 계속 배우고 찾아가고 다음 세대에 전해야 할 우리의 보물이다. 아이들에게 그 의미를 전하고, 우리 땅의 가치를 함께 나누는 일도 그 섬을 지키는 한 방법일 것이다.
나는 끝내 독도에 발을 딛지 못했다. 그때의 여행은 내게 독도를 '다녀온 곳'이 아니라 '계속 마음에 두어야 할 곳'으로 남겼다. 눈앞에 두고도 닿지 못했던 그 섬. 우리는 독도를 얼마나 자주 기억하고, 또 얼마나 오래 지켜낼 것인가.
독도를 향한 배는 거친 파도 앞에서 돌아섰지만, 그 질문만큼은 함께 돌아오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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